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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네상권 무너지면 제빵 배울 사람도 없을 것”

박근혜 당선인이 25일 오후 서울 삼청동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서 국정과제 토론회 겸 경제1분과 업무보고를 받은 뒤 사무실을 나서고 있다. 왼쪽은 류성걸 경제1분과 간사.[사진공동취재단]
“새 정부 시작하면 즉시 해야 합니다.”(가계부채 해결)
“꼭 되어야 합니다.”(기초연금 도입)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12·19 대선 당시 내건 경제 분야 공약을 철저히 이행해 달라고 대통령직인수위원회에 강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다. 25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 사무실에서 열린 국정과제 정책토론회에서다. 경제1분과 업무보고를 받은 뒤 진행된 이 토론회에서 박 당선인은 최근 논란이 된 기초연금 도입 재원에 대해 “세금으로 해야 한다”고 쐐기를 박았다.

박 당선인은 또 가계부채, 골목상권 등과 관련한 경제·복지 공약의 중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중견기업 지원에 대해선 “제가 약속하면 여러분이 책임지셔야 해요”라고 강조했다. “복지 재원을 감당할 수 없다”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복지 정책은 낭비가 아니라 어떤 면에서는 세이브(절약)할 수 있는 길”이라고 말했다. 빈곤층으로 전락할 처지의 중산층을 맞춤형 지원을 통해 구제할 경우 가난 구제에 들어가는 복지 재원을 아낄 수 있다는 논리였다. 박 당선인의 이날 발언은 어느 때보다 단호하고 분명했다. 대통령직 취임 전부터 경제를 확실히 챙기겠다는 의지를 과시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은 박 당선인의 분야별 발언을 요약한 것이다.

대ㆍ중소기업 상생과 골목상권 보호
30년 이상 동네에서 빵집을 운영했던 분이 “대기업과 경쟁할 수 없다. 동네 상권 다 무너지면 제빵 기술을 배우겠다는 사람도 없어질 것”이라고 하더라. 이분들 삶의 터전을 정부가 지켜줘야 한다. 백화점 납품업체 사장님을 만났는데 판매 수수료를 너무 많이 떼 가고, 판촉행사비ㆍ광고비까지 전가시킨다고 한다. 업종별로 판매 수수료 등을 공개하는 것을 포함해 다각적인 개선책을 검토해 달라.
대기업과 1차 협력사는 주로 현금으로 거래하지만, 2ㆍ3차로 하청 단계가 내려갈수록 어음 거래가 많다고 한다. 시정할 수 있는 대책을 고민해 달라.
중소기업 하는 분들이 “공장을 돌려야 되는데 운영자금을 융통할 길이 막혀 있다”며 속이 까맣게 타들어 간다더라. 시중은행에서는 대출 금리를 낮춘다는데 현장에선 효과가 없다는 지적이 있다. 분과별로 현장 목소리를 충분히 듣고 반영해 달라. 또 과학기술 및 정보통신 기술이 산업 전반에 융합되고 확산하도록 틀을 잘 만들어서 지원해야 한다.
문화의 시대고, 문화로 국가 위상도 크게 올라간다. ‘뽀로로’가 다른 데서는 할 수 없는 엄청난 효과를 낸다. 문화예산 2% 확충과 연구개발(R&D) 투자 강화 등 입법을 상·하반기 나눠 한다는데 하반기까지 넘어가도 되겠나. 빨리 하는 게 좋다.

가계부채와 하우스푸어 대책
서민금융종합지원센터를 확대하고 대학생 학자금 연체채무 원금 감면을 챙겨달라. 돈도 없는데 자꾸 이런저런 것을 한다고 걱정하는 이들이 있는데 복지 정책은 낭비가 아니라 세이브(절약)다. 중산층이 빈곤층으로 떨어지면 그 국민도 불행해지지만 돈도 더 들어간다. 스웨덴ㆍ독일도 복지 정책을 많이 하지만 성장을 해치지 않고 오히려 발전한다.
하우스푸어 대책과 관련해 부분지분 매각제도, 주택연금 사전 가입,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 등은 복잡하다. 이해와 활용이 쉽도록 면밀히 협의해 달라. 목돈 안 드는 전세제도를 할 집주인이 어디 있느냐고들 하는데 인센티브 제도를 잘 만들어야 한다.
가계 부채 문제는 도덕적 해이 등이 문제돼서는 안 되니 ‘자활 의지가 있는 사람’으로 한정하고 그 기준을 잘 만들어달라. 많은 사람이 빚에 눌려 있어 경기가 침체된 거다. 경제를 살리기 위해서도 빚에서 해방이 되도록 해 줄 필요가 있다. 당장 돈 들어가니 이것은 안 된다고 한다면 할 게 별로 없다.

