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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대통령은 택시법 거부하고 정치권은 수용해야

한국 사회는 국회발(發) 입법 포퓰리즘에 맞설 저항력이 있는가. 엊그제 정부로 이송된, 택시를 대중교통으로 인정하는 ‘대중교통 육성 및 이용촉진법 개정안’(택시법)이 그 가늠자다.

 택시법이 ‘악법’이란 건 절대다수가 공감하는 사안이다. 택시업계는 경영난을 호소해 왔지만 정작 문 닫는 회사는 없었다. 전국에서 불법 도급택시 수만 대가 운행 중이기도 하다. 택시 승객은 주는데 택시 면허는 늘고 있다. 이런 현실을 해소하지 않고 혈세를, 그것도 매년 1조9000억원까지 쏟아붓겠다니 누가 동의하겠는가. 택시업계에선 “지원 규정만 있다”고 하지만 그건 1조원에 대한 얘기일 뿐이다. 세제 지원 등으로 9000억원은 이미 챙겼다.

 우리가 더 우려하는 건 장차 잇따를 유사한 입법 요구다. 사실 섬과 육지를 오가는 유일한 교통 수단이란 점에서 연안여객선이 택시보단 대중교통 수단답다. 그럼에도 연안여객선법이 아닌 택시법이 통과된 건 이익집단의 힘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SNS의 원조 격인 택시의 구전 홍보력과 한국노총 위원장이 택시노조 위원장 출신이란 게 맞물렸을 것이다. 지난해 총선 때 민주당과 손잡았던 한국노총이 대선에선 중립을 택했고 새누리당이 선거 후 택시법 드라이브를 걸었다는 사실에 주목하는 이가 많다. 향후에도 비슷한 일이 없으리란 법이 없다.

 택시법이 선례가 돼선 안 된다. 자칫 관례가 될 수 있어서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재차 거부권을 행사하도록 촉구한다. “법 자체만 보면 거부권을 행사할 일”이란 참모들의 판단은 옳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공약이란 사실에 연연해선 안 된다. 이 대통령도, 박 당선인도 5년간 국민으로부터 통치권을 위임받았을 뿐이다. 국익을 우선해야 한다.

 박 당선인도 신중해야 한다. 그는 “공약을 발표할 때 그것을 만든 분들이 피곤할 정도로 따지고 또 따졌다”고 했다. 택시법은 그러지 않았다. 정치권도 심도 있는 논의를 하지 않았다. 지금 이 순간 택시법 확정 이후 파란을 가장 잘 아는 건 이 대통령과 현 정부다. 대통령의 결정을 박 당선인도, 정치권도 수용해야 한다. 그나마 그게 택시법 처리 잘못을 만회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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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