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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협동조합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다

남봉현
기획재정부
협동조합법준비기획단장
4명의 소년과 언덕길을 가던 개 한 마리가 쓰러진 나무뿌리 옆 구멍에 빠지고 말았다. 소년들은 개를 구하기 위해 구멍 안을 살펴보다 더 큰 동굴로 들어가게 됐다. 1940년 프랑스 남서부의 몽티나크(Montignac) 마을에서 발견된 ‘라스코(Lascaux) 동굴’은 그렇게 세상에 알려졌다. 이 동굴은 ‘크로마뇽인’에 의해 그려진 4마리의 거대하고 정교한 황소 그림으로 훗날 ‘황소의 전당’이라 불리게 됐다.



  크로마뇽인은 잘 발달된 뇌와 인지능력을 가졌고 예술성이 풍부했다. 반면 후기 빙하시대를 크로마뇽인과 같이 겪었던 네안데르탈인은 언어와 지적 능력에 한계가 있었다. 둘의 운명을 결정적으로 가른 것은 ‘협동(協同)’이었다. 변화무쌍한 환경에 살아남기 위해 대규모 수렵·채집 등에 힘을 모았던 크로마뇽인은 현 인류의 조상이 됐다. 반면 소수 가족 단위로 움직인 네안데르탈인은 혹독한 기후변화를 견디지 못하고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세계적 금융위기가 불어닥친 2008년 이후 많은 기업이 정리해고를 강행했다. 유럽 쪽 사정이 특히 좋지 않았다. 그 와중에 스페인 바스크 지역의 몬드라곤협동조합연합체(Mondragon Corporation Cooperatives)는 단 한 명의 해고 없이 안정적으로 성장해 주목을 받았다. 111개 협동조합, 120개 자회사 등 총 255개 사업체로 구성된 몬드라곤협동조합은 스페인에서 아홉째로 큰 기업으로, 세계 경제위기로 고용률이 20%나 하락했던 2008년에도 오히려 1만4938명을 신규로 고용했다.



 몬드라곤이 위기 시에도 안정적으로 성장할 수 있었던 것은 ‘협동조합’이기 때문이다. 경영 악화로 인원 감축이 불가피한 경우 감축인원은 사업을 확장하는 다른 협동조합으로 이직된다. 위기 극복을 위해 3만 명이 넘는 조합원이 ‘집단지성’과 ‘집단구매력’을 발휘한다. 이것이 1956년 5명의 공동창업자가 만든 난로공장에서 출발한 ‘몬드라곤의 힘’이다.



 국내에도 지난해 12월 1일 ‘협동조합기본법’이 발효됐다. 협동조합은 ‘하이브리드 자동차’라고 보면 조금은 쉽다. 자원이 풍부하고 효율성이 지배하던 때는 가솔린 자동차로 충분했지만 기름 값이 오르고 환경이 중시되면서 하이브리드 차가 각광받는다. 협동조합은 성장보다 안정을 추구하며 시장의 한계를 보완한다. 1인 1표의 의사결정을 통해 구성원의 ‘협동을 제도화한’ 사업체다.



 협동조합이 활성화되면 다양한 효과가 기대된다. 소규모 창업을 통해 일자리를 확대하고 생산자와 소비자 간 직거래를 통해 물가를 안정시킬 수 있다. 돌봄노동 등 사회 서비스를 제공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을 통해 기존 복지 시스템을 보완하고 정부의 부담도 줄일 수 있다. 그야말로 ‘하이브리드’한 기대효과다. 얼마 전 TV에서 월드투어로 엄청난 관객을 불러모은 그룹 빅뱅의 무대를 봤다. 빅뱅의 구성원은 5명이다. 순간 엉뚱한 생각을 해 봤다. 빅뱅이 협동조합을 만들면 어떨까? 5명만 모이면 가능한 게 협동조합이다.



남봉현 기획재정부 협동조합법준비기획단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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