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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의안에 ‘캐치올’… 핵·미사일 부품 북 유입 봉쇄

미국 뉴욕의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이사국 대표들이 22일(현지시간)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를 규탄 하는 내용의 결의 2087호를 만장일치로 채택하고 있다. [유엔본부 신화=뉴시스]

북한의 장거리 로켓 도발 42일 만에 나온 유엔 안보리의 대북 결의안 제2087호는 그물망식 제재 확대와 추가도발에 대한 경고가 핵심이다.

 우선 핵·미사일 등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에 쓰일 물품의 유입경로를 차단하는 데 주안점을 뒀다. 정부 당국자는 “핵·미사일 개발에 직접 사용될 물품은 물론 이중적인 용도로 쓰일 품목, 그럴 우려가 있는 상용물품도 대상”이라고 말했다. 구체적 통제리스트에 없더라도 대북제재에 동참한 각 국가들이 판단해 수출입에 제한을 가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제재결의안의 중심 개념 중 하나인 ‘캐치 올(catch-all)’ 방식에는 일단 모든 대상을 제재 검토해 달라는 주문이 담겨 있다.

 안보리가 이 같은 강도 높은 요구를 한 건 지난달 12일 북한이 쏘아올린 은하3호 로켓의 잔해 분석 결과가 반영됐다는 해석이다. 우리 군 당국이 수거해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북한은 1만여 개의 부품 대부분을 자체제작하면서도 온도센서나 전자기기 같은 경우 적어도 5개 국가로부터 수입해 조달했다. 미사일기술통제체제(MTCR)에서 규제하고 있는 품목 리스트가 더 확대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돈줄도 바짝 죄고 있다. 결의안이 주의를 요한 대량현금(bulk cash) 이용 수법이란 한마디로 금융거래 제재를 피해 달러 현금을 통째로 싸들고 다니는 것도 틀어막겠다는 것이다.

 북한의 핵 문제와 미사일 발사로 안보리가 결의안을 채택한 건 1993년 이후 이번이 다섯 번째다. 윤덕민(국제정치학) 국립외교원 교수는 “북한이 핵 실험 등 추가 도발을 했을 때 중대한 조치(significant action)를 취하겠다는 강력한 문구가 들어가 있는 게 이번 결의안이 이전 것과 가장 다른 점”이라고 말했다. 과거엔 북한이 도발하면 추가 조치에 나서겠다며 자동 개입을 의미하는 트리거(trigger) 조항을 넣은 게 전부였다.


 일각에서는 이번 결의안의 법적 구속력이 떨어진다는 지적도 있다. 대부분 조항이 ‘요구한다(demand)’ ‘촉구한다(call upon)’ 등으로 표현됐기 때문이다. 김숙 유엔대사는 “제재의 형식에선 중국이 미국의 입장을 배려한 대신 결의안 문항의 표현에는 중국의 입장이 반영된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북한의 반발이다. 결의안 채택을 기다렸다는 듯 추가 핵 실험과 미사일 발사 카드가 함께 담긴 외무성 성명으로 맞받아쳤다. 주목되는 건 “조선반도(한반도)의 비핵화는 김일성 유훈”이란 카드를 접은 대목이다. 김정일 국방위원장 시절 미국과의 핵 협상이 고비를 맞을 때마다 ‘전가(傳家)의 보도(寶刀)’처럼 써먹던 원칙을 버린 건 북한이 핵 협상에서 중대한 페러다임의 변화를 나타낸 것이란 분석이다. 두 차례의 핵 실험까지 감행하면서도 북한은 미국의 대북 체제붕괴 위협에 맞서려는 것이라고 주장해왔다.

 미국과의 협상을 통해 체제보장과 관계개선이 이뤄지면 핵 폐기를 통해 한반도 비핵화를 이룰 것이란 논리였다. 최완규 북한대학원대학교 총장은 “김정은의 비핵화 유훈 폐기는 앞으로 형식적 논리에 얽매이지 않고 핵 무기와 이를 실어 미 본토를 위협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의미”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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