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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체제 10년 내 무너질 가능성 최대 40%”

김영환(50) 북한민주화네트워크 연구위원은 “북한 김정은 체제가 10년 안에 붕괴될 가능성이 최대 40%”라면서 박근혜 정부는 이에 대비해 대북 개입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김씨는 24일 중앙 SUNDAY와의 인터뷰에서 “김정은의 권력기반이 불안하고, 실정을 거듭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같이 전망했다. 이어 “북한이 연착륙하든 조기붕괴하든 한국은 북한의 개혁·개방을 지원하고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지난해 중국 공안에 구금돼 전기고문을 당한 뒤 114일 만에 풀려나 북한 인권문제를 국제적 이슈로 부각시킨 김씨는 올해는 국내 진보진영이 북한 인권운동에 나서도록 힘쓸 계획이라고 밝혔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북한에 원칙을 지키면서 대화를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어떻게 평가하나.
“지금까지 나타난 것을 봐선 대화를 강조하는 것 같다. 하지만 박 당선인이 일관되게 강조해온 건 원칙과 신뢰인데, 북한은 이를 잘 지키는 나라가 아니다. 그래서 남북관계가 순항하긴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결국 박 당선인이 정치력을 발휘해 원칙과 대화 사이에 균형을 유지하는 게 중요할 것이다.”

-박 당선인이 대화 가능성을 열어뒀지만 북한은 안보리 제재에 반발하면서 핵실험 가능성을 내비치고 있다.
“북한의 그런 태도까지 포용할 수는 없다. 만일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하면 박근혜 정부에서도 남북대화는 상당 기간 이뤄지기 힘들 것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 문제에 철학이 부족하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박 당선인은 북한 문제를 얼마나 고민해 왔다고 보나.
“박 당선인은 북한이 연루된 테러로 어머니를 잃었고, 아버지가 숨졌을 때도 북한 문제를 가장 걱정했다. 이를 보면 북한에 대해 꾸준히 많은 고민을 해오지 않았을까.”

-박정희 전 대통령은 ‘미친 개에겐 몽둥이가 필요하다’며 북한과 사생결단을 내려 했다. 박 당선인이 거기에 영향받은 측면은 없을까.
“글쎄. 박 전 대통령은 남로당원을 하다 전향한 사람이다. 그래서 공산당의 실상을 누구보다 정확히 알았고, 북한에 누구보다 강경한 입장을 취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 시대와 많은 시차가 있다. 박근혜 시대엔 다른 차원의 변화가 있지 않겠나.”

-박 당선인은 11년 전에 북한 최고지도자 김정일을 만났다. 이 점이 박 당선인의 대북정책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나.
“많은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본다. 나도 1991년 방북해 김일성 주석을 만나면서 북한이 남북관계에 어떤 입장을 취하고 있는지 감이 생겼다. 대남사업 간부들이 남북문제를 어떤 태도로 임하는지도 봤다. 박 당선인이 김정일을 만나면서 남북관계에 대해 최소한의 자신감을 갖게 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 자신감이 있어야 강경책도, 유화책도 가능하다.”

-박근혜 정부에서 3차 남북정상회담이 성사될까.
“김정일은 지난 두 차례 남북정상회담에서 남측의 지원만 받아내고 개혁·개방은 기피했다. 하지만 김정은은 김정일과 달리 젊고, 북한을 부강한 나라로 만들려는 의욕이 있다. 따라서 내실 있는 회담을 원할 것이다. 문제는 그 밑의 간부들이 남측에서 뒷돈 챙길 궁리만 한다는 거다. 김정은이 남북정상회담을 하려면 이 문제부터 돌파해야 한다.”

