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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공약 이행은 심기가 아니라 현실의 문제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일부 공약에 대해 관련 부처가 재원문제 등을 들어 난색을 표하자 양측 사이에 긴장감이 조성되고 있다. 특히 부처 주장이 인수위 보고에 앞서 보도되자 당선인 측은 부처가 언론을 통해 부처 이익을 지키려 한다는 부정적인 인식을 갖고 있다. 박선규 당선인 대변인은 지난 12일 “일부 부처에서 현실적인 문제를 들어 난색을 표명했다는 보도가 먼저 나오는 건 바람직하지 않다”며 “국민 입장에서 문제를 풀려는 의지 없이 과거 관행에 기대어 문제를 유지해 가려는 것에 (당선인이) 불편함이 있다”고 말했다. 대선 이래 당선인의 ‘불편한 심기’가 언급된 건 처음이다.

 대표적인 논란은 ‘4대 중증질환 치료비 100% 보장’과 군복무 단축(21→18개월) 공약이다. 복지부는 4대 질환에 대해 특실과 1~2인실 입원료, 특진료, 간병비, 고가(高價) 치료비 등을 보험으로 보장하면 환자들이 모두 이를 이용하려 할 것이라고 지적한다. 재원도 큰 문제지만 환자들의 정신적 해이로 건강보험제도 자체가 존속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방부는 2020년까지 병력이 64만 명에서 52만 명으로 줄어들게 돼 있는데 복무기간마저 줄이면 전력 약화가 심각하다고 주장한다. 사병의 공백을 메우려고 부사관을 늘리려면 월급과 부대시설 등 연 1조원이 추가로 필요하다고 지적한다.

 안보·복지 등 대부분의 공약은 지극히 현실적인 실현의 문제다. 취지가 아무리 좋아도 재원은 가능한지, 무리한 재원조달로 국가경제에 충격은 없는지, 지나친 복지로 개인의 책임감이 훼손되지는 않는지 신중하게 따져야 한다. 특히 복무기간 단축은 당선인이 투표를 사흘 남겨두고 성급히 발표한 것이다. 그러니 더욱 철저한 검토가 필요하다. 올해는 시작부터 성장률 전망이 2.8%로 낮아지고 원화 강세로 수출도 위협받는 등 재원 창출 여건이 악화되고 있다.

 부처의 주장이 틀렸다면 당선인은 자신의 공약 연구팀을 통해 구체적인 반박 자료를 내놓아야 한다. 현실엔 현실로, 논리엔 논리로 대응해야지 ‘불편한 심기’를 거론하는 것은 권위주의로 비칠 수 있다. 공약 이행은 심기가 아니라 현실의 문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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