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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 FOCUS] 러시아 문학의 새 지평을 여는 작가들

이수연 교수 경희대
“샘! 러시아 작가는 ‘도스’와 ‘톨스’밖에 없나요.”

한 학생이 어느 날 딴죽 걸 듯 던진 질문이다. 러시아 문학가 하면 가장 먼저 도스토옙스키와 톨스토이가 언급될 가능성은 100%에 가깝다. 좀 더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푸시킨, 고골, 체호프를 떠올릴 수도 있을 것이다. 19세기 러시아 대문호의 명작들이 주는 영혼의 큰 울림을 부정할 수는 없다. 문학이 문화의 중추적 역할을 하는 ‘문학 중심주의’가 깊이 뿌리내린 러시아에서 작가는 작가 이상의 위상을 누려왔다. 그들은 시대적 질곡에 대한 깊은 성찰과 그에 따른 실천을 두려워하지 않는 지식인의 전형이었고, 러시아 민족의 정신적 지도자였다.

그렇다고 ‘도스’와 ‘톨스’, 그리고 ‘푸시킨’밖에 없겠는가? 그 학생의 질문은 고전이라는 명품에 대한 맹목적 믿음 때문에 19세기 러시아 작가들의 울타리 안에 갇혀 있던 우리 현실을 꼬집는 뼈 있는 ‘딴죽’이 아닐 수 없다.

울리츠카야의 대표작으로 올해 한국에 소개된 중편 『소네치카』.
올해 울리츠카야가 토지문화재단이 수여하는 박경리 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그런 우리의 현실에서 꽤 고무적인 일이다. 울리츠카야 외에도 현대 러시아 문단에 19세기 고전의 명맥을 잇고 있는 작가는 많다. 울리츠카야와 함께 러시아 여성문학 1세대에 속하며, 동시에 1990년대 러시아 문학의 아이콘으로 부상한 톨스타야와 페트루셉스카야는 익살과 해학의 정수를 보여주는 체호프의 시학, 도스토옙스키 심리주의 소설의 계승자로 꼽힌다. 이들의 문학적 성과는 남성작가들의 전유물로 여겨졌던 권위 있는 문학상 수상으로 입증된다. 한편 울리츠카야와 함께 박경리 문학상 수상 후보에 올랐던 마카닌은 전체주의 이데올로기로 점철된 소비에트 사회의 부조리를 폭로한 대표적 작가다. 현재 마카닌의 문학은 날카로운 시선으로 일상을 지배하는 미시권력의 실체를 파헤치는가 하면 물질주의와 폭력에 도취된 현대사회의 질곡을 보여주는 새로운 전쟁문학의 지평을 열고 있다.

알고 보면 국내에 번역돼 있는 20세기 러시아 문학이 그리 적은 것은 아니다. 20세기 초의 작가 블록, 마야콥스키, 벨르이 등을 비롯해 소비에트 작가들의 작품도 다수 번역돼 있다. 금서였던 성경을 대신한 문학으로 꼽히는 불가코프의 작품뿐만 아니라 노벨상을 받은 솔제니친의 작품을 들 수 있다. 이 외에 러시아 현대 문학의 뜨거운 감자로서 지금까지도 꺼지지 않는 문학논쟁을 불러일으키고 있는 포스트모더니즘 계열의 작가 펠레빈, 소로킨 등의 작품도 번역돼 있다. 판타지와 추리소설의 대가라 할 수 있는 작가들의 작품도 만날 수 있다. 한때 푸틴보다 더 중요한 러시아 인물로 뽑히기도 했으며, 러시아 최초로 천문학적 판매부수를 기록한 마리니나의 추리소설, 지식인을 위한 추리소설로 평가되는 아쿠닌의 작품, 컴퓨터 게임으로도 유명한 글루호프스키의 판타지, 러시아 ‘판타지 문학’의 시조가 된 루키야넨코의 작품 등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장르문학도 번역돼 있다. 그러나 상업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러시아 현대문학의 번역·출판이 그다지 활발하지 않으며, 번역된 작품에 대한 광고나 홍보는 거의 전무하다. 게다가 장르 문학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번역이 학술 연구의 일환으로 이뤄지고 있다.

이수연 교수 경희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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본 기사는 [러시스카야 가제타(Rossyskaya Gazeta), 러시아]가 제작·발간합니다. 중앙일보는 배포만 담당합니다. 따라서 이 기사의 내용에 대한 모든 책임은 [러시스카야 가제타]에 있습니다


또한 Russia포커스 웹사이트(http://russiafocus.co.kr)에서도 확인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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