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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감사원의 정치감사는 누가 감사하나

조현숙
정치국제부문 기자
새누리당 김회선 의원은 23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사상 처음으로 국무총리실에서 감사원의 결과 발표에 대해 민간전문가로 위원회를 꾸려 4대 강 사업을 사후 검증한다는 데 입장이 무엇이냐”고 양건 감사원장에게 물었다.



 양 원장은 “대단히 심각한 사태”라고 대답했다. 그의 발언을 두고 감사원과 총리실이 정면충돌하는 것으로 비쳤다. 한마디로 ‘감사원이 내놓은 결과는 어떤 기관도 재조사할 수 없다’는 게 양 원장의 입장이었다. 사실 감사원을 감사하는 곳은 없다. 감사원은 정부부처와 공공기관을 감시하라는 뜻에서 직무 및 회계감찰권을 부여받았다. 법률로 감사원에 엄격한 독립성을 보장해줬다.



그런 감사원이 지난 17일의 4대 강 사업 감사 결과와 발표 시점 때문에 ‘정치감사’를 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 임기가 남은 2011년 1차 4대 강 감사 발표 때는 솜방망이 감사, 이 대통령 임기가 끝나가는 2013년엔 현미경 감사를 했다는 게 비판의 핵심이다.



 감시받지 않는 권력을 정치적으로 이용했을 때도 감사원이 한 일이니 무조건 성역이라는 양 원장의 주장은 설득력을 얻을 수 있을까. 민주통합당은 이미 감사원에 대한 국정조사까지 요구하고 있다. 총리실의 검증보다 수위가 높은 단계다. 새누리당만 동의하면 감사원에 대한 국정조사를 못할 이유도 없다.



 그러나 양 원장이 법사위에서 보인 모습은 현재 상황에 대한 성찰이 부족한 게 아니냐는 지적을 받을 만했다.



 그는 회의 도중 4대 강 감사 결과를 ‘총체적 부실’이라 표현한 언론을 향해 “감사원 결과 보고서엔 전혀 없는 표현이고 내용적으로도 맞지 않다. 보의 안전성이 심각한 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지난 17일 발표 땐 11개 보의 내구성이 부족해 근본적인 보강이 필요하고 여러 곳에서 수질 상태가 왜곡됐으며 사업비 낭비도 심했다고 발표해 놓고 말이다. 한 술 더 떠 앞으론 4대 강 사업 입찰담합 비리까지 손을 대겠다고 했던, 서슬 퍼렇던 감사원 수장의 태도가 며칠 만에 이렇게 달라졌다.



 민주당 전해철 의원은 “총체적 부실인지는 국민 판단에 맡기면 되지 굳이 총체적 부실이 아니라면서 스스로 감사원의 권능을 훼손하는 얘기를 원장이 하는 이유가 뭐냐”고 비판했다. 새누리당 노철래 의원은 “발표해 놓고 보니 이명박 대통령에게 누를 끼친 게 아닌가 해서 눈치를 보는 것 같은 인상이 든다”고 꼬집었다. 언론 탓을 한다고 정치감사란 비판을 피할 순 없음을 보여준 장면이다.



조현숙 정치국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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