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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의 시시각각] 박근혜, 사격장에 가야 한다

김진
논설위원·정치전문기자
1968년 1월 21일은 일요일이었다. 박정희 대통령 가족은 청와대 본관 2층에 살았다. 이틀 전 파주에서 무장공비 무리를 보았다는 신고가 들어와 있었다. 박 대통령은 감기약을 먹고 일찍 잠자리에 들었다. 성심여고 1학년 박근혜도 침대에 들었다.



 그날 밤 10시15분쯤 첫 총성이 울렸다. 대통령 가족 침실에서 약 500m 떨어진 곳이었다. 북한 특공대가 최규식 종로서장에게 기관단총을 갈긴 것이다. 군경 수색대가 공비들과 교전했다. 기관단총과 수류탄 소리가 겨울 밤하늘을 찢었다.



 박근혜는 자신과 가족에 대한 테러를 평생 다섯 번 겪었다. 70년 북한 공비들은 국립묘지 정문에 폭탄을 설치하다 실패했다. 74년 어머니, 79년 아버지, 2006년엔 박근혜 자신이 테러를 당했다. 가족이 처음 테러 목표가 된 건 68년 1·21사태다. 오바마 대통령의 큰딸 말리아는 15세다. 그에게 비유하면 1·21사태는 알카에다 테러분자들이 백악관 침실 500m까지 접근해 온 것이다.



 1·21사태는 대통령과 국민을 바꿔놓았다. 20일 후 박 대통령은 경호실 사격장을 찾았다. 대통령은 권총과 카빈 소총을 번갈아 쏘았다. 육영수 여사에게도 총 다루는 법을 가르쳐주고 사격을 시켰다. 대통령의 사격 장면은 신문에 실렸다. 7월엔 육 여사가 M-1 소총을 들어보는 사진이 찍혔다. 그해 4월 250만 향토예비군이 창설됐다. 대통령은 “일하면서 싸우고 싸우면서 건설하자”는 구호를 쓰기 시작했다. (안병훈 편저 『대통령 박정희』)



45년이 흘렀다. 하지만 북한은 달라지지 않았다. 자신들의 요구를 들어주지 않으면 여전히 테러를 저지른다. 2010년엔 천안함을 폭침하고 연평도를 불바다로 만들었다. 68년 북한은 휴전선 철책 사이로 공비들을 보냈다. 2010년엔 바다 밑으로 잠수함부대를 보냈다. 연평도 때는 하늘 위로 포탄을 날렸다.



 역대 대통령 중에서 박근혜는 가장 유동적이고 위험한 상황을 맞고 있다. 박정희 때 김일성은 도발했지만 북한에 핵은 없었다. 노무현 때 북한은 핵을 만들었지만 김정일이라는 안정된 권력이 있었다. 지금 김정은은 불안한 3대 세습이다. 왕조를 빼고 인류 역사상 3대까지 성공한 독재권력은 없다. 카다피는 1대, 시리아 아사드는 2대에서 무너졌다.



 햇볕론자들은 개혁·개방으로 북한이 비(非)도발 국가가 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이는 현실적이지 않다. 공산독재가 개혁·개방에 성공한 사례가 있기는 하다. 78년 덩샤오핑, 그리고 86년 고르바초프와 베트남 지도부다. 하지만 이들은 북한과 결정적으로 다르다. 개인숭배와 권력부패가 없었다.



 개인숭배와 권력부패가 있으면 개혁·개방이 어렵다. 개방 바람이 불면 인민이 진실에 눈을 뜨기 때문이다. 그러면 정권 자체가 위험해진다. 90년대 초 동유럽권이 무너질 때 김정일에겐 개방의 기회가 있었다. 서방국가에서 공부했다는 김정은도 개혁·개방을 안다. 그런데도 못하는 건 결국 개인숭배와 부패 때문이다.



 박근혜 임기 중에도 북한의 개혁은 어려울 것이다. 물론 그렇다고 변화를 유도하는 노력을 포기해선 안 된다. 하지만 환상은 금물이다. 북한을 조금이라도 바꾸는 건 달러나 식량이 아니다. 원칙 있는 대응이다. 남한이 평화를 구걸하진 않으며 도발엔 대가가 따른다는 걸 보여주는 것이다. 이 원칙을 지켜낸 게 이명박 정권이다. 현인택 전 통일부 장관, 천영우 외교안보수석, 그리고 김관진 국방장관 3인이 중요한 일을 해냈다. 북한에 이들은 절도 있는 교육가였다.



 1·21은 과거가 아니다. 천안함과 연평도에 살아 있다. 박근혜 정권에서도 언제든 터질 수 있는 폭탄이다. 공산주의자를 다루는 법을 박근혜는 잘 알 것이다. 오른 손엔 총을 굳게 잡고, 왼손을 내미는 것이다. 힘과 원칙 없이 공산주의를 이긴 사례가 없다. 청와대에 들어가면 박근혜는 사격장에 가야 한다. 가녀린 독신 여성 대통령이 K-1 소총을 조준하는 사진이 신문에 실려야 한다. 그래야 북한이 생각을 고쳐먹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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