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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과시킨 사람도 내용 모르는 이상한 법

“어? 기부금이 소득공제 한도인 2500만원에 포함됐는지 몰랐는데?”

 새누리당 소속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조세소위 위원장인 나성린 의원은 지난 18일 본지가 취재에 들어가자 이같이 말했다.

 기부 문화 확산에 제동을 거는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이 얼마나 졸속으로 처리됐는지 보여주는 장면이다.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지난 1월 1일 여야가 새벽까지 대치하면서 새해 예산안을 통과시킬 때 묻어서 처리됐다. 법안을 심의한 의원들과 위원장 조차 내용을 잘 모를 정도로 심의는 부실했다.

 지정기부금에 대한 소득공제 혜택을 폐지하는 내용은 기획재정부의 아이디어였다. 재정부가 기부금을 포함한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건 지난해 12월 27일로 전해졌다. 국회 기재위 전체회의(28일)가 열리기 하루 전날, 법안 통과 5일 전에 국회 상임위에 법안을 보낸 것이다. 기재위 관계자는 “본회의에 상정하기 직전에 개정안이 들어오면서 의원들은 물론이고 전문위원실에서도 내용을 전혀 검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재정부가 이런 법안을 낸 근본적인 이유는 대통령선거전 때 복지 문제가 화두로 떠오르면서다. 당시 민주통합당은 이른바 ‘부자증세’를 주장했지만 새누리당은 회의적이었다. 다른 쪽에서 복지재원을 마련할 루트를 찾았다. 이때 재정부는 소득공제 한도를 정하는 방안을 국회 여당 기재위원들에게 보고했다고 한다. 세금 환급을 줄이면 세금이 늘어난다는 논리였다.

 국회 기재위 전문위원실 관계자는 “재정부의 1차 안에는 교육비와 의료비 등 생활비와 관련된 항목만 제한 대상으로 지정돼 있었고 기부금은 없었으나 생활비 항목만으론 세수 증대 효과가 없다고 판단하고 재정부에 수정을 요구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재정부는 소득공제 제한 대상을 늘리기 위해 지정기부금과 중소기업 창업투자조합 출자금 등을 항목에 끼워 넣는 수정안을 마련했다. 재정부 관계자는 “기부금도 언제까지 세금 징수의 성역이 될 수 없다고 판단했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시간이 촉박해 면밀히 검토하지는 못했지만 기부 문화에 역행할 가능성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덧붙였다. 나 의원은 “급하게 추진된 만큼 올해 세법 개정안을 다시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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