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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억 기부' 김장훈, 내년 수억대 세금폭탄 왜

기부를 많이 하면 세금 폭탄을 맞게 된다. 지금까진 지정기부금에 대해선 소득공제(일정 금액을 과세의 대상으로 치지 않음)를 해줬는데 앞으로 소득공제 혜택이 사실상 사라지기 때문이다.

 지정기부금에 대한 소득공제 비율은 2007년부터 계속 상승해왔다. 과세대상 소득의 10%에서 15%(2008년), 20%(2010년)로 늘어나다가 2012년엔 30%까지 상승했다. 가령 5000만원을 버는 가장(4인 가족 기준)이 연간 1000만원을 기부하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됐다. 기부금액이 과세소득(3700만원)의 30%(1100만원) 이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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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득공제 혜택을 확대해 나간 건 기부 문화를 활성화한다는 취지에서였다. 그러나 여야는 이번에 기부금에 대한 소득공제를 거꾸로 대폭 줄인 것으로 23일 확인됐다. 소득공제 혜택을 확대하기는커녕 ‘지정기부금’을 포함해 8개 항목을 ‘소득공제 상한’ 대상으로 묶었다. 일정액 이상을 넘으면 소득공제를 해주지 않겠다는 뜻이다.

 기부 문화 확산에 찬물을 끼얹은 이런 내용의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안은 지난 1월 1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새벽 6시30분에 올해 예산안을 처리하는 어수선한 상황에서 ‘반(反)기부법’이 뒤섞여 통과된 것이다.

 소득공제 상한 대상인 8개 항목은 지정기부금과 보험료, 의료 및 교육비, 신용카드, 주택자금, 청약저축, 우리사주조합납입금, 중소기업창업투자조합출자금 등이다. 개정안은 이들 항목의 소득공제액 합계가 2500만원을 넘으면 소득공제 대상에서 제외하게 했다. 의료비와 카드값 등의 소득공제액이 2500만원을 채우면 기부금을 아무리 많이 내더라도 소득공제를 받을 수 없게 된다는 뜻이다.

 이런 내용은 올해부터 당장 시행돼 내년 초 연말정산 때 적용된다. 하지만 법안이 통과됐다는 사실은 법안을 심의한 여야 의원들조차 잘 모르고 있는 상황이다. 국세청의 연말정산 자동계산기로 계산을 해보면 종전보다 기부금에 대한 세부담은 크게 늘어난다. 소득이 높아지고 기부금액이 클수록 내야 할 세금액도 커진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 고액 기부자들이 세금 부담을 더 지게 된 것이다.

 만약 10억원 소득자가 2억8000만원을 기부했다면 종전엔 2억3884만원이던 세금이 3억5254만원으로 1억원 이상 급증한다. <그래픽 참조> 가수 김장훈씨는 지금까지 100억원 넘게 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5년 전에는 한 해에 30억원을 기부했다고 밝혔다.

개인의 소득과 지출이 공개되지 않아 정확한 산출은 어렵지만 개정 조세특례법안에 따르면 그는 내년 연말정산 때 수억원의 세금을 추가로 내야 할 가능성이 커졌다. 최수종·하희라 부부 등 대표적인 기부 연예인 등의 세금 부담도 늘어나게 됐다.

고(故) 김수환 추기경을 기리는 ‘바보의 나눔’재단 김종민 팀장은 “기부 문화 활성화에 역효과를 낼 것임은 물론 정부도 부담이 증가할 것”이라며 “종교에서부터 문화예술 단체까지 공익적 목적의 기부가 없어진다면 그런 부분을 정부가 다 책임질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시대 흐름에 역행하는 졸속 입법”이라며 “세금 부담이 가중돼 기부를 꺼리는 움직임이 확대될 경우 시민단체들의 존립에도 악영향을 줄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강태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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