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reLoad Image preLoad Image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다른 기사, 광고영역 바로가기
중앙일보 사이트맵 바로가기

[사설] 국회 택시법 잘못, 한 번으로 족하다

국회발(發) 입법 포퓰리즘에 일단 제동이 걸렸다. 이명박 대통령이 어제 택시를 대중교통 수단으로 인정하는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 개정안’(택시법)에 대해 국회에 재의(再議·거부권)를 요구했다. 국무위원들의 뜻을 수용한 모양새였다.

 이는 마땅하고도 옳은 일이다. 우리가 여러 차례 요구한 바이기도 하다. ‘택시=대중교통’은 세계적으로 유례없는 조치이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매년 1조9000억원의 혈세를 택시업계에 쏟아 붓는 길이 열린다. 공급과잉이란 근원적 문제를 해결하지 않은 채라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될 터이다. 30만 택시기사들의 어려움을 해소한다지만 정작 혜택을 받는 건 소수의 사업주뿐이란 분석도 있다. 연안여객선·전세버스·항공기 등 다른 교통수단과의 형평성 문제도 있다. 자영업자인 개인택시의 영업손실을 국가나 지방자치단체가 보전해 주면서 여타 자영업자들에겐 안 된다고 할 수 있겠느냐는 논란도 예상 가능하다.

 돈을 내야 하는 국민이 동의한다면 여지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절대 다수가 고개를 젓는 일이다. 돈을 집행해야 하는 중앙정부도, 일정 정도의 재정 부담을 떠안아야 하는 지방정부도 난색이다. 결국 국회가 무책임하게 택시업계에 생색을 낸 꼴이다.

 이 대통령이 이번에 민심을, 국익을 앞세운 건 잘한 일이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택시법이 무효화한 건 아니기 때문이다. 거부권 행사는 1차 관문에 불과하다. 국회가 재의결할 수도 있어서다. 재적 의원(300명) 중 과반이 출석하고, 출석 의원의 3분의 2가 찬성할 경우다. 지난번 표결 때 222명이 찬성했으니 재의결 가능성이 작다고 보기도 어렵다. 민주통합당은 “반드시 재의결하겠다”고 다짐하고 새누리당은 “민주당이 기어코 재의를 해야 되겠다고 요구하면 수용할 생각”이라고 한다.

 이제 국회에 요구한다. 입법권 자랑에 앞서 숨을 고르고 생각해 보라. 국민이 반대하는 법안을 처리한 후폭풍 말이다. 유사한 입법 포퓰리즘 요구엔 또 어떻게 대응할 터인지도 말이다. 총파업에 나서겠다는 택시업계의 대응을 곱씹어볼 필요가 있다. 다른 이익단체들이라고 보고 배우지 않겠는가. 이익단체들이 실력행사에 나설 때마다 매번 국회가 국민과 척지고 입법권을 휘두를 텐가.

 마침 정부가 택시를 대중교통에서 제외하는 대신 택시요금을 현실화하고 감차 보상 대책을 마련하며 LPG 가격을 안정시키겠다는 내용의 대체입법안(택시지원법)을 마련했다. 논의해 볼 만한 현실적 방안이라고 판단한다. 재의결 절차에 들어가기에 앞서 국회는 대체입법안부터 검토해야 한다. 지난해 말 정부의 말은 듣지도 않고 택시업계의 손부터 들어주었던 잘못을 반복해선 안 된다.

 국회의원 한 명 한 명에게도 요구한다. 재의결을 하게 되더라도 국익만 생각하라고 말이다. 무기명 투표이니 눈치 볼 까닭도 없다. 그게 헌법적 의무인 동시에 같은 실수를 두 번 되풀이하지 않는 지혜다.
AD
온라인 구독신청 지면 구독신청

중앙일보 핫 클릭

PHOTO & VIDEO

shpping&life

뉴스레터 보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 군사안보연구소

군사안보연구소는 중앙일보의 군사안보분야 전문 연구기관입니다.
군사안보연구소는 2016년 10월 1일 중앙일보 홈페이지 조인스(https://news.joins.com)에 문을 연 ‘김민석의 Mr. 밀리터리’(https://news.joins.com/mm)를 운영하며 디지털 환경에 특화된 군사ㆍ안보ㆍ무기에 관한 콘텐트를 만들고 있습니다.

연구소 사람들
김민석 소장 : kimseok@joongang.co.kr (02-751-5511)
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