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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가 있는 아침] 무릎 위의 자작나무

무릎 위의 자작나무 - 장철문(1966~ )

자작나무가 내 무릎 위에 앉아 있다


돋아나고 있다, 가슴에서도

피어나고 있다


두 그루가 마주보고 있다


내 생애에서 가장 소중한 것을,

한번도 채우지 못한

목마름의 샘을

자작나무가 틔우고 있다


자작나무가 나를 보고 있다

내가 자작나무를 보고 있다


자작나무가 자작나무를 낳고 있다


구겨져서 납작하게 눌린 나무가

잎사귀에 피어서

주름들이 지워지고 있다


내가 자작나무의 무릎 위에 앉아 있다

말수는 적고 말은 느리고 눈빛은 선하고 표정은 해맑은 나무를 닮은 사내가 있다. 그의 무릎 위에 그를 닮은 어린 자작나무가 앉아 피어나고 있다. 마주 보고 있는 두 그루의 나무. 애비나무는 새끼나무를 보며 한 번도 채우지 못했던 목마름의 샘을 틔운다. 자작나무가 낳은 자작나무는 잎사귀가 피고 주름이 지워지고 있다. 세월이 흘러 나뭇가지가 무성해질 무렵이면 애비나무가 새끼나무의 무릎 위에 그렇게 앉아 있을 게다. 내 친구 장철문은 그런 사람이다. 불가에 귀의하고자 했던, 아니 할 뻔했던 그가 출산경과가 좋지 않은 아내와 스무 살의 나이에 먼저 세상을 떠난 작은형의 환한 마중 속에 얻은 생명에게로 마침내 귀의한 것이다. 친구여 아시는가. 나는 벌써 그렇게 두 번이나 귀의했다는 걸.

<곽효환, 시인·대산문화재단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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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