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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view &] 은퇴 준비, 저축만으로는 안 된다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자산운용 대표
얼마 전 필자가 몸담고 있는 회사에서 은퇴 준비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은퇴 준비 정도를 지수화해 발표한 것으로, 현재 한국 가계의 은퇴 준비 수준을 수치로 파악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지수 산출 결과 은퇴 후 소득이 은퇴 전 소득을 대체할 수 있는 정도를 보여 주는 ‘은퇴 소득 대체율’은 43%로 집계됐다. 다시 말해 은퇴 후 수입이 은퇴 전의 43%밖에 안 된다는 뜻이다. 현실적으로 은퇴시점을 60세, 기대수명을 80세라고 가정했을 때 은퇴 전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소득으로 20여 년을 살 수 있을 것이라고 여기는 사람은 많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주목해야 할 점은 그나마 이 수치가 향후 물가상승률이 3%대로 안정되고, 모아 놓은 돈을 투자해 매년 꾸준히 6%의 수익을 거둔다는 낙관적인 가정을 해야 가능한 수치라는 것이다. 만약 원금 보존에만 집착해 연 3% 초반에 머물러 있는 예금 위주로 보수적인 투자를 한다면 결코 원하는 수준의 은퇴생활을 영위하기 어려울 것이다.



 은퇴 준비 자산을 형성하는 데 유념해야 할 점은 물가상승률을 고려한 실질 구매력을 중시해야 한다는 것이다. 예를 들어 은퇴 후 원하는 수준의 생활을 영위하기 위해 최소 한 달에 200만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하는 38세 직장인의 경우를 보자. 60세에 은퇴할 때까지 연평균 물가가 3.4% 오른다면 은퇴시점에 필요한 월 생활비는 200만원이 아니라 410만원 이상이 된다. 한술 더 떠 만약 향후 물가가 연평균 4%씩 오른다면 은퇴자산 운용수익률은 6%가 아닌 8~9%가 돼야 최소한의 은퇴 준비를 할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안타까운 점은 현재 한국 가계의 은퇴 준비 자산 구성을 보면 개인 저축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다는 것이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등 국제기구가 권고하는 은퇴자산 구성(공공연금 50%, 퇴직연금 37%, 개인연금 13%) 대비 공공연금의 비중(35.6%)이 현저히 낮은 것도 문제지만, 무엇보다 개인연금 등 사적인 은퇴 대비 부분이 상당히 미흡하다. 개인 저축은 다른 용도로 사용하기 위한 대기자금으로서 성향이 있으므로 순수하게 은퇴를 위한 준비라고 할 수도 없다. 설령 저축액 전부를 은퇴를 위해 활용한다고 하더라도 낮은 은행 예금 금리를 고려하면 시간이 지날수록 은퇴 준비 수준은 퇴보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은퇴자산은 불안정한 미래에 대비하는 자금이기 때문에 그 운용에 있어 안정성이 우선시돼야 하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물가상승률을 감안한 적정한 은퇴자산 운용 수익률 달성을 위해서는 어느 정도의 위험을 감수하는 투자 의사 결정이 꼭 필요하다. 한국인들이 치중하는, 은행 예·적금을 통한 노후자금 저축은 안정적인 방식일지는 모르겠다. 하지만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이는 저금리 상황에서는 예금의 안정성에만 의존하는 그 자체가 오히려 더 큰 노후 위험요인이 될 수 있다. 따라서 개인의 투자 성향에 따라 예금뿐 아니라 주식·채권·부동산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해 보는 방법을 고려할 필요가 있다.



 필자도 개인 자산을 주식·채권펀드·사모펀드·부동산 등 여러 자산에 분산투자하고 있다. 주식은 대표적인 위험자산이지만 글로벌 자산 배분펀드와 다양한 섹터펀드에 투자해 지역·업종별로 충분한 분산투자를 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채권도 마찬가지다. 비교적 안정적인 선진국 채권과 상대적으로 고수익을 달성할 수 있는 하이일드 채권 등에 골고루 투자하고 있다. 높은 수익률을 안겨 줄 수 있는 위험 자산군에 투자하면서도 상호 간 상관관계가 낮은 다양한 자산에 두루 분산투자해 전체 포트폴리오 위험을 최대한 줄일 수 있는 투자를 지향하고 있다.



 안정적인 노후생활을 위해 은퇴자산의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해 장기투자를 한다면 적정한 수준의 안정성을 유지하면서도 비교적 높은 자산수익률을 실현하는 두 가지 목적을 모두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아가 정책 당국 역시 금융 투자에 있어 개인들이 겪는 정보 비대칭성과 잘못된 이해, 불완전 판매 등으로 인한 시장에 대한 신뢰 부족을 해소할 수 있는 다양한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마이클 리드 피델리티자산운용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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