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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틀러 전쟁 연설 자리서 독·불 합동 의회

독일과 프랑스 간 화해의 상징인 엘리제조약 50주년을 맞아 22일 독일 베를린 제국의회(라이히스타크) 의사당에서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양국 의원들이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연설을 듣고 있다. 독일 하원이 있는 이곳은 히틀러가 1939년 9월 1일 제2차 세계대전의 필요성에 대해 연설했던 곳이다. 엘리제조약은 보불전쟁과 1·2차 세계대전 등에서 서로 싸웠던 두 나라의 적대 관계를 청산하는 데 기여했다. 이 조약은 외교·과학·문화·환경·교육 등 전반적인 양국 협력을 증진했을 뿐 아니라 유럽연합(EU)과 유럽 단일 화폐 유로를 탄생시키는 산파역을 했다. [베를린 로이터=뉴시스]

유럽의 앙숙인 독일과 프랑스가 역사적 화해를 위해 엘리제조약을 맺은 지 50주년인 되는 22일. 서설(瑞雪)이 덮인 베를린에서는 성대한 축하행사가 잇따라 열렸다.

 총리 관저인 칸츨러암트에서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을 비롯해 양국 각료가 모두 참석하는 공동 국무회의가 소집됐다. 경축행사 이벤트 중 하나이긴 하지만 서로 다른 두 나라의 정상과 장관들이 한자리에서 회의를 하는 모습은 보기 드물다.

 메르켈과 올랑드는 이날 공동 국무회의 후 가진 합동 기자회견에서 재정 적자와 저성장 등 위기에 빠진 유로존 17개국의 경제적 통합을 강조했다. 특히 메르켈은 독일과 프랑스가 유럽의 위기를 끝내고 성장을 이끌어야 하는 책임감을 갖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오는 6월 열릴 유럽연합(EU) 정상회담에 힘을 싣기 위해 유로존 통합을 위한 구체적 해결책들이 나와야 하는 만큼 양국은 이를 위한 제안을 5월까지 만들 계획”이라고 말했다.

독일과 프랑스는 지난해 2월 6일에도 파리에서 같은 회의를 열었다. 두 나라는 엘리제조약에 따라 정상부터 정부부처 장관, 실무 당국자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정례회담 채널을 가동하고 있다. 각급 지방자치단체 등도 2200개 파트너십을 맺고 있으며 학교나 단체 간에도 긴밀한 협력이 이뤄지고 있다.


 1954년생으로 동갑인 메르켈과 올랑드는 이어 라이히스타크(제국의회) 의사당으로 옮겨 양국 합동 의회 회의에 참석했다. 독일 하원(분데스타크)이 있는 이곳에는 프랑스 의원들을 위해 특별 임시좌석 500개가 놓여졌다. 메르켈과 올랑드는 양국 의원 1000명이 지켜보는 가운데 화해와 협력의 새 시대를 연 엘리제조약의 의미를 계승하고 발전시키자는 연설을 했다. 2시간 동안 진행된 회의 동안 두 나라 의원들도 관계발전을 위한 여러 가지 제언을 했다. 제국의회는 히틀러가 1939년 9월 1일 2차대전의 필요성에 대해 연설한 장소이기도 하다.

 양국 정상과 정치인들은 베를린 필하모니의 기념 연주회에도 참석했다. 독일 베토벤과 프랑스 생상스의 곡들이 조화를 이뤘다.

 하루 전인 21일 베를린에 도착한 올랑드 대통령은 메르켈 총리와 함께 양국 청소년 200명과 TV 토론을 벌였다. 두 나라와 유럽, 그리고 세계의 주요 이슈들에 대한 청소년들의 날카로운 질문에 긴장하면서도 두 정상은 문제 해결을 위해 화합과 협력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고 대답했다. 메르켈은 “독일·프랑스 협력의 기초가 없었다면 독일 통일은 불가능했을 것”이라고 프랑스에 사의를 표했다. TV 토론은 양국이 1990년 공동 설립한 아르테 채널을 통해 생중계됐다.

 엘리제조약 체결에 따라 같은 해 창설된 프랑스-독일 청년사무소(FGYO)는 양국 미래 세대의 이해 증진과 적대 감정 해소에 큰 기여를 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금까지 50년 동안 800만 명 이상이 30만 건 이상의 교류 프로그램에 참여했다. 상대방 국가 언어를 배우는 학생은 8만 명이 넘는다. 독일에서 일하는 프랑스인은 32만 명, 반대의 경우는 28만5000명이나 된다. 과거사 인식의 차이를 좁히기 위해 2006년 발간된 양국 공통역사교과서도 FGYO의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메르켈과 올랑드는 TV 토론 이후 실무 만찬에서 이견을 노출해 왔던 유로존 위기 해법과 아프리카 말리 사태 등 주요 현안에 대해 협의하면서도 협력과 이해를 강조했다.

지난해 프랑스 대선에서 메르켈이 니콜라 사르코지 전 대통령을 거들면서 올랑드와 사이가 나빠졌지만 최근 둘은 사르코지 때처럼 볼을 비비고 인사할 정도로 가까워졌다. 메르켈 총리는 지난 19일 “우리가 함께 했을 때 가장 좋은 새 해법이 나왔다”고 말했다.


◆엘리제 조약=1963년 1월 22일 체결된 독일·프랑스 우호조약. 프랑스의 드골 대통령과 독일의 아데나워 총리는 1958년 처음 만난 후 수차례의 상호 방문 끝에 4년여 만에 역사적인 공식 화해를 이뤄냈다. 이후 양국은 외교정책과 공통 관심사를 결정하기 전에 정상과 외무장관 정례회담 등을 통해 긴밀히 사전 협의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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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