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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랍의 봄 역설 … ‘악의 꽃’ 알카에다만 활짝

‘아랍의 봄’이 북아프리카 지역을 알카에다 무장조직들의 춘추전국시대로 만들고 있다. 무장세력들은 이슬람 지하드(성전)를 명분으로 내세우면서 실제로는 권력 공백을 틈탄 지역 패권을 노린다. 알제리 인질극과 말리 내전 배경에도 이 조직들의 세 과시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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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알제리 천연가스시설 인질극을 벌인 ‘마스크 여단’은 지난해 알카에다 북아프리카 지부(AQIM)에서 분리됐다. 수장 모크타르 벨모크타르가 내부 권력 다툼을 벌이다 무리를 이끌고 떨어져 나왔다. 이들은 겉으로는 지하드를 외치지만 마약·밀수·인신매매 등을 통해 거액을 벌어들인다. 이번 인질극도 AQIM 지도자인 압델하미드 아부 자이드와 벨모크타르 사이의 다툼에 기인한 것으로 보는 시각이 있다. 프랑스의 말리 내전 개입을 핑계대긴 했지만 실제로는 조직의 파워 과시가 목적이다.



 뉴욕타임스는 19일(현지시간) “아랍의 봄의 평화적 성격이 알카에다에 타격을 준 듯해도 오히려 치안 불능을 틈타 알카에다가 더 창궐하게 됐다”고 지적했다. 실제 이들 테러 점조직들은 리비아의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 몰락 이후 급속히 세를 확장했다. 허술한 국경 관리와 무기·병력 반출이 자양분이 됐다. 일자리를 잃은 군인들과 감옥에서 풀려난 범죄집단, 경기침체로 반정부 심리를 갖게 된 극단적 청년층이 동조했다. 이들은 공권력 공백을 이용해 산악지대 등으로 은신해 지역 맹주로 활개 친다. 알카에다라는 브랜드를 내세우긴 해도 각자 이해가 앞선다.



 알카에다를 더 이상 단일 조직으로 볼 수 없다는 분석도 있다. 미 의회조사국(CRS)의 2010년 보고서에 따르면 알카에다는 9·11 테러 및 아프가니스탄 전쟁을 거치며 중앙집중형 조직에서 모세혈관으로 분화했다. 보고서는 “오사마 빈 라덴이라는 CEO가 명령을 내리는 기업체와 비슷했던 알카에다가 현재는 필요에 따라 지휘체계가 분산된 글로벌 네트워크 조직으로 확산됐다”고 썼다. 현재 알카에다 연계·세포조직은 70여 개국에 흩어진 것으로 추산된다.



 이에 따라 북아프리카 무장세력 대응 해법을 놓고 전문가들의 의견도 갈린다. 무장세력 안에 과격 이슬람주의와 반정부 세력, 소수민족 해방운동, 조직폭력배에 가까운 범죄세력이 뒤섞여 있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이에 따라 각국이 중앙집권화된 ‘큰 알카에다’가 아니라 춘추전국으로 활개치는 ‘소규모 알카에다’들을 분석하고 상대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점조직의 연쇄 도발 가능성도 고민이다. 나이지리아가 말리 사태에 병력을 지원하는 동안 또 다른 세력이 나이지리아 유전시설에 난입할 우려가 있다.



 이번 사태에서 또 하나 주목할 것은 서구 출신 테러리스트의 부상이다. 18일 프랑스 르몽드에 따르면 인질로 잡혔던 한 남성이 “완벽한 영국식 악센트의 영어를 구사하는 테러범이 있었다”고 증언했다. 로이터통신 역시 정보기관 관계자를 인용해 첫날 구출작전 중 사살된 테러범 11명 중 한 명이 프랑스 국적이었다고 전했다. 알카에다 등 이슬람 극단 무장세력이 서구 국적의 젊은이들을 전사로 훈련시키고 있다는 사실은 여러 차례 확인된 바 있다. 지난해 12월 26세 영국인이 AQIM에 합류하기 위해 모리타니와 말리 국경을 넘으려다 당국에 체포된 적도 있다.



 위장과 침투가 상대적으로 쉬운 이들은 주로 유럽이나 미국 본토에 투입돼 자금조달 등을 위한 세포 조직이나 소규모 테러를 주도하는 데 활용됐다. 하지만 이번 인질극과 같은 지하드의 전면에 직접 서구인이 나선 것은 매우 이례적이다. 로이터는 “사하라 지역 전체에서 다국적 이슬람주의자들의 항거에 직면할 수 있다는 서구 지도자들의 걱정이 이번 인질극을 통해 현실로 확인됐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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