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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무추진비, 장관은 공개하는데 … 헌재는 깜깜이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인사청문회에서 논란이 된 ‘특정업무경비’ 외에 고위 법관의 ‘업무추진비’도 불투명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특정업무경비에 이어 논란

 업무추진비는 부서 회식과 외부 접대에 사용되는 돈이다. 정부 각 부처 장관이나 기관장들은 ‘행정정보 공개 확대를 위한 국무총리 훈령’에 따라 대부분 사용내역을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하고 있다. 하지만 헌재는 이를 공개하지 않는다.



 올해 헌재에 배정된 업무추진비는 9억원이다. 이 후보자는 특정업무경비 외에 임기 6년간 2219만원의 업무추진비를 사용했다. 매년 평균 370만원 정도다.



 민주당 서영교 의원에 따르면 이 후보자는 이 중 405만원을 주말과 평일 점심에 분당 자택 근처에서 사용했다. 업무추진비 역시 개인적으로 썼다는 의혹을 제기한 것이다.



 업무추진비를 공개하지 않는 것에 대해 헌재와 대법원은 삼권분립 원칙과 법원의 독립성을 내세우고 있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법대로 하자면 행정부의 훈령·지침을 법원이 지킬 필요가 있는지는 명확하지 않을 수 있다”며 “누구도 공개하라고 요구하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번 청문회에서 국회가 특정업무경비 내역을 제출하라고 요구했을 때도 헌재는 “재판소의 중립성과 독립성이 훼손된다”며 거부했다. 그래서 특정업무경비를 투명하게 사용하라는 2007년 감사원의 시정 요구도 무시됐다.



 하지만 출장 때 비즈니스 클래스를 이용하는 등 장관과 같은 권리를 누리는 고위 법관들이 정작 의무는 다하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헌법재판관 9명은 모두 장관급이다.



 2009년 법원노조는 정보공개 청구를 통해 업무추진비 공개를 요청했다. 하지만 대법원은 목차만 제출했을 뿐 영수증 등의 사용내역은 공개하지 않았다. 이때 법원이 내세운 논리는 ‘개인 경영·영업상의 비밀, 사생활 및 자유의 침해 우려’였다. 그러나 다른 기관의 업무추진비에 대해 대법원은 “집행 날짜·장소·목적·영수증 등 정보를 공개하라”고 판결했다. 법원노조는 “대법원이 공공기관 비용의 투명을 강조하는 판례를 만들고 이를 스스로 어기는 이중성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법원은 이듬해인 2010년 1/4분기부터 업무 추진비를 홈페이지에 공개하기 시작했다.



 기자가 헌재 육정수 공보관에게 “다른 기관과 달리 왜 업무추진비를 홈피에 공개하지 않는가”라고 물었더니 그는 “그런 규정이 있는가. 헌법재판소 대표전화로 전화해 교환에게 담당부서로 연결해 달라고 한 뒤 물어보라”고 답했다.



 민주당 박범계 의원은 “삼권분립에 기초한 법원의 독립은 정부와 국회 등 다른 권력으로부터의 독립을 의미하는 것이지, 국민이 낸 세금으로부터 독립하라는 게 아니다”며 “예산을 받으면서 견제도 감시도 안 받겠다는 폐쇄적이고 권위적인 태도가 이 후보자와 같은 사례를 만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다른 고위 법관의 특정업무경비와 업무추진비를 다 공개하면 어떤 결과가 나올지 궁금하다”고도 했다.



 이 후보자와 같은 장관급 법관이 특정업무경비와 업무추진비 같은 공금을 사금고에 넣어 사용했다는 지적이 나오면서 그 피해가 하위직 공무원에게 돌아갈 거란 우려도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경찰 등 하위직 공무원들의 특정업무경비 상한선인 30만원은 10여 년간 단 한 차례도 오르지 않았다”며 “잠복근무도 하고 정보원도 만나야 하는 경찰에게 이런 용도의 돈은 반드시 필요하다. 그러나 매달 수백만원씩 받은 일부 고위 법관의 행태 때문에 내년 예산이 조정될 수 있어 결국 일선의 공무원만 피해를 볼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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