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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수대] 10억원 줄 테니 1년간 감옥 가라면 어떻게 하겠습니까

[일러스트=김회룡 기자]


한 고교생이 열심히 기도한 끝에 드디어 하느님과 대화를 나누게 됐다. “하느님. 하느님한테는 1억 년이 얼마나 긴 시간인가요?” “1초란다.” “그럼 10억원은 얼마인가요?” “1원이란다.” 고교생이 씩 웃으며 말했다. “그럼 저에게 1원만 주세요.” 하느님의 대답. “그래. 1초만 기다려라.”



 이 문답에서 만약 하느님의 마지막 대답이 “그래. 줄 테니 1년만 감옥에 가 있거라”라면 어땠을까. 우리나라 고교생 열 명 중 네 명은 “감옥에 가겠습니다”라고 대답한다. 얼마 전 흥사단 투명사회운동본부 윤리연구센터가 수도권 초·중·고교생 6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10억원이 생긴다면 1년간 감옥행도 무릅쓰겠다’는 답변이 초등학생은 12%, 중학생 28%, 고교생은 44%나 됐다. 한국투명성기구가 전국 청소년 1031명에게 ‘부자가 되는 것과 정직하게 사는 것 중 어느 것이 더 중요한가’라고 물은 데 대해서도 40.1%가 ‘부자가 되는 게 더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이동흡 헌법재판소장 후보자. 나서지 않고 가만 계셨으면 아무도 모르고 지나갔을 공금 씀씀이가 만천하에 공개돼 시끄럽다. 인사청문회 제도가 시행된 지 꽤 지났는데도 아직 이 모양이다. 청소년들마저 큰돈이 생긴다면 감옥에라도 가겠다니 걱정이다. 공직사회의 부패에 대해 곳곳에서 가차없는 호루라기 불기(whistleblowing·내부고발)가 행해질 필요가 있다.



 그러나 공익 목적의 내부고발이라는 게 쉽지는 않은 일이다. 배신이나 밀고와 똑같이 취급받기 십상인 데다 고발 당사자가 떠안는 리스크가 매우 크다. 며칠 전 국민권익위원회는 부패 신고를 했다는 이유로 신고자에게 불이익을 준 4개 기관에 원상회복을 요구하고, 기관장 두 명에게는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치를 내렸다. 생활폐기물 반입수수료 2700만원을 누락시킨 동료를 감사실에 신고한 전남 광양시 직원은 신고 취하를 종용하는 동료로부터 폭행을 당한 데다 공직기강 저해를 이유로 징계(감봉)까지 받았다. 서로 뻔히 아는 처지일 지역사회에서 당사자가 겪었을 고통이 짐작되고도 남는다.



 선진국이라고 다르지 않은가 보다. 내부고발자 87명의 행로를 추적해보니 대부분 직장을 잃은 데다 15%는 이혼했으며 10%는 자살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제럴드 빈텐



『whistleblowing』). 특히 세금·공금 관련 부패에 대해서는 신고자가 불이익당하기 전에 미리 보호조치를 할 수 있게끔 관련법(부패방지 및 국민권익위의 설치와 운영에 관한 법률)을 손볼 필요가 있다. 그나저나 특정업무경비라는 알토란이 고위공직자 주머니에 매달 들어간다는 걸 이번에 처음 알았다. 너무 가혹하게 발가벗긴다는 지적에 동의하면서도, 그래도 청문회 자체는 필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글=노재현 기자

사진=김회룡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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