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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잔의 추억, 나 그대에게 드리리

22일 미니콘서트장에서 이장희는 “가수로 다시 태어난 기분”이라고 했다. [사진 J-art]

“전화를 걸려고 동전 바꿨네/ 종일토록 번호판과 씨름했었네/ 그러다가 당신이 받으면 끊었네/ 웬일인지 바보처럼 울고 말았네/ 그건 너…”

 가수 이장희(66)가 통기타를 훑으며 ‘그건 너’를 부르는 순간, 돋보기를 끼고 일렉 기타를 잡은 강근식(67)의 손끝에선 익숙한 리프가 흘러나왔다. 산문적이고 직설적인 가사. 그러나 짝사랑 하는 이에게 전화를 걸면 휴대폰에 ‘흔적’이 남는 지금이기에, 공중전화를 붙든 한 젊은 남자의 이미지는 그 자체로 시가 된다.

 22일 오전 서울 대치동 마리아칼라스홀에서 이장희의 기자간담회 겸 미니콘서트가 열렸다. 데뷔 42년 만에 갖는 첫 전국 투어 콘서트를 앞두고서다.

 “60년대에 지금처럼 강근식이랑 레스토랑이나 클럽에서 노래를 했죠. 72년에 데뷔해서 75년 대마초 파동으로 떠날 때까지 심야방송 DJ를 했어요. 대중 앞에서 노래할 기회가 거의 없었죠.”

 가수로 활동한 기간은 짧았다. 그럼에도 ‘그건 너’ ‘나 그대에게 모두 드리리’ ‘한잔의 추억’ 등 적잖은 히트곡을 남겼다. 활동을 중단한 뒤엔 작곡가로서 ‘한동안 뜸했었지’ ‘장미’ 등의 명곡을 남기기도 했다. 그러나 오랜 세월 그는 스스로도 ‘가수’임을 잊고 살았다. ‘세시봉’ 열풍이 다시 세상으로 불러내기 전까지는. 지난해 ‘나 가수’에서 국카스텐이 ‘한잔의 추억’을 불러 1등을 차지하고, ‘불후의 명곡’에서 이장희 특집이 방송되면서 40년 전의 노래들이 새롭게 살아났다.

그는 다시 무대에 서기 위해 연습을 하고, 연습한 게 아까워 녹음을 하고, 그것이 아까워 또 대중들과 ‘한잔의 추억’을 나누러 나서는 길이다. 그는 “이렇게 열심히 노래 연습을 한 적이 없었다”며 웃었다. 콘서트는 3월 2일 세종문화회관 대극장을 시작으로 부산(9일), 대전(16일), 대구(23일), 전주(4월 6일)에서 열린다.

 “저와 같이 시대를 산 사람들은 제 노래를 들으면서 전부 이십대로 돌아가지 않겠습니까. 추억을 나누는 자리가 되겠죠. 마지막 공연이라 생각하고 육십이 훌쩍 넘은 남자의 혼신의 힘을 다한 노래를 들려드리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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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