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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리연구가 문인영씨 ‘요리 선물’ 노하우

요리연구가 문인영씨가 친구에게 전할 요리 선물을 정성스레 포장하고 있다.


 한 해가 시작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내 옆을 지켜주는 고마운 사람들이 떠오른다. 지난해 전하지 못한 고마운 마음에, “올해도 함께 힘내자”는 마음을 담아 선물을 하고 싶지만 무엇을 해야 할지 막막하다. 고마운 마음에, 정성까지 듬뿍 담은 요리 선물은 어떨까. 서툰 요리 솜씨탓에, 혹은 어떤 요리를 해야 할 지 몰라서 선뜻 시도하지 못하는 사람들을 위해 요리연구가로, 선물하기 좋은 요리 레시피와 노하우를 소개한 『계절의 선물』을 낸 문인영(31)씨가 나섰다.

 4일 오전 11시, 상수동에 위치한 요리스튜디오 ‘101레시피’. 문 씨가 친구를 위한 요리 선물을 준비하고 있다. 1시간 전, 어슷 썰어 소금에 재워둔 오이를 꺼내 물기를 짠 후 식초·설탕·두반장·고추기름으로 만든 소스에 슥슥 버무리자 붉은 색이 입맛을 당기는 ‘중국식 오이피클’이 완성됐다. 미리 준비해 둔 ‘연근 고추장 장아찌’와 ‘단감 장아찌’를 냉장고에서 꺼내오자, 테이블 위엔 한 접시면 밥 한 그릇을 뚝딱 해치울 ‘밥 도둑’ 밑반찬 3품이 자리했다.

 문 씨는 “얼마 전, 임신한 친구가 있는데 요즘 입덧 하느라 밥맛이 없다고 해서 입맛을 돋우면서 건강까지 챙겨줄 밑반찬을 준비했다”며 뿌듯하게 바라봤다. 친구를 위한 선물인만큼 포장도 빼놓을 수 없는 법. 문씨는 예쁜 유리병을 꺼내 조심스럽게 하나씩 반찬을 담았다. 반찬을 담을 유리병은 미리 깨끗하게 씻은 뒤 뜨거운 물에 소독해 준비했다. “국물이 있거나 냄새가 나는 요리는 새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는 것이 문씨의 설명이다. 그는 3개의 병을 준비한 밑반찬으로 각각 채운 후, 리본으로 묶어 포장했다.

 문 씨는 평소에도 지인들에게 마음을 담아 요리를 하고 이를 예쁘게 포장해 선물하곤 한다. “지난해 여름, 지인들이 함께 야근을 하고 있다고 해서 수박화채를 보낸 적이 있어요. 모두 돌아가면서 문자와 인증샷을 보내왔어요. 인증샷이 페이스북과 트위터 같은 SNS에 올라오자 선물을 받지 못한 주변 사람들이 자기들에게도 선물하라며 질투 섞인 메시지를 보내왔지만 화채 덕에 더위를 식혔다는 지인들의 반응에 행복하고 즐거웠어요.” 요리 선물은 돈을 주고 사는 선물과 다른 의미가 있다. 만드는 사람의 정성이 담기기 때문이다. 문 씨는 “먹는 즐거움을 싫어할 사람은 없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먹는 선물은 받자마자 바로 먹기 때문에 선물 받는 사람의 반응을 바로 확인할 수 있다”고 귀띔했다. 선물을 받는 사람의 입맛에 따라 간이나 달콤함 정도도 선택할 수 있어 일대일 맞춤 선물도 가능하다는 것도 장점이다. 밑반찬이나 잼처럼 두고두고 먹는 음식을 먹을 때마다 선물한 사람을 떠올릴 수 있다.

 그는 자신처럼 요리 선물을 하고 싶은 사람들을 위해 “먼저 어떤 자리에 보낼 선물인지를 생각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예를 들어, 여럿이 함께 있는 회사에 보낼 때는 케이크처럼 여러명이 나눠 먹기 좋은 것으로 한다. 케이크를 보낼 때는 1회용 앞접시나 포크 등을 함께 준비한다. 만약 회사에서 야근을 할 때는 출출함을 달래줄 약식이나 토르티아롤처럼 가볍게 먹기 좋은 메뉴 혹은 회사에서 먹기 좋은 과일이 적합하다. 개인에게 보낼 때는 쿠키·파이·초콜릿 등 서랍에 넣고 먹기 좋은 간식거리나 핸드메이드차 종류를, 어르신에게는 반찬이나 떡을 선물한다. 메뉴를 결정하기 어렵다면 계절의 느낌을 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그는 “봄에는 계절의 분위기에 맞춰 홈메이드 요거트와 생블루베리를 올린 컵케이크 등을 선물해 봄의 나른함을 깨워주라”고 조언했다. 여름에는 천연 아이스크림, 완두콩배기 빙수처럼 더위를 잊게 하는 청량감 넘치는 요리를, 가을에는 제철에 난 식재료로 만든 수정과, 당근 케이크, 호박파이를, 크리스마스와 밸런타인데이가 있는 겨울에는 생초콜릿, 블랙 포레스트, 브라우니처럼 달콤함이 마음까지 녹일 수 있는 요리를 선물하면 센스있게 보인다.

 요리 선물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도 있다. 선물을 고를 때 받는 사람의 취향을 고려하듯 음식 역시 마찬가지다. 상대방이 안 먹는 식재료가 있다면 피하고 단맛을 싫어한다면 단맛을 줄인 요리를 선물한다. 받는 사람이 회사에 있다면 냄새가 많이 나는 것들은 피한다. 선물을 받은 후, 이동해야 한다면 이동이 불편하거나 이동시 상태가 급격하게 변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선물이기 때문에 포장도 중요하다. 오래 두고 먹을 수 있는 차나 쨈, 기한 안에 먹어야 하는 음식은 만든 날짜나 유효기간을 적을 수 있는 스티커를 붙이거나 태그를 달아주면 좋다. 추석이나 설에는 친환경 포장재로 최근 각광받고 있는 보자기를 이용해 정성스럽게 매듭을 지어 포장한다. 문씨는 마지막으로 “주변의 소중한 사람을 위해 서툰 솜씨여도 정성과 사랑을 담아 요리 선물을 해보라”며 “선물하는 사람의 진심과 사랑의 온기가 상대에게 전해질 거라”고 웃었다.

<송정 기자 asitwere@joongang.co.kr/사진=김진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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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