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악취 벌레 들끓던 쓰레기섬, 지금 가보니 '헉'

13일 오전 낙동강 하구의 을숙도 갯벌. 청둥오리·고방오리 700여 마리가 무리를 지어 한꺼번에 날아올랐다. 파란 하늘이 이내 철새들의 날갯짓으로 뒤덮였다. 좀처럼 보기 힘든 장관을 놓칠세라 40대 탐조객이 연신 카메라 셔터를 눌렀다. 다른 한쪽에서는 천연기념물 201호인 큰고니 수백 마리가 먹이를 찾아 움직이고 있었다. 낙동강하구에코센터에 근무하는 이원호 박사는 “낙동강 하구의 대표종인 고니가 한 해 3000마리 이상 을숙도를 찾고 있다”고 말했다.



쓰레기섬 을숙도, 다시 철새 천국 되다
하굿둑 놓기 전 100만 마리 찾던 곳
폐기물 쌓이자 새들 타지로 떠나
습지 만들고 나무 심은 지 10년
9만까지 줄었던 새 18만 마리로

 한때 ‘쓰레기섬’으로 전락했던 을숙도가 철새 낙원으로서의 옛 명성을 되찾고 있다. 을숙도 살리기를 위한 10년 노력의 결실이다.



 을숙도는 낙동강 물살에 쓸려온 토사가 쌓여 생긴 263만㎡(80만여 평) 크기의 모래섬이다. 1980년대 중반까지만 해도 한 해 100만 마리 이상의 고니·기러기 등이 찾아오는 동양 최대의 철새 도래지였다. 바닷물과 강물이 만나는 곳이어서 플랑크톤·조개류·민물게·물고기 등 새들의 먹잇감이 많았기 때문이다. 주변 농경지는 철새들의 쉼터와 먹이터로 안성맞춤이었다.



 하지만 87년 낙동강 하굿둑 완공으로 먹잇감이 줄면서 철새들의 발길이 뚝 끊겼다. 농경지는 개발 붐을 타고 공장과 주거지로 바뀌어 갔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을숙도는 90년대부터 부산 시민의 생활폐기물과 분뇨, 준설토를 묻거나 버리는 섬으로 지정됐다. 철새의 낙원이 악취와 벌레가 들끓는 ‘쓰레기섬’으로 바뀐 것이다. 보금자리를 잃은 철새들은 창원 주남저수지나 창녕 우포늪, 일본 가고시마현 이즈미시 등의 대체 습지로 떠났다. 60년대부터 지금까지 1000여 차례 낙동강 하구에서 철새 모니터링을 해온 경성대 우동태(80) 조류관장은 “90년대엔 철새 개체수가 80년대의 5∼10% 수준으로 떨어졌다”고 말했다.



지난 9일 낙동강 하구 을숙도 갯벌에 날아든 큰고니와 청둥오리 떼. 한동안 쓰레기섬이었던 을숙도는 부산시의 생태공원화 사업 등 10년간의 노력으로 철새 낙원의 옛 명성을 되찾았다. 이곳 조류 개체수는 지난해 18만1575마리였다. [송봉근 기자]


부산시는 2003년 철새의 서식 실태에 대한 공식 모니터링을 시작하는 등 을숙도 살리기에 착수했다. 처음 3년 동안 128억원의 예산을 들여 을숙도 남쪽 파밭과 쓰레기장·분뇨처리장을 4개의 큰 습지로 바꿨다. 여기에 물억새와 각종 나무를 심어 철새공원을 조성했다. 2009년부터는 4대 강 사업 구역에 포함돼 600억원이 넘는 예산이 확보됐다. 이 사업으로 을숙도 북쪽의 준설토 적치장이 대형 습지와 생태공원으로 탈바꿈했다. 생태공원에는 20만 그루의 나무가 자라고 있다.



 사라졌던 습지가 하나 둘씩 생겨나자 철새가 돌아오기 시작했다. 개체수는 2003년 9만4481마리에서 지난해 18만1575마리로 늘었다. 새들이 돌아오자 부산시는 을숙도에 탐방로를 만들고 곳곳에 탐조대를 설치했다. 을숙도 공원화 사업은 지난해 말 끝났다.



 허남식 부산시장은 “을숙도를 사람과 자연이 공존하는 공간으로 복원시키는 데 막대한 예산이 투입됐다”며 “철새들이 다시는 을숙도를 떠나지 않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부산=위성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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