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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려운 기사 읽어야 해’ 부담 덜자 신문 수다가 풍성해졌어요

NIE는 혼자 하는 공부가 아니다. 신문은 친구 혹은 가족과 함께해야 교육적 성과를 달성할 수 있는 교재다. NIE를 열심히 하는 학생과 학부모들은 “여러 명이 같이 기사를 읽기만 해도 공부가 된다”고 입을 모은다. 기사를 소재로 대화를 나누며 돈독한 관계도 다질 수 있어 일석이조인 셈이다. 친구와 혹은 가족끼리 신문을 읽으며 재미와 공부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는 이들의 NIE노하우를 들어봤다.

올해 중학교를 졸업하는 김다슬양(왼쪽)과 정지현양은 시사 상식을 늘리기 위해 겨울방학 동안 신문 읽기를 했다. 두 학생은 “재미있는 기사를 찾아 읽기만 해도 TV 뉴스 내용이 이해가 돼 놀랐다”고 말했다. 김진원 기자

“너 이 기사 봤어? 박태환(국가대표 수영선수)이 자기 돈으로 호주 가서 훈련한대.”(정지현·서울 월촌중 3)

 “진짜? 국가대표인데, 훈련비를 국가에서 대주는 게 아니라니. 너무했다.”(김다슬·서울 목운중 3)

수다처럼 시작된 정양과 김양의 이야기는 ‘우리나라 체육시설 부족’ ‘열악한 환경으로 전지훈련을 떠나야 하는 10~20대 국가대표 선수들이 겪는 어려움’으로까지 번졌다. 10여 분 이상 핏대를 세우며 이야기를 나누던 동갑내기 친구는 “우리나라도 선진국 반열에 오른 만큼 문화·체육 시설을 확충해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

 두 학생은 겨울방학 동안 일주일에 한 차례씩 만나 신문 읽기를 해왔다. 같은 아파트에 살면서 자주 만나 책도 같이 읽고 수다도 떨던 사이라 자연스럽게 신문 읽기까지 함께하게 됐다. 정양은 “고등학교에 진학하면 시사상식이 풍부해야 하잖아요. 그때는 시간도 부족할 것 같아서 미리 신문 읽기를 해보기로 했다”고 말했다.

 처음에는 어떤 기사에 대해 이야기를 나눠야 할지 몰라 시행착오도 겪었다. 정치나 경제처럼 생소하고 어려운 내용을 해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이해도 안 되는 기사를 끙끙대며 읽다가 시간만 보내기도 하고, 같은 기사를 읽고 나서도 “무슨 이야기를 할까?” 하며 멀뚱멀뚱 얼굴만 쳐다보는 날도 많았다.

 이들이 NIE 방향을 잡은 것은 어려운 기사를 읽어야 한다는 부담감을 털어내면서부터다. 정양이 먼저 “어려운 것 빼고 재미있는 기사만 읽자”고 속내를 털어놨고, 그 뒤부터는 신문을 읽는 데 속도가 붙었다.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대한 기사, MBC 예능 프로그램인 ‘무한도전’ 관련 기사처럼 눈길을 끄는 내용만 골라 읽고 신나게 수다를 떨었다. 이야기를 나누다 보니 다른 정보들도 눈에 들어왔다. 스포츠 스타들을 좋아하는 김양은 역도선수 장미란씨의 은퇴 기사를 읽고 나서 IOC 위원에 대한 조사를 따로 하기도 했다. 그는 “장미란 선수가 인터뷰에서 IOC 위원이 꿈이라고 했는데, 어떤 일을 하는 직업인지 궁금했다”며 “올림픽 개최지를 선정하는 등 막강한 파워가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고 말했다.

 정양은 “쉬운 기사만 읽었는데도 TV 뉴스가 귀에 쏙쏙 들어온다”며 “고등학교에 진학한 뒤에도 부담 없이 신문 읽기를 계속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질문만 던지기보다 엄마가 함께 NIE 활동해야

홈스쿨링으로 공부하는 김수연(12)양은 지난해부터 엄마 박소원(40·경기도 용인시)씨와 함께 NIE를 시작했다. 박씨는 “아이가 학교를 그만두고 나니 인성교육이 가장 걱정이 됐다”며 “세상을 이해하는 시각을 넓혀줘야겠다는 생각에 NIE를 시작하게 됐다”고 얘기했다.

 박씨는 NIE를 시작한 지 3개월까지는 김양에게 질문만 던졌다. “오늘 무슨 기사가 재밌니?” “이 사람은 왜 이런 행동을 했을까?” “여기서 뭘 느꼈어?” “배울 점은 뭘까?”와 같은 박씨의 물음에 김양은 오히려 입을 굳게 닫았다. 박씨는 “아이에게 너무 어려운 기사를 들이밀고 질문만 퍼부어대니 재미를 느끼기는커녕 신문에 질려버렸던 것 같다”며 웃었다.

 그 뒤부터 박씨는 “NIE는 엄마의 몫”이라고 생각을 바꿨다. 박씨가 신문을 읽다 재미있는 기사를 발견하면 스크랩을 해놓고, 자신의 느낌도 적어놨다. 정성껏 만든 스크랩북을 김양의 눈에 잘 띄는 곳에 펼쳐놓는 것까지가 박씨의 할 일이 됐다. 처음에는 김양이 엄마가 만든 NIE 작품에 호기심을 보이기는 했지만, “예쁘다” “잘 만들었다”는 등 직관적인 언급만 했다. 박씨도 아이에게 “기사 내용까지 읽어 보라”는 식의 주문은 하지 않았다.

 시간이 지나자 박씨가 스크랩을 하고 있으면 김양도 같이 앉아 신문을 들여다보기 시작했다. “이게 무슨 내용이냐”며 먼저 질문을 던지기도 했다. 6개월여가 지나고부터는 짧은 기사는 술술 읽고, 엄마의 스크랩 노트에 자신의 생각도 곧잘 적는 수준이 됐다. 박씨는 “신문을 아이에게 혼자 보라고 하는 건 부모의 과도한 욕심인 것 같다”고 말했다. “신문 스크랩, 자기 생각 쓰기 등 NIE의 여러 작업은 사실 부모가 해야 할 몫인 것 같아요. 아이들에게는 신문을 열심히 읽는 부모의 모습을 보여주고, 그 과정에 잠깐씩 동참하게 하는 것뿐이죠. 부모가 함께해야 교육적 성과를 달성할 수 있다고 봅니다.”

박형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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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