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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에서] 올스타전 열린 경산시, 알고보니 최경환 총재 지역구

송지훈
스포츠부문 기자
여자프로농구연맹(WKBL)은 20일 경북 경산실내체육관에서 올스타전을 개최했다. 즐거운 웃음과 화려한 이벤트로 가득한 행사였다. 5036석의 체육관을 꽉 채운 농구팬들은 중부 올스타(우리은행·하나외환·KDB생명)와 남부 올스타(삼성생명·신한은행·KB국민은행)의 맞대결을 즐겼다.



 이번 대회는 인구 24만 명의 소도시 경산에서 열렸다. WKBL은 2002년 이후 지난해까지 총 10차례 올스타전을 치렀는데, 모든 경기가 서울을 비롯해 부천·용인·안산 등 기존 구단의 연고지에서 열렸다. ‘파격’을 단행한 이유에 대해 WKBL은 ‘농구 불모지인 경산에 여자농구의 저변을 넓히기 위한 결정’이라는 설명을 내놓았다. 하지만 일부 구단에서는 올스타전과 그에 앞서 챌린지컵(1월 13~19일, 프로와 아마추어가 겨룬 대회)이 경산에서 치러진 것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다. 실내체육관이 충분치 않은 곳에 프로팀들이 몰리다 보니 몇몇 구단은 훈련을 위해 서울 혹은 지방 연습장을 왔다갔다해야 했다. 유소년 농구 클리닉 등 부가 행사가 지나치게 많아 선수들이 쉴 시간이 부족하다는 볼멘소리도 나왔다.



 이와 관련해 농구계는 “올스타전 장소 선정 과정에 WKBL 총재의 정치적인 입김이 작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경산은 현역 국회의원인 최경환(58·새누리당) WKBL 총재의 지역구다. 정황상 ‘여자농구 팬들을 위한 축제를 지역구 관리에 이용했다’는 의혹을 받기에 충분하다.



 올스타전 전날의 재래시장 방문 이벤트가 대표적이었다. 올스타전 출전 선수들은 19일 오후 경산시장을 방문해 상인들에게 목도리를 둘러주고 물건도 사주며 격려했다. 이 자리에 최 총재도 동행했다. 현장에서 만난 WKBL 관계자는 “대형마트 등장으로 갈수록 설 곳이 좁아지는 재래시장 상인들을 격려하기 위해 이번 이벤트를 기획했다”고 설명했다. 한 상인은 최 총재가 여자농구 선수들과 취재진을 잔뜩 데리고 나타나자 기자를 붙잡고 “최경환 의원이 또 무슨 선거에 나왔느냐”고 묻기도 했다.



 근래 들어 정치인들이 체육 관련 단체장에 오르는 것을 우려하는 시선이 늘고 있다. 일부 정치인이 체육 발전이라는 순수한 의도 대신 자신의 정치적인 입지를 강화하는 도구로 스포츠를 악용하는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본지 1월 17일자 24면>



 최근 원로 농구인들은 대한농구협회장 선거를 앞두고 “현역 국회의원인 이종걸(56) 회장이 더 이상 협회장을 맡아서는 안 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 회장은 3선 출마를 포기할 가능성이 크다. 정치인이 자신의 목적을 위해 체육단체를 이용한다면 체육인들도 그냥 당하지만은 않는다는 걸 보여준 사례다. 최경환 총재가 깊이 새겨야 할 장면이다.



송지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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