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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층 낮아진 위원장실독립된 총괄간사실



"중앙선데이, 오피니언 리더의 신문"



5년 전에도 당시 이명박 대통령 당선인은 삼청동 금융연수원에 인수위를,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에 당선인 집무실을 각각 뒀다. 그 공간 구성을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그대로 벤치마킹한 셈이다. 다만 특별위원회 위치는 다르다. 5년 전엔 이 당선인이 국가경쟁력강화특위를 교육부 교원소청심사위원회에 뒀지만 박근혜 당선인은 2개 특별위(국민대통합위·청년위)를 정부청사 창성동 별관에 뒀다. 창성동 별관은 보안이 더 잘되고 관리 비용이 덜 든다는 장점이 있다.



건물 내 공간 배치에서도 미묘한 차이는 드러난다. 박근혜 인수위에선 위원장실·부위원장실이 별관 1층에 있다. 5년 전엔 별관 2층에 있었다. 행정안전부 김재흠 팀장은 “1층의 접근성이 좋은 데다 김용준 인수위원장이 (소아마비로) 다리가 불편한 점도 고려된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대신 2층엔 총괄간사실을 별도로 뒀다. 국정기획조정분과 간사이자 9개 분과의 조율을 맡은 유민봉 총괄간사의 입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박근혜 인수위는 9개 분과를 한 건물(별관) 안에 집어넣었다. 5년 전 이명박 인수위(표 참조)는 박근혜 인수위보다 분과가 2개 적은 7개였지만 별관엔 분과 5개만 두고 나머지 2개(경제 1·2분과)는 대변인실과 함께 별도 건물인 본관에 뒀다. 박근혜 인수위가 본관을 쓰지 않는 이유에 대해 새누리당 관계자는 “보안을 훨씬 더 중시하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아무래도 한 건물만 쓰는 게 관리가 편하다는 것이다.



운영 방식도 딴판이다. 5년 전 인수위가 거침 없는 행보로 ‘점령군’이라 불린 것과 달리 2013년 인수위의 기조는 ‘조심 또 조심’과 ‘반면교사’다. 김용준 인수위원장과 인수위원들은 하나같이 낮은 자세를 강조한다. 그러면서 과거 이명박 인수위의 일부 인사가 명함을 들고 다니며 호가호위했던 것을 염두에 두고 명함도 가급적 만들지 않겠다고 한다.



수년간 박 당선인을 보좌해온 한 측근은 “이명박 인수위가 처음부터 권력을 행사했던 것과 달리 박근혜 인수위가 은인자중하는 건 박 당선인이 대통령은 한 사람이어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당선인 신분으로 현직 대통령의 영역을 침범하지 않으려 한다는 것이다. 이 측근은 “이명박 인수위엔 정치인 실세가 많이 포함돼 이런저런 이야기가 언론에 흘러나왔지만 박 당선인은 인수위에 그런 인사들을 배제했다”고도 했다. 박 당선인이 정책 전문가들로 인수위를 구성해 철저히 실무 중심 친정체제를 구축하고 정보 유출 통로도 차단했다는 것이다. 실제 박근혜 인수위는 인수위원 26명 중 교수 출신이 61%(16명)에 달한다. 관료 출신은 5명(19%), 전업 정치인은 1명(한광옥 국민대통합위원장)뿐이다. 전업 정치인(국회의원·9명·31%)-교수(11명·37.9%)-관료(9명·31%) 출신이 비슷한 비율로 기용됐던 이명박 인수위와 판이하다. 정부 부처에서 파견된 공무원인 전문위원(국장급)·실무위원(과장급)도 53명으로 5년 전(73명)보다 20명 줄었다.



인수위 인사들이 통상 새 정부 내각과 청와대로 진출하던 모습도 달라질 전망이다. 이명박 인수위에선 강만수 경제1분과 간사, 백용호 인수위원, 유인촌 자문위원이 각각 기획재정부 장관, 공정거래위원장,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에 임명됐고 곽승준 인수위원, 이주호 간사, 이동관 대변인이 국정기획수석, 교육과학문화수석, 청와대 대변인으로 직행했다. 하지만 박 당선인의 핵심 측근은 “당선인의 구상은 애초부터 인수위 멤버와 새 정부 멤버는 분리한다는 것”이라고 했다. 꼭 필요한 인사라면 새 정부에 참여할 수 있지만 원칙론이 그렇다는 설명이다.



이에 따라 유민봉 총괄간사가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과 비슷한 코스를 밟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 교수는 박 장관과 행정고시 23회(1979년) 동기인 데다 성균관대 교수를 지냈다는 공통점이 있다. 박 장관은 5년 전 인수위에서 정부 조직 대수술을 주도했는데 유 교수도 정부 조직 개편 방향을 정하는 국정기획조정분과를 맡았다. 하지만 유 간사는 은둔형 학자에 가까워 다른 길을 걸을 것이란 시각도 있다.



인수위 내 분위기도 다르다. 이명박 인수위가 당선인의 기업인적 성격이 반영돼 매일 오전 7시30분에 회의를 여는 ‘얼리버드형’으로 유명했다면 박근혜 인수위는 오후 2시에도 회의를 여는 등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실속을 중시한다. 박근혜 인수위가 보안을 강조하다 보니 과거 인수위보다 활기와 흥이 덜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 이명박 인수위 상임자문위원을 지낸 배준영 전 국회 부대변인은 “DJ(김대중 전 대통령) 인수위 땐 홍어가 공수됐고 5년 전엔 포항에서 과메기가 공수돼 요깃거리가 됐다”고 기억한다. 하지만 박근혜 인수위의 한 실무자는 “할 일도 많고 보안도 강조돼 점심·저녁을 구내 식당에서 해결하고 간식이라곤 귤 정도가 전부”라고 전했다.



함성득 고려대 교수(대통령학)는 “이명박 인수위는 정권교체를 한 데다 총선이 바로 이어져 정치인도 많고 논공행상이 있었는데 박근혜 인수위는 그런 환경이 없어 전문가 중심의 실무형 인수위가 될 수 있었다”고 평했다. 그러면서도 “현재 인수위는 인수만 하고 내각 구성은 당선인 사무실이 하는데, 정권이 빨리 안착되려면 청와대 인수가 빨라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백일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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