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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자유학기제, 부작용이 더 걱정이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어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업무보고에서 자유학기제 등을 주요 추진 안건으로 보고했다. 자유학기제란 중학교 1학년 학생에게 한 학기 동안 필기시험 등의 부담을 주지 않고 자신의 적성과 소질을 찾아 진로를 탐색하는 기간을 주는 것을 말한다. 학생과 학부모가 오로지 대학입시만을 향해 초·중·고교 12년을 내달리는 우리의 교육 현실에서 자유라는 말이 주는 의미는 각별하다. 중학생이 이 기간 동안 자신의 장래를 설계하고,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다면 이보다 바람직한 일은 없을 것이다. 유럽에서도 중학교 기간 중 직업탐색 교육이 있다고 하니 누가 이런 취지에 반대하겠는가.



 문제는 이런 좋은 취지가 우리 학교 현실에서 잘 살려지기 힘들다는 데 있다. 자녀가 중학교에 들어가면 학부모들은 자녀의 성적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외국어고교 등 특수목적고교, 자율형 사립고처럼 좋은 대학에 보내는 학교에 들어가려는 경쟁이 시작되기 때문이다. 자유학기 기간 동안 경쟁의 강도는 줄지 않을뿐더러 그 경쟁의 부담은 학교가 아닌 학부모의 손에 맡겨질까 우려된다. 학부모들은 한 학기 동안 자녀의 학업성적을 높이기 위해 사교육으로 달려갈 우려도 있다. 자칫 자유학기가 사교육학기제로 변질될 수 있다.



 현재 기업 등의 참여로 진로 교육을 위한 인프라가 구축되고 있으나 내년부터 전국의 학년 40여만 명이 일시에 쏟아져 나온다면 이 학생들을 수용할 수 있을 정도는 아직 못 된다. 또한 한 학기 동안 중학교가 학생들을 위해 제대로 된 현장 체험학습 기회를 제공할 수 있을지도 걱정스럽다. 학교가 열의마저 보이지 않는다면 학생들은 시간만 허비하는 일이 벌어질 수도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발표된 교육정책 가운데 나쁜 취지를 담고 있는 것은 없었다. 대신 취지가 제대로 살려지기는커녕 혼란만 초래된 사례는 수없이 많다. 자유학기제 역시 조급하게 추진될 일이 아니다. 교과부와 인수위는 원점으로 돌아가 정책의 현실 적합성을 따져야 한다. 그래도 시행하겠다면 철저한 준비가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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