복지 공약 재원 마련
(기초연금 재원은) 어디 다른 데서 빼오고 이러는 것이 아니라 세금으로 해야 되겠다. 재원과 관련해 지자체 재정이 어렵다고 한다. 아동수당, 육아 보육료와 마찬가지로 대규모 사업을 하게 되면 규모가 늘어나 중앙·지방 정부의 재원 배분에 관련되는 큰 틀을 또 한번 검토할 상황이 올 것이다.
비과세ㆍ감면 등은 일몰(日沒)이 되면 무조건 어쨌든 원칙대로 하는 거다. 더 필요하다면 다시 또 연구하더라도 일단은 일몰 되면 끝내는 것으로 해야 한다. 모든 게 예외가 없다. 일몰 오면 무조건 일몰이다.
지하경제를 인수위는 어떻게 파악하고 있나. 우리가 외국에 비해 지하경제가 차지하는 비중이 굉장히 높다. 반드시 (양성화)해내야 하는 부분이다. 확실하게 살펴달라. 공약 실천 재원조달 대책과 관련해 국민들이 혼란을 일으킬 수 있다. 설명드릴 수 있는 기회가 있었으면 좋겠다. 가계부처럼 알리겠다 약속도 했다. 다 검토하셔서 이렇게 할 거다 설명해 달라.

기초연금 도입 및 노인 일자리 마련
우리나라 노인 빈곤층 비중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에서 거의 최고로 높다. 반드시 해결해야 한다. 기초연금을 기본으로 깔면서 소득 비례 연금이 붙으면 노후에 생활은 되지 않겠나. 우리 어르신들이 가난한 나라를 이렇게 만드는데 고생 많이 했다. 우리가 보답드릴 도덕적 의무가 있다. 이렇게 노인 빈곤층 문제를 해결하면 젊은 사람들도 노후 걱정 없이 도전적으로 살 수 있다.
어르신 일자리는 단순한 노동보다 보람 있고 생산적인 일자리를 만들 수 있을지 연구해 달라. 콩나물을 키운다든가 일을 열심히 재미있게 하면서 소득도 될 수 있게끔 아이디어를 내 달라. 그렇지 않으면 많지도 않은 돈 드리면서 생산적이지도 않은 일을 하게 된다.

창업 및 투자 활성화
연대보증 아직도 많이 남아 있나. 연대보증 때문에 한번 실패한 사람은 일어날 수가 없다. 금융권이 책임을 안 지려고 연대보증에 의존한다. 금융사가 기법을 잘 발굴하고 노력해 책임져야 한다. 연대보증은 없애야 한다. 창업하거나 도전하려는 사람에게 연대 보증은 상당히 두려움을 준다. 한번 실패하면 그냥 패자가 되기 때문이다.
실리콘밸리에는 외국 사람이 많다. 자금이 풍부해서다. 정부가 일일이 돈 대서 창업을 도울 수 있나. 에인절 투자자들이 기꺼이 하도록 제도를 잘 만들면 된다. 연대보증제도를 없애고 성실히 하다 실패한 창업자들은 다시 도전할 수 있는 제도를 확실히 담보해줘야 한다. 그래야 창조적인 기업도 나오고 창업도 할 수 있다.
피터팬 신드롬이 일어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중견 기업으로 올라서면 규제만 있고 지원은 다 끊어지는데 누가 중견기업이 되려고 하겠느냐. 중견 기업이 돼도 지원할 것은 지원해 의욕을 갖게 해 달라.
코스닥을 활성화해야 한다. 벤처에 투자하면 돈을 뽑아 나갈 수 있는 선순환 구조가 돼야 한다. 금융위원회가 좋은 계획을 만들었지만 기술 위주로 심사해야지 너무 재무 심사를 하면 안 된다. 코스닥 상장 기업이 5년 전만 해도 (연간) 100개 이상이었는데 최근엔 20여 개 정도 수준이다.
국민과 청년, 중소기업이 바라는 건 지원보다 “열심히 노력하면 그만한 대가나 보상이 되도록 해 달라”는 것이다. 또 하나는 법과 원칙을 지키도록 단속해 달라는 것이다. 중견 기업으로 가도 더 발전할 수 있게, 손해보지 않게끔 제도적으로 만들어야 한다. 경제민주화와 관련해 규제 강화 부분도 있지만, 투자 의욕을 살리기 위해 불합리하고 쓸데없는 규제는 풀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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