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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주택 과잉 공급 막아야 한다

김현수
단국대 교수
도시계획부동산학부
2011년 국토해양부가 발표한 우리나라 주택보급률은 102%다. 집이 부족한 시대는 아니라는 것이다. 그간 주택 소유는 대다수 국민의 소망이자 재산 증식의 수단이었다. 대도시의 아파트를 분양받는 것은 안정적인 주거공간을 확보함과 동시에 든든한 노후 보장을 받는 일이었다. 이에 맞춰 지난 40여 년간 역대 정부는 주택 건설과 이를 위한 택지 조성에 앞장서 왔던 것이다. 주택건설촉진법과 택지개발촉진법의 제정, 주택공사와 토지공사의 설립 등은 모두 이러한 정책을 실현하기 위한 수단이었다. 대개 단기간에 많은 물량의 주택을 싼 가격에 공급함으로써 주택가격을 안정시키는 데 정책의 초점을 두었다.



 최근 국제적인 경기 퇴조와 저출산·고령화의 심화에 따라 부동산 경기의 하락이 확산되고 있다. 미분양 물량이 가장 많은 경기도의 경우 2007년 6.9%에 머물던 미분양주택 비율이 2011년 15.1%로 급증했다. 경기도가 추정한 2020년 주택 수요는 84만 호 수준이다. 하지만 경기도의 택지지구와 보금자리지구에서 추진 중인 물량만 따져도 106만 호에 이른다. 민간택지에 이미 건축허가를 받은 사업 물량을 고려할 때 이대로 두면 최소 50만 호 이상의 공급 초과가 예상된다. 이들 사업은 대개 부동산 경기가 한창이던 2000년대 중후반부터 집중적으로 추진됐다. 경기가 쇠퇴한 지금, 이들 사업은 큰 혼란에 빠져 있다. 일부 보금자리지구는 뉴타운이나 택지지구에 가까이 있는데, 가격경쟁력이 있는 보금자리지구가 다른 사업을 위축시키는 등 서로 영향을 주기도 한다.



 이제 수도권에서 광범위하게 추진 중인 택지개발사업, 도시개발사업, 보금자리주택사업, 뉴타운 개발사업 등은 시장 수요, 가격경쟁력, 일자리와 주택지표, 기반시설여건 등을 기준으로 평가하여 차별화해야 한다. 아직 보상이 이뤄지지 않은 저평가 사업은 그 지구를 해제하고, 지역적 수요는 있으나 가격경쟁력이 부족한 사업은 기반시설 지원 등 정부 재정 지원을 통하여 가격을 인하해야 한다. 이도 저도 안 되는 사업은 산업단지 등으로 용도를 전환해 지역 수요에 부응하는 새로운 기능을 찾아주는 작업이 필요하다. 특히 서울로 통근하기 어려운 30~40㎞ 외곽의 신도시는 지역의 산업구조를 고도화할 수 있는 지식산업 지원 기능을 중심으로 육성함으로써 지역경제활동의 허브로 키워나가야 한다.



 특히 지역 주민들이 원하는 일자리·보육·복지·교육·문화서비스가 함께 이뤄지는 융복합도시 개발 전략이 필요하다. 이를 위해서는 관련 법령의 손질이 뒤따라야 한다. 이미 지정된 지구의 용도 전환을 통하여 지역 수요에 맞는 기능을 도입하도록 하고 토지보상비의 처리나 시행 주체의 다양화를 위해서는 관련 특례 조항을 담은 임시조치법의 제정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이런 사업 조정을 통하여 신규 택지와 주택 분양에 따른 부담을 덜 수 있다. 이렇게 생긴 여유를 저소득층 주거 문제 해소와 주택시장 정상화에 집중시켜야 한다. 이는 새 정부가 추진하려는 주택정책 방향과도 부합한다고 본다.



 2000만이 넘는 인구가 모여 사는 대도시권에는 노후 주택의 멸실과 신규 주택의 공급이 지속적으로 이뤄져야 한다. 지금까지는 택지와 보금자리지구처럼 물량 공급을 통한 가격 안정이 목표였다. 하지만 새 정부가 창조경제 시대를 열겠다고 선언한 만큼 앞으로는 지역의 입지 수요와 주민의 다양한 요구를 수용해가는 개발을 해야 한다. 일터와 삶터가 공존하는 융복합도시 조성이 필요한 것이다. 택지와 기반시설을 공급하는 중앙의 역할과 일자리·공공서비스를 제공하는 지방의 역할이 씨줄과 날줄처럼 엮어져야 한다. 이는 기존 택지개발사업의 잘못된 관행을 고치는 데서 시작해야 할 것이다.



김현수 단국대 교수 도시계획부동산학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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