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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 Sunday]누구 위한 ‘깜깜이’ 인수위인가

류정화 정치부문 기자
18대 대통령직인수위원회의 정부 업무보고 이틀째인 12일. 윤창중 대변인은 국세청과 국정원, 법무부와 대검찰청, 지식경제부의 업무보고 결과를 한마디로 정리했다. “현재로서는 원만하게 진행되고 있다”라고 말이다. 그리고 “언론에서 전혀 사실이 아닌 내용을 보도할 경우 국민께서 혼선을 겪게 될 것이기 때문에 대통령직인수위원회는 업무보고에 대한 세밀한 브리핑에 신중을 기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브리핑을 통해 ‘브리핑을 하지 않는 이유’를 브리핑한 셈이다.

대신 윤 대변인은 “당선인이 격노했다는 보도, 누군가와 전화통화하는 중간에 끊었다는 보도, 현 정부에 대한 비판 자제령을 내렸다는 보도는 사실이 아니다”라며 언론의 잘못된 보도를 꼬집었다. 또 “부정확한 보도, 소설성 기사, 흠집내기 기사 등은 국민과의 소통과 국민의 알 권리를 저해한다는 생각에서 기회 있을 때마다 입장을 밝히겠다”고 되레 언론에 엄포를 놓았다.

업무보고뿐 아니다. 인수위와 관련된 대부분의 사항이 ‘밀봉(密封)’된 상태다. 모든 인수위 분과가 모여있는 서울 삼청동 금융연수원 별관은 관계자가 아니면 입장 자체가 불가능하다. 5년 전 17대 인수위 때 각 분과별 사무실의 위치와 책상 배치까지 출입기자들에게 소개했던 것과는 정반대다. 사무실 앞에서 기자들이 아침저녁으로 진을 치고 인수위원들의 출퇴근길을 지키지만 들을 수 있는 말은 “미안합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등의 사과와 변명뿐이다. 전화도 받지 않는다. 함구령이 아니라 폐구령(廢口令)이다.

인수위가 예전처럼 설익은 정책에 대한 언론보도가 쏟아질까봐 걱정하는 것도 이해 못할 일은 아니다. 5년 전 ‘오렌지-아륀지(orange)’ 논쟁에 가려 정작 영어교육 정책이 어떻게 개선됐는지 기억하는 국민은 많지 않은 것이 그 예다. 더구나 이번 인수위는 스스로 “새 정부의 정책을 생산하는 기능과 역할을 갖고 있는 곳이 아니다”라고 규정했다.

그러나 인수위는 최고 권력의 교체 업무를 담당한다. 8대 무역강국이자 한 해 예산만 342조원을 쓰는 대한민국의 변화 방향은 초미의 관심거리다. 인수위에서 과거 정권의 잘잘못을 꼼꼼히 살피고 잘못을 반복하지 않기 위한 논의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해야 하는 이유다. 포퓰리즘에 젖어 제시했던 대선 공약의 현실성도 재점검할 필요가 있다.

박 당선인은 7일 인수위 첫 전체회의에서 “우리가 선진국이 되기 위해 넘어야 할 마지막 관문은 사회적 자본을 축적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윤 대변인은 “사회적 자본이란 한마디로 신뢰 사회이며, 이는 지도자나 정부가 앞장서서 구체적인 신뢰를 위해 노력할 때 축적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국민더러 모르는 사람을 어떻게 믿으란 말인가. 뭘 알아야 신뢰가 생긴다. ‘깜깜이 인수위’라는 오명을 벗는 게 신뢰의 시작이 돼야 한다.

포함의 아픔을 아직도 그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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