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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이나 공습, 이번엔 기술

지난주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소비자가전전시회(CES). 삼성전자는 전시관 맨 앞에 세계 최대 크기의 110인치(2.79m) 초고선명 TV를 내걸었다. 그러나 이 제품의 핵심 부품이자 틀에 해당하는 110인치 패널은 중국 BOE 제품이다. 김현석 삼성전자 TV사업부장은 “삼성도 패널을 만들 수 있지만 함께 들어가는 다른 부품을 한꺼번에 생산하기는 쉽지 않다”고 말했다.

 또 다른 형태의 중국 공습이 시작됐다. 지금까지 전방위 저가 물량 공세였다면 이제는 한국의 첨단 분야를 겨냥한 기술 공습이다. 당장 부품 산업에서 한국의 지위가 위태롭다.

 한국무역협회는 2011년 세계 1위(수출 시장 점유율 기준)에서 밀려난 한국 제품이 26개나 된다고 13일 밝혔다. 이 가운데 12개는 중국이 한국을 밀어냈다. 정보기술 산업의 필수품이 된 액정 디바이스, 각종 산업에서 활용도가 높은 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PET) 분야 등에서다. 새로 1위가 된 제품 16개를 감안해도 한국의 1위 제품 수는 61개로 1년 전보다 10개 줄었다. 2년째 내리막이다. 게다가 1위에 오른 한국 제품을 턱밑까지 추격한 중국 제품은 13개다. 중국의 한국 제품 추월도 2009년 2개, 2010년 7개, 2011년 12개로 해마다 늘고 있다. 중국의 기술 공습은 부품·소재 수출업체는 물론 대중 흑자 기조를 유지해온 한국 경제의 입지도 위협하고 있다. 외국에서 부품을 사다 쓰지 않고, 중국 내에서 부품을 생산·조달하는 ‘차이나 인사이드(China Inside)’가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중국의 스마트폰 업체 화웨이는 CES에서 선보인 새 스마트폰에 자체 제작한 쿼드코어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를 넣었다. AP는 스마트폰의 두뇌에 해당하는 반도체 칩이다. 대다수 회사가 퀄컴·인텔 등의 제품을 사다 쓰는데, 중국이 AP를 자체 제작한 것이다. 세계에서 자체 제작한 AP로 스마트폰을 만드는 회사는 최근까지 삼성전자뿐이었다.

 앞으로가 더 문제다. 중국은 첨단장비 제조, 신세대 IT 등을 7대 전략 산업으로 육성하고 있다. 7대 산업이 국내총생산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3년 내 4배(2%→8%)로 늘린다는 계획이다. 최남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중국의 7대 산업은 한국의 주력 육성 산업과 겹친다”며 “경제민주화에 발목이 묶여 성장 산업 육성을 소홀히 할 경우 돌이킬 수 없는 결과를 빚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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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