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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 실종이 90% … 지방선 이미 비상

지난 3일 충남의 한 지역 노인들이 유모차를 끌고 눈길 위를 걷고 있다. 요즘 노인들은 지팡이 대신 유모차를 보행 보조수단으로 이용하고 있다. 충남지역 8개 시·군은 이미 노인 비율이 20%를 넘는 초고령 사회에 접어들었다. [프리랜서 김성태]
지난해 12월 5일 전남 고흥군 동강면의 한 하천에서 송모(83)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송씨는 이틀 전 경찰에 실종 신고가 접수된 상태였다. 그는 치매 노인이었다. 길을 잃은 채 마을을 배회하다 하천에 빠졌다. 수심이 30㎝도 채 되지 않는 곳이었다. 하지만 치매를 앓던 송씨는 스스로 하천에서 빠져 나올 방법을 찾지 못했다. 가족들이 애타게 찾아 헤맸지만, 끝내 송씨는 싸늘한 주검으로 돌아왔다.

 노인들이 사라지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65세 이상 실종 노인에 대한 신고 건수는 2008년 2721명에서 지난해 3989명으로 늘어나는 추세다. 죽었는지, 살아있는지 확인조차 안 되는 노인도 증가했다. 실종 노인 가운데 미발견자는 2008년 12명에서 지난해 8월 기준 128명으로 10배 이상 늘었다. 특히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진입하는 2026년께는 실종 노인이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본지 취재팀이 지난 3~4일 이미 초고령사회로 진입한 충남·전남의 시·군 5곳을 취재한 결과 실종 노인 문제가 지역 사회의 시급한 과제로 자리잡고 있었다.

 특히 충남의 경우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389명의 노인이 실종됐다. 하루 평균 1.1건이다. 이는 전국의 노인 실종 신고 건수(3989명)의 약 10%에 해당되는 수치다. 이 때문에 충남 경찰은 노인 실종 사건을 살인·강도 등 강력 사건에 준하는 위급한 사건으로 다루고 있다. 지난해 12월 18일 충남 금산에서 곽모(74) 할아버지가 실종되자 금산경찰서는 곧바로 특별수사팀을 꾸렸다. 하지만 곽씨는 9일 만에 인근 야산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충남 부여경찰서 강영일 생활안전계장은 “대도시에서 강력 사건이 발생하면 수사본부를 차리는 것처럼 노인 비율이 높은 충남에선 노인 한 분이 실종되더라도 20~30명 규모의 대규모 수사팀을 꾸린다”고 말했다. 실제 부여에선 최근 실종 사건을 해결하기 위해 수색용 헬기 2대를 띄우기도 했다. 충남지방경찰청은 노인 실종 사건에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 이른바 모바일 채팅을 이용한 ‘카톡 치안’도 실험하고 있다. 노인 실종 사건이 벌어질 경우, 지방청장부터 일선 지구대장까지 동시에 대화가 가능한 카톡방을 개설해 실시간 보고 체계를 구축한다.

 실종되는 노인들의 대다수는 치매 환자다. 전남 고흥경찰서 박주용 생활안전과장은 “실종 신고가 접수되는 노인 가운데 90% 이상이 치매 환자”라고 말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으로 65세 이상 노인 가운데 치매 환자는 전체의 9.1%(53만4000명)에 달했다. 특히 치매 노인은 우리나라가 초고령사회로 들어가는 2026년께 100만 명에 육박할 것으로 예측된다.

 학계에서는 이 같은 추세라면 ‘2026년 초고령 대한민국’에선 노인 실종 사건도 지금보다 2배 이상 늘어날 것으로 전망한다. 김기웅 국립중앙치매센터장은 “치매 노인의 경우 배회 증상을 보이거나 장소 지각 능력이 떨어져 실종될 위험성이 매우 크다”며 “치매가 증가하면 실종 노인도 늘어날 수밖에 없는 만큼 초고령사회에 대비한 노인 안전대책을 시급히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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