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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호의 국산 방망이, 미즈노 한방 먹였다

이대호는 일본프로야구 진출 첫해 타격 실력뿐 아니라 한국 야구용품의 숨겨진 힘을 보여줬다. 일본의 강타자들이 이대호가 쓰는 국산 배트를 찾고 있다. 이대호가 지난해 5월 28일 요코하마전에서 국산 하드스포츠 방망이로 시즌 10호 홈런을 때려내고 있다. [중앙포토]


‘빅보이’ 이대호(31·오릭스)가 수출역군이 됐다. 일본 열도에 한국 야구용품 바람을 몰고 왔다.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일본 대표팀 주장인 아베 신노스케(34·요미우리)와 글로벌 스포츠용품 업체인 미즈노가 이대호 때문에 한국산 야구 배트에 반했다.

‘하드스포츠’ 제품 사용해 타점왕
입소문 나며 수출 4배 늘어
일본 WBC팀 4번 타자 아베
미즈노에 “똑같게 만들어 달라”



 WBC 일본 대표팀 주장인 아베는 지난 6일 괌에서 자율훈련을 시작했다. 이날 그의 손에는 평소 자신이 사용하는 배트가 아닌, 이대호의 주황색 방망이가 들려 있었다.



 사연이 있었다. 센트럴리그 소속인 아베는 지난해 퍼시픽리그와의 교류전에서 이대호를 만나 방망이 한 자루를 얻었다. 국내 중소 야구용품 브랜드인 ‘하드스포츠’ 제품이었다. 그런데 아껴 쓰던 그 배트가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부러지고 말았다. 아베는 이대호에게 빌렸던 것과 같은 방망이를 맞추기로 결정하고, 부러진 배트를 미즈노에 보내 원본과 똑같이 복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그는 “내가 평소에 쓰던 것보다 30g가량 무겁다. 헤드의 무게를 느낄 수 있다. 타격 중심이 방망이 끝에 있는 것 같다”며 만족스러워했다. 일본 스포츠신문 스포니치는 “일본이 WBC 3연패를 하려면 숙적인 한국을 꺾어야 한다. 대표팀 4번 타자인 아베가 ‘이대호 방망이’로 한국을 타도할 계획이다”고 보도했다.



아베
 미즈노는 사사키·제트와 더불어 일본의 3대 야구 브랜드다. 특히 미즈노는 최고 레벨의 선수들에게만 협찬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스즈키 이치로(뉴욕 양키스), 오가사와라 미치히로(요미우리)가 이 제품을 쓴다. 미즈노는 요미우리 4번 타자인 아베와 거액의 연간 후원 계약까지 체결했다. 연습용이라고는 하지만, 아베가 한국산 제품을 복사해 사용하는 것 자체가 미즈노엔 굴욕이다.



 한동범 하드스포츠 대표는 “최근 들어 미즈노가 관리하는 선수들이 하드스포츠 등 국내 배트를 쓰기 시작했다”며 “미즈노도 위기감을 느꼈는지 우리 쪽에 ‘가공된 A급 원목(캐나다산 단풍나무)을 보내 달라’고 했다. 세이부 외야수 구리야마 다쿠미는 직접 전화를 걸어 ‘이대호가 쓰는 배트와 똑같은 것을 만들어 달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대호 덕분에 수출도 크게 늘었다. 국산 제품은 일본 유명 브랜드에 비해 가격이 30% 이상 싸지만 인지도가 낮은 탓에 수출 물량이 많지 않았다. 한 대표는 “이대호가 시즌 내내 ‘하드’ 제품을 쓰면서 수출이 종전보다 4배나 늘었다”며 “일본 내 사회인 및 고교 야구팀에서 우리 제품을 주문하기 시작했다. 스포츠 선수 한 명이 해외에 진출해 수출역군이 됐다”고 말했다.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홍보 효과는 더 크다. 이대호는 일본 진출 첫해인 지난 시즌 퍼시픽리그 타점왕(91개)에 올랐다. 홈런 공동 2위(24개)·타율 10위(0.286)·안타 5위(150개)·출루율 4위(0.368)·장타율 2위(0.478)를 기록하며 퍼시픽리그 베스트9(1루수)에 선정됐다. 이대호는 “아베 말고 다른 선수들도 ‘배트 좀 빌려 달라’는 말을 많이 한다. 성적이 좋다 보니 어떤 방망이를 쓰는지 궁금한 모양이다”며 “일부러 한국산 장비를 선물하고 있다. 난 신발과 장갑을 제외한 장비는 모두 한국산을 쓴다. 국내 제품이 값도 싸고 질도 좋다는 걸 알리고 싶다”고 말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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