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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 읽기] 비상, 비상 … 고라니에 놀란 두루미

강원도 철원, 2013. 1

겨울철 강원도 철원은 진객(珍客)들로 붐빕니다. 귀한 손님들은 저 먼 시베리아에서 날아온 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2호)와 재두루미(천연기념물 제203호)입니다. 이들이 이곳까지 오는 이유는 철원에 먹을거리가 풍부하기 때문입니다.

다음 해 벼농사를 위해 겨울에는 대부분 땅을 갈아엎지만, 이곳 철원주민들은 논갈이를 하지 않고 철새들이 먹을 수 있게 낟알을 그대로 둡니다. 또 주민들은 들판에 옥수수 등의 철새먹이를 뿌려줍니다. 철새들이 놀라지 않게 조망대에 위장막을 치는 세심함도 잊지 않습니다. 그래서 소금바다도 얼어붙게 하는 추위를 피해 먼 길을 날아온 이들에게 철원은 생명의 땅이 되었습니다.

 사진은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양지리 한탄강변의 한 장면입니다. 눈이 많이 온 이날 먹이를 찾기 어려웠던 두루미·재두루미 100여 마리가 주민들이 뿌려준 먹이를 찾아 이곳으로 날아왔습니다. 이들이 허기를 채우고 있는데 갑자기 야생 고라니 두 마리가 뛰어들었습니다. 화들짝 놀란 두루미들이 자리를 박차고 오르는 그 순간을 찍은 사진입니다.

 두루미들은 잠시 피할 뿐 멀리 도망가지는 않습니다. 고라니도 끝까지 쫓아가지 않습니다. 고라니들은 가만히 두루미들을 지켜보다 다시 뛰어듭니다. 그러곤 다시 멈춰 두루미들이 배를 채우기를 기다립니다. 두루미와 고라니들은 이렇게 서로를 벗 삼아 주민들의 사랑이 듬뿍 담긴 이곳 철원에서 겨울을 나고 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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