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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석호 이수병원원장

주변에서 대장내시경 후에 용종을 제거했다는 이야기를 어렵지 않게 듣는다. 40세 이상 성인의 30~40%가 대장용종을 가지고 있다. 이중 15~25%는 대장암의 전구단계인 선종을 가지고 있다. 용종을 제거했다는 사실 보다 제거된 용종은 어떤 종류인지, 다음 대장내시경은 언제 필요한지, 용종 발생을 줄이기 위해 무엇을 해야 되는지 등이 더욱 중요하다. 지난해 12개 의과대학 교수진과 4개 소화기연관학회가 공동으로 진행한 ‘한국의 대장용종절제술 가이드라인’을 1저자로 집필한 바 있는 이석호 천안 이수병원 원장을 만나 대장용종에 대한 궁금증을 풀어봤다.



“대장용종, 제거가 원칙 … 선종 아니면 5년뒤 내시경 검사를”

이석호 이수병원 원장이 대장 용종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이 원장은 “용종을 제거했다는 사실 보다 용종이 어떤 종류인지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학병원에서 근무할 때 일이다. 60대의 환자가 대장내시경을 위해 병원을 찾았다. 환자는 다른 병원에서 1년 전 3개의 용종을 제거했다. 하지만 어떤 종류의 용종인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1년 간격의 추적검사가 불필요한 경우도 많다고 설명하고 시술 병원에 연락해서 알아 본 결과, 3개 중 2개는 과형성용종, 1개는 선종이었고 크기는 모두 1㎝ 미만이었다.



 환자에게 적어도 3년, 길게는 5년 뒤에 추적검사를 해도 된다고 설명했지만 개운치 않은 표정으로 돌아갔다. 나중에 다른 교수를 통해 그 환자가 다시 와 대장내시경을 했으며 작은 용종 1개를 제거하고 “안 했으면 큰 일 날 뻔 했다”며 나에 대한 불평을 하고 갔다는 말을 들었다. 이와 비슷한 경우를 수 차례 겪으면서 느꼈던 대장용종에 관한 몇 가지 중요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한다.



 먼저 ‘대장용종은 방치하면 대장암이 되기 때문에 꼭 제거해야 하는가’에 대해 설명이 필요하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틀린 말이다. 대장용종이란 대장 점막이 비정상적인 자극을 계속 받아 만들어진 융기를 말한다. 대장용종은 조직학적으로 여러 가지로 분류되며 이 중 선종이 시간이 지나면 대장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큰 용종이다. 대장용종 중 과형성용종, 염증성용종 등 상당부분은 대장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거의 없다. 하지만 내시경 소견만으로 이들을 구분하기는 어려우므로 용종이 발견되면 제거하는 것이 원칙이다.



 다음은 ‘대장용종을 제거하면 1년 뒤에 꼭 대장내시경을 해야 하는가’이다. 이 역시 틀린 말이다. 대장용종을 제거했지만 선종이 아닌 경우는 용종이 없는 정상 소견과 같이 판단해 5년 뒤 검사를 하는 것이 원칙이다. 선종이 나온 경우에도 개수, 크기, 완전절제 여부, 조직학적인 특징 등을 고려해 1년, 3년, 5년 간격을 권유하고 있다.



 그 다음은 ‘용종제거술 후 대장암으로 판정되면 재수술을 받아야 하는가’이다. 이 역시 틀린 말이다. 대부분의 대장암은 선종에서 출발해 서서히 대장암으로 진행하므로 조기대장암의 일부는 완전한 용종제거만으로 모든 치료가 종료된다. 하지만 조기대장암의 진단이나 완전한 용종제거의 판단은 조직결과를 기준으로 하므로 조직결과를 반드시 알아두어야 한다.



 ‘대장용종을 제거하고 여러 복부 증상들이 좋아졌다’는 환자들이 있다. 그러나 이 역시 대부분 틀린 말이다. 단순 용종은 대장 내에 1㎝ 정도의 작은 사마귀 모양으로 붙어 있기 때문에 배가 아프거나 변비, 설사, 혈변 등의 증상을 일으키는 경우는 거의 없다. 하지만 용종이 아주 커지면 피가 묻어 나오거나 끈끈한 점액 변을 보는 경우, 변비와 복통을 일으키는 예도 있지만 극히 드물다. 용종절제 후 복부 증상이 호전되는 것처럼 느껴지는 것은 대부분 심리적인 영향이다.



 ‘대장용종은 생기는 사람이 자꾸 더 생긴다.’는 말은 맞는 얘기다. 앞서 언급한 선종은 유전적인 요인, 환경적인 요인 등이 발생에 영향을 미친다. 알려진 위험인자로는 채소보다 육류를 선호하는 서구화된 식단, 알코올 섭취, 운동부족, 비만·당뇨 등이 있다. 대장암과 마찬가지로 가족력 또한 존재하므로 맞는 이야기이지만, 바꾸어 이야기하면 위험인자들을 개선하려는 노력이 있으면 발생을 줄일 수도 있다.



 ‘대장용종이 발견돼 큰 병원에 제거하러 갔더니 없어졌다’는 환자도 종종 목격한다. 있을 수 있는 이야기이다. 대장은 아코디언처럼 접혀있는 주름형 원통과 같다. 주름 뒤에 숨은 용종이나 크기가 작은 용종은 다음 검사에서 발견이 안 될 수도 있다.



 이외에도 대장내시경의 경험이나 기술, 내시경기기의 해상도 차이에 의해서도 5~20% 정도의 발견률 차이가 존재할 수 있으며 장정결이 잘 안되어도 발견률은 차이가 난다. 되도록이면 발견즉시 제거가 가능한 경험과 시설을 갖춘 내시경 전문의를 찾는 것이 유리하다.



 ‘과유불급(過猶不及)’이란 말이 있다. 물론 대장내시경이 대부분의 경우는 안전한 검사이긴 하지만 드물게는 합병증이 발생할 수도 있으며 대장을 비워야 하는 곤혹스러운 준비과정 또한 필요하다. 이제는 매년 대장내시경을 열심히 챙기는 것 보다는 용종절제술 후에는 조직결과를 정확히 확인 해 두고, 이를 바탕으로 의사가 권유하는 적절한 추적시기를 기억하며, 이보다 앞서서 대장용종이 잘 발생하는 위험인자를 개선하도록 노력하는 것이 우선돼야 할 것이다.



정리=장찬우 기자



● 이석호 원장 약력



- 순천향의대 소화기내과 교수 역임



- 하버드의대 소화기내과 전임의 역임



- 대한소화기내시경학회 학술위원



- 대한무흉터내시경학회 총무이사



- 한국 대장용종가이드라인 실무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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