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씽크빅만 남은 윤석금 “작은 대로 새로 시작”

지난 18일 오전 웅진그룹이 입주해 있는 서울 충무로 극동빌딩이 잠시 술렁였다. 윤석금(68) 웅진그룹 회장이 오랜만에 모습을 드러낸 것. 마침 이날은 웅진 계열사 대표(CEO) 10여 명이 참석하는 사장단 간담회가 있던 날. 하지만 윤 회장은 이들과 인사도 하지 않고 자리를 떴다. 웅진 관계자는 “지난해 9월 기업회생절차(법정관리)를 신청한 이후 (윤 회장이) 몇 차례 회사를 찾았지만 경영 현안에 대해 전혀 언급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웅진 법정관리 신청 넉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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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로 이틀 전인 16일, 웅진은 채권단과 줄다리기 협상 끝에 웅진케미칼과 웅진식품·웅진패스원 등을 매각하기로 합의했다. 넉 달여를 끌어온 웅진의 회생 계획안이 윤곽을 드러낸 것이다. 계획안대로라면 공교롭게도 윤 회장이 1980년 처음 창업한 ‘모태’인 웅진씽크빅 등 출판 계열사만 남게 된다.



 이날 윤 회장은 밤 9시가 넘어서야 서울 이태원동 자택으로 귀가했다. 지인과 저녁식사를 겸해 바둑을 두고 돌아오는 길에 기자와 마주쳤다. 수척해진 모습에 건강 상태를 묻자 그는 “괜찮아요. 매일 남산에 오르는데 뭘…” 하면서 가볍게 웃었다. 요즘 윤 회장은 오전엔 부인과 남산에 오르고, 오후엔 오랜 취미인 바둑 두는 것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한다.



 웅진씽크빅만 남게 되는 것을 두고, 이제 창업 초기로 돌아가게 됐다고 하자 윤 회장은 “그 얘기는 2~3월에 합시다”며 말을 아꼈다. 그러나 지인들에 따르면 윤 회장은 법정관리 초기의 쇼크에서 벗어나 담담하게 ‘위기 이후’를 준비하고 있다. 한 측근은 “윤 회장이 요즘 ‘작으면 작은 대로 새로 시작하면 된다’는 말을 주문처럼 외운다”고 전했다. 비록 외형이 작아졌더라도 경영 일선으로 돌아오고 싶다는 심중을 분명하게 내비친 것이다.



 웅진은 코웨이(약 1조1000억원)와 웅진케미칼(2500억원 안팎), 웅진식품(800억~900억원) 등을 팔아 1조4000억원대 유동성을 마련할 수 있을 전망이다. 전체 1조6000억~1조7000억원대인 그룹 차입금을 상당 부분 해소할 수 있다.



 뒤늦게나마 명예회복을 한 것도 윤 회장에겐 위안거리다. 법정관리를 신청할 당시 그는 고의 부도설, 재산 빼돌리기 같은 루머에 시달렸다. 이에 대해 법원과 채권단은 얼마 전 대부분 ‘혐의 없음’이란 결론을 내렸다. 그의 오랜 지인은 “윤 회장은 누구보다 투명경영을 해왔다고 자부하는 인물”이라며 “이 일로 상처는 남았겠지만 최소한의 자존심은 회복한 셈”이라고 말했다.



 당장 눈앞의 이슈는 사재 출연이다. 채권단은 웅진씽크빅을 남겨놓는 대가로 윤 회장에게 21일께 사재 출연을 요구하는 공문을 보낸다는 방침이다. 윤 회장 일가는 코웨이 매각 대금 970여억원과 웅진케미칼 지분 9.9%, 웅진식품 지분 11% 등을 보유하고 있다.



 종잣돈 7000만원으로 헤임인터내셔널을 설립, 재계 31위 대기업을 일군 윤 회장은 ‘샐러리맨 신화’로 불린다. 80년대 이후 창업을 통해 재계 30위권에 오른 경우는 웅진이 유일하다. 하지만 건설과 태양광·금융 분야로 무리하게 사업을 확대하면서 좌초했다. 세계경영연구원 전성철 회장은 “윤석금 회장은 재계에 모처럼 나타난 ‘영웅 기업인’이다. 이런 기업인의 ‘부활 문화’를 만드는 것도 우리 사회의 숙제”라고 말했다. 서울지법 파산부는 다음 달 20일께 웅진그룹 회생 계획안을 인가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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