-박 당선인이 북한과 대화를 재개하려면 금강산 관광객 피살사건과 천안함 폭침, 연평도 포격 문제를 해결해야 하는데.
“북한이 이들 문제에 대해 우회적으로라도 사과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북한에 중요한 건 군에 대한 장악력을 유지하는 거다. 사과한다면 군에서 누가 좋아하겠나. 결국 박 당선인이 결단을 내려야 한다. 사과로 받아들이기엔 어려운 멘트를 따내는 선에서 (대화로) 넘어갈 것인지, 아니면 그런 게 오히려 국민의 분노를 부를 수 있으니 아예 무시하고 넘어갈 건지 선택해야 한다.”

-결국 우리가 천안함·연평도 문제를 대범하게 넘기고 북한과 대화를 진전시켜야 한다는 얘기로 들린다.
“핵 문제 변수를 제외한다면 그렇다. 그런데 지금은 북한 핵실험 문제가 불거진 상황이다. 북한으로부터 핵실험을 하지 않겠다는 보장을 받아내야 대화를 할 수 있다. 다만 북한에 인도적인 지원은 일정 정도 하는 게 좋지 않을까 한다. 군이나 간부들이 중간에서 빼돌려도 낙수효과가 있다. 또 군이 빼돌린 식량은 결국 장마당에 나오니까 가격이 떨어져 북한 주민에 도움이 된다.”

-박근혜 당선인의 대북정책은 김대중·노무현 정부와 이명박 정부의 중간 정도가 돼야 할까.
“아니다. 대북 개입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 인력과 예산을 늘려 다양한 형태로 개입을 강화해야 한다.”

-김정은이 아버지 김정일의 사망으로 권력을 넘겨 받은 지 1년1개월이 됐는데.
“김정은은 김정일 사망 전 아버지의 비호 아래 권력기반을 구축한 시간이 대단히 짧았다. 갑자기 이어받은 김정은의 권력이 안정돼 있다고 보긴 어렵다. 간부들이 겉으로는 복종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마음속까지 그럴 걸로 보이진 않는다. 내년 안에 어떤 식으로든 김정은의 실수가 드러나 정권에 어려움이 가중될 가능성이 있다.”

-김정은 권력이 붕괴할 가능성도 있나.
“그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하지만 북한군의 쿠데타로 붕괴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 북한 군부는 다른 나라 군부처럼 사관학교나 지연 등을 고리로 군 장성·장교들 사이에 인맥을 형성하는 것을 철저히 차단해 왔다. 어떤 북한군 장성의 수기를 읽어보니 아주 절친한 동료 장성 생일인데도 공개적으로 축하를 해줄 수 없어서 새벽 3시에 몰래 음식을 싸가지고 만났다고 하더라. 이럴 정도니 현 시점에서 북한 군부 내 특정 그룹이 쿠데타를 일으키는 것은 불가능하다.”

-그럼 어떤 형태로 붕괴될 가능성이 있나.
“김정은 정권이 실정을 거듭한 끝에 총체적 난국으로 빠지는 거다. 권력 내부에 분열이 가중된 가운데 주민들의 소요에 이어 군 내에서 동요가 일어나 반란으로 붕괴되는 시나리오다. 이렇게 될 가능성을 굳이 수치화해 본다면 박근혜 정부 5년 안에 북한에서 급변사태가 일어날 가능성이 20~30%, 차기 정부까지 10년 안에 일어날 가능성이 30~40%로 본다.”

-북한 급변사태에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
“북한의 급변문제는 우리가 관여할 수 없고, 관여하려 해서도 안 된다. 어차피 김정은 체제가 붕괴될 것이라면 조기붕괴가 낫다는 게 내 입장이다. 다만 김정은 정부가 개혁·개방을 추진하는 움직임을 보이면 적극 지원해야 한다. 그렇게 해서 북한 체제가 연착륙해도 좋은 거다. 김정은 정부가 끝내 붕괴될 경우엔 우리는 적극적으로 개입할 수밖에 없다. 북한이 새 정부를 수립하고 재건하는 데 깊숙이 관여해야 한다.”

