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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수위 간 박근혜 “손톱 밑 가시, 신발 속 돌멩이 빼야”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서울 삼청동 인수위에서 경제1 분과 업무보고를 받은 뒤 건물을 나서고 있다. 박 당선인은 보고를 받는 자리에서 “경제의 틀을 다시 짠다는 자세로 일해 나가야 한다”고 위원들에게 당부했다. 박 당선인 왼쪽은 류성걸 경제1 분과 간사이고 맨 오른쪽은 유일호 당선인 비서실장이다. [김경빈 기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25일 삼청동 인수위원회에 나와 국정운영 기조를 밝혔다. 지난 7일 인수위 첫 전체회의 이후 두 번째 출석이다. 이날은 경제1분과 업무보고를 받았다. 전날 총리 후보자로 지명된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박 당선인의 옆자리(왼쪽)에 앉았다. 박 당선인은 “뭔가 큰 그림을 놓치지 않아야 한다”며 세 가지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① 추격자에서 선도자로=박 당선인은 “과거 추격형 성장에서 이제는 선도형 전략으로 가야 한다”며 “경제의 틀을 다시 짠다는 자세로 일해 나가야 한다”고 당부했다. ‘경제 틀을 다시 짜라’는 말은 발언 도중 두 번 반복했다.

 박 당선인은 경제성장을 위해선 “수출 중심에서 수출과 내수가 함께 가는 쌍끌이 경제로 가야 한다. 제조업에 치중하는 데서 (벗어나) 서비스업의 경쟁력도 함께 키워가야 한다”고 했다. “제조업을 좀 경시한다는 게 아니라 어떻게 하면 부가가치를 더 높일지, 제조업 가치를 더 높일지 생각해야 한다는 뜻”이라고 부연했다. 대선 이후 거의 언급하지 않았던 경제민주화에 대해서도 얘기했다. 박 당선인은 “성장의 온기가 골고루 퍼지도록 만들어서 무너진 중산층을 반드시 복원해 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한 목표”라고 강조했다.

 ② 국민의 소리 들어라=박 당선인은 24일 시작된 인수위의 현장 방문을 언급하면서 “국민의 생생한 목소리를 한마디도 놓치지 말고 정책에 반영해 달라”고 주문했다.

그는 ‘손톱 밑 가시’를 또 예로 들었다. 박 당선인은 지난 7일 인수위 전체회의에서도 “중소기업을 살리려면 거창한 정책보다 손톱 끝에 박힌 가시를 빼는 것이 중요하다”고 했었다. 이번엔 “손톱 밑의 보이지도 않는 작은 가시 때문에 금강산 구경을 가자고 해도 흥미가 없게 된다. 좋은 음식 차려놓고 ‘드세요’ 해도 손톱 밑에 가시가 있는데 먹을 맛이 나겠냐. 먼 길 좋은 구경 간다고 해도 신발 안에 돌멩이가 있으면 힘들어서 다른 얘기가 귀에 들어올 리가 없다”고 말했다.

 ③ 부처 이기주의 경고=박 당선인은 인수위 분과들끼리 협력하라고 지시했다. 그러면서 부처 이기주의를 비판했다. 박 당선인은 “부처 이기주의 얘기를 많이 하는데, 이제는 그런 식으로는 결코 어떤 일도 제대로 할 수 없다”며 “국민을 중심에 둔다는 건 모든 부처가 이것이 내 거고, 저것이 네 거고, 이런 걸 따지는 게 아니라 국민에게 서비스를 잘 제공하기 위해 같이 협력할 건 하고 서로 힘을 합할 건 합해야 한다”고 했다. 정부조직개편안이 발표된 이후 일부 부처가 반발하고 나선 데 대한 경고 메시지로 보인다. 그는 “국정 과제 중 상당수는 한 분과에 속하지 않고 여러 분과가 협력해야만 해결된다”고도 했다.

 박 당선인은 결론 부분에서 ‘패러다임의 변화’를 역설했다. 그는 “지금 우리가 바꿔야 하는 패러다임은 성장과 경제 발전이 국민의 삶의 질, 국민의 행복과 연결되도록 하는 것”이라며 “옛말에도 처음에는 털끝만 한 차이인데 나중에는 천리만큼 차이 난다는 얘기가 있다”고 소개했다. 박 당선인은 30일까지 하루 1~2개 분과별로 보고를 받으며 인수위 업무를 챙길 계획이다.

 ◆10배 징벌적 손해배상 도입=인수위는 이날 대기업이 중소기업을 상대로 불공정 거래를 할 경우 최대 10배의 손해배상을 부과하는 ‘징벌적 손해배상’을 도입하겠다고 박 당선인에게 보고했다.

‘단가 후려치기’로 불리는 하도급 대금 부당 감액, ‘불법 리베이트’에 해당하는 경제적 이익제공 강요, 하도급 업체 인력 빼가기 등이 징벌적 손해배상의 주요 대상으로 지목됐다.

이날 보고에서는 복지공약 이행에 필요한 재정부와 국세청의 재원 마련 대책도 점검했다. 특히 연 300조원 안팎으로 추산되는 ‘지하경제’를 양성화해 복지재원을 마련하는 내용이 관심이었다. 인수위는 이를 위해 금융정보분석원(FIU)에 포착되는 금융거래 정보에 대한 국세청의 접근권을 확대하는 쪽으로 방향을 잡았다고 한다.

정원엽·류정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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