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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새 청와대 조직, 업무중복 우려 없나

새 정권의 청와대 조직 개편안에 비효율이 우려되는 부분이 적잖다. 업무영역이나 지휘계통이 애매한데 인수위는 제대로 설명하지 못한다. 그래서 개편안이 밀실에서 성급하게 성안(成案)된 게 아니냐는 의문이 있다.

 외교·안보 분야는 한반도 상황관리가 핵심이다. 북한 급변 사태나 도발, 핵 실험, 미사일 발사 같은 상황에 대처하는 것이다. 이를 위해선 정보가 보고되고 결정이 내려지는 구조가 어느 분야보다 신속하고 간결해야 한다. 그런데 박근혜 당선인은 장관급 국가안보실장을 신설하면서 차관급 외교안보수석을 그대로 두기로 했다.

 발표된 조직도를 보면 외교안보수석은 비서실장 지휘를 받는다. 그렇다면 국가안보실의 위상과 기능은 무엇인가. 인수위는 국가안보실이 중·장기적인 전략적 대응과 종합적 정보분석 등을 관할한다고 말한다. 이는 공허한 구상일 수 있다. 전략과 정보가 매일 현장에서 발생하는 생생한 상황과 무관할 수 없다. 그렇다면 외교·국방·통일부와 국정원은 국가안보실과 외교안보수석을 모두 업무창구로 삼아야 하나. 그리고 미국의 국가안보보좌관을 비롯한 외국의 안보부서는 누구와 협의해야 하는가. 사정이 이런데도 김장수·윤병세·유민봉 등 인수위 핵심인사들은 새 조직의 기능을 제대로 밝히지 못했다.

 신설된 국정기획수석과 미래전략수석도 구분이 모호하다. 이미 경제수석도 있으니 경제 관련이 3명으로 늘어나는데 구획정리가 간단치 않다. 미래전략이라는 건 현재의 국정 어젠다(agenda)와 떼어서 생각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렇다면 별도로 둘 필요가 있을까. 국정기획수석이 정권의 경제·사회·복지 공약을 챙기면서 그 연장선상에서 미래전략을 짜는 게 더 자연스럽지 않은가. 자리를 만들면 담당자는 존재감을 과시하기 위해 의욕을 보이게 되어 있다. 비슷한 업무에서 의욕 경쟁이 벌어지면 혼선과 중복이 불가피하다.

 청와대 개편은 국회 입법사안이 아니어서 박근혜 당선인의 재량이 크다. 시간적 여유도 정부조직보다는 더 많다. 전·현직 관리와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필요하다면 재고(再考)도 피할 일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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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