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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추적] 방학은 알바 시즌 … 철 만난 임금착취·인권침해

지난 9일 오후 10시30분. 서울시 관악구 신림동의 한 음식점에선 앳된 얼굴의 아르바이트생 4명이 설거지와 청소를 하고 있었다. 부지런히 바닥을 쓸던 고교생 김모(17)양은 “원래 근무시간은 오후 4~10시지만 뒷정리를 하다 보면 보통 30분~1시간 정도를 더 일한다”며 “아예 1시간을 더 채우면 모르지만 30~40분 정도 더 일해도 원래 정한 6시간 몫밖에 받지 못한다”고 말했다. 현재 일을 배우는 중인 김양이 받는 시급은 4500원. 올해 시간당 최저임금인 4860원에 미치지 못하는 금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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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행 근로기준법상 청소년(만 18세 미만)은 고용노동부 장관의 인가 없이는 야간(오후 10시~오전 6시) 근무를 할 수 없다. 인가를 받아 야간 근무를 하는 경우 별도의 수당을 받아야 한다. 더구나 수습기간이라 해도 아르바이트 같은 1년 미만의 단기계약일 경우 반드시 최저임금 이상을 줘야 한다.

 그러나 현실은 달랐다. 기자가 이 음식점 주변의 안내판에 붙어 있는 아르바이트 구인광고를 보고 8곳에 전화를 해 봤다. 하지만 절반이 “일 배우는 시간이 필요하다”며 최저임금보다 낮은 시급을 제시했다.

 “최저임금은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자 한 업주는 “방학 때라 중학생도 서로 하겠다고 난리다. 싫으면 관두라”며 되레 호통을 쳤다.

 겨울방학을 맞아 아르바이트 일자리를 찾는 청소년이 크게 늘고 있다. 2011년 고용노동부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13~18세 청소년 10명 중 3명(29.1%)이 “최근 1년간 아르바이트를 해 본 적이 있다”고 답했다. 하지만 이들의 근로 여건은 법적 기준에도 못 미치는 경우가 많다. 안태호 청년유니온 노동상담팀장은 “특히 방학 때 청소년 아르바이트생이 급증하는데, 이때가 연중 근로환경이 가장 나빠진다”며 “올 겨울방학도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고용노동부와 교육과학기술부, 여성가족부는 ‘청소년 근로환경 개선 종합대책’을 발표했다. 지난해 8월 충남 서산에서 아르바이트 여대생이 일하던 피자가게 사장에게 성폭행을 당하고 목숨을 끊은 사건이 일어나자 대책을 마련한 것이다. 당시 정부는 감독 대상 사업장을 기존 1900곳에서 3800곳으로 늘리고 사업장 점검 횟수를 연 4회 이상으로 늘려 상시 감독을 하겠다고 약속했다.

 그러나 종합대책 발표 후 첫 번째 방학을 맞아 지난 7일 시작된 고용부의 청소년 근로사업장 감독은 예년과 큰 차이가 없다.

 감독 대상이 두 배로 늘었지만 담당 근로감독관의 숫자는 변함이 없다. 고용부는 퇴직 전문인력을 ‘청소년 근로조건 지킴이’로 위촉해 청소년 근로조건 전반을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올해 200명을 위촉한다는 계획만 잡혀 있을 뿐 현재 활동 중인 인원은 한 명도 없다.

 익명을 요구한 지방의 한 근로감독관은 “감독관 1명이 관내 업소 중 4곳을 골라 점검한다”며 “인원이 부족하다 보니 위법사항을 적발하고 시정조치를 내려도 서류상 답변만 받을 뿐 실제 시정됐는지 현장 확인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또 현재 규정상 근로감독관은 점검 대상 업체에 미리 고지한 뒤 감독을 나가고 있다.

 김기헌 한국청소년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국제노동기구(ILO)는 근로감독을 불시에 하도록 권고하고 있다”며 “현재와 같은 방식으로 사업주들에게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기 힘들다”고 말했다.

 솜방망이 처벌도 문제다. 고용부에 따르면 2011년 한 해 동안 점검 사업장(2711곳)의 88%(2384곳)가 법규를 위반한 것으로 확인됐지만 3곳만 형사처벌을 받았다. 고용부 관계자는 “올해부터 법을 반복적으로 위반한 경우에는 즉시 사법처리를 하는 등 엄중하게 대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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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