-새 정부 수립을 도우면 분단이 이어지는 것 아닌가. 우리 주도로 통일을 추진해야 하지 않나.
“그럴 경우 중국이 강력히 반대할 것이다. 중국이 반대하는데 미국이 우리 편을 들 리도 없다. 따라서 우리 주도의 통일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동독 정권이 무너진 뒤 1년 만에 통일을 이룬 서독의 경우는 우리와 다르다. 당시 동독의 배후에 있었던 옛 소련은 무너져가는 제국이었고 옛 소련을 이끌던 미하일 고르바초프 서기장은 서방에 적극적인 유화정책을 폈기 때문에 서독 주도의 통일이 가능했다. 반면 북한의 배후인 중국은 급상승하는 제국이다. 요즘 미국에서 중국 경계론이 나오는 건 그만큼 중국에 겁을 내고 있다는 얘기다. 한반도 통일문제를 놓고 중국과 무리하게 대결하는 쪽으로 가지 않을 것이다.”

-김정은 정권이 붕괴되면 북한에 친중적 성격의 새 정권이 들어설 것이란 얘긴가.
“북한 내에 친중 세력은 김정일이 철저히 막아왔기 때문에 현재는 없다. 하지만 김정은 정권이 붕괴되면 북한 고위층도 처세를 위해 친중적 성격을 갖게 될 것이다. 그러나 그들의 마음속 밑바탕에 친중 성향은 없다. 한국이 북한과 꾸준히 협의해가면 친중적 정권이라 해도 친한적 정권이 되지 말라는 법은 없다. 김정은 정권을 대신해 정부를 수립할 세력은 현재 당 간부 중 일부 그룹이 될 가능성이 있다. 흔히 얘기하는 장성택 세력이 정권을 장악할지는 의문이다. 김정은이 민심을 잃어 정권이 붕괴된 상황에서 고모부가 정권을 잡긴 어렵지 않겠나.”

-결국 김정은 체제 붕괴 뒤 완충적 정권을 거쳐 국제사회의 인정 속에 통일되는 모델을 추진하자는 얘긴데 당대에 가능한가.
“당대에 분명히 가능할 것으로 본다. 앞으로 10년 안에 김정은 정권이 붕괴되고, 그 뒤 15년에서 20년간 완충 정권이 유지될 것으로 보인다. 이 기간 중 우리는 지속적으로 정치력과 국력을 키워나가 통일에 대비해야 한다.”

-올해 활동 계획은.
“좌파가 북한 인권운동의 전면에 나서는 모델을 추진할 생각이다. 인권운동은 원래 좌파적 성격이 강하지 않나. 요즘은 좌파 내에 북한 인권에 관심을 갖는 인사들이 개별적으로 나오고 있다. 나보다 젊은 세대들도 있다. 다만 깃발을 들 수 있는 중심적 역할을 할 만한 분을 찾지 못하고 있다.”

-정치엔 여전히 뜻이 없나.
“지금은 그렇다.”

-3년 뒤 20대 총선에는 출마할 생각이 있다는 의미인가.
“그때 생각해봐야겠다.”

-종북 논란이 끊이지 않는 통합진보당은 어떻게 해야 하나.
“통진당을 이끄는 사람들끼리 관계가 굉장히 긴밀하다. 가족을 초월한다. 그런 구조에서 종북 성향 이념을 변화시킬 리더십이 당내엔 없다. 민주당은 통진당과 당연히 결별해야 한다. 다만 북한 체제의 문제점을 깨닫고 고민하는 당내 인사들은 종북세력으로 몰지 말고 포용하는 노력이 필요하다.”

-지금 국민들은 북한이나 통일 문제보다 생활고 해결이 시급하다는 주장이 많은데.
“노인에게 기초연금을 10만원 줄지, 20만원 줄지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북한 변수가 한국 사회에 미칠 장기적인 영향이 굉장히 크다. 정치 지도자들이 북한 문제에 훨씬 더 많이 관심을 갖고 체계적으로 학습해 핵심 어젠다로 만들어야 한다.”

도민이 행복한 더 큰 제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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