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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일기] 세종시 19억원 버스의 불편한 진실

박성태
경제부문 기자
지난 18일 오후 4시30분 세종청사 앞 바이모달트램 정류장. 5분 전에 정시 도착했어야 할 버스가 오지 않자 모여 있던 공무원 20여 명이 웅성거렸다. “바이모달트램이 고장 나 벌써 며칠째 차고지에 있다는데 왜 대체 투입된 버스도 안 오는 거야. 이러다가 KTX 놓치는 거 아냐.”



 세종특별자치시 교통의 중추를 담당할 바이모달트램이 세종시 대중교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세종시의 간선급행버스체계(BRT)에 투입할 운송 차량은 버스와 열차의 장점을 모두 갖춰 바이모달트램이라고 불린다. 둘(버스와 열차)을 의미하는 바이, 이동을 뜻하는 모달, 전용선을 달리는 열차의 특성을 감안한 트램의 합성어다.



 세종시는 명품복합도시라는 목표와 위상에 걸맞게 첨단 교통수단 투입을 추진했다. 하지만 이 첨단 차량이 자칫 애물단지로 전락할 위기에 빠졌다. 툭 하면 고장 나고 수리를 위해 차고지에서 낮잠을 자고 있기 때문이다. 현재 시범운영을 위해 들여온 두 대 모두 지난 2주간 ‘수리 중’ 상태여서 세종시민들은 분통을 터뜨리고 있다.



 왜 이렇게 됐을까. 가장 큰 문제는 트램의 가격이다. 한 대당 19억원에 달한다. 차량 제작업체인 한국화이바 관계자는 “우선 부품이 비싼데 배터리는 1억원이 넘고, 발전기도 억대다. 어떤 부품은 수입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아무리 대량 생산을 해도 10억원 밑으로는 가격이 떨어지기 어렵다.



 비싸도 운송 능력만 좋으면 문제될 게 없다. 그러나 시민들 사이에선 ‘전설의 트램’이라고 불린다. 뭔가 신기한 교통수단이 있다는데 운에 따라 탈 수도 있고 없기도 하기 때문이다. 차량이 비싸다 보니 대량 투입이 불가능해 운행 간격이 한 시간에 한 대꼴이다. 더구나 지금은 고장 때문에 대체 투입된 전세버스만 씽씽 달리고 있다. 주민 박수진씨는 “그냥 버스 두 대 연결한 건데 19억원이라면 너무 낭비 아닌가”라고 꼬집었다. 19억원이면 45인승 고급 버스 16대를 살 수 있다.



 국토해양부는 여전히 트램의 장점만 강조한다. “그게 일반 버스와 달라요. 도로에 자석이 깔려 있는데, 그 신호를 받아서 열차처럼 운행할 수가 있거든요. 운전기사 없이도 갈 수가 있지요.” 하지만 도로교통법상 트램에도 운전기사가 반드시 타야 한다.



 고장은 이해할 수 있다. 문제는 장기적인 대중교통 수단 계획이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의 구입 계획은 올해부터 3년간 1년에 4대씩이다. 앞으로도 트램은 ‘전설’이 될 가능성이 크다. 비싼 운영비도 골치다. 연간 ㎞ 당 5억원이 소요된다. 세종시 노선에선 연간 150억원이 넘는다. 시민들은 비싼 트램 한 대보다 더 자주, 더 다양한 노선을 운행하는 대중교통을 원한다. 자주 탈 수 있어야 대중교통이니까.



박성태 경제부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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