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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호 비서실장 "朴당선인과 식사 자주하나" 묻자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의 유일호 비서실장을 단독으로 만났다. 8일 오후 청와대 경호팀과 사복 경찰관 5명, 전·의경 6명이 정문부터 출입을 통제하고 있는 서울 종로구 통의동 금융감독원 연수원 본관에서다. 면담은 본관 1층 대기실에서 40분간 이뤄졌다. 박 당선인과 유 실장의 사무실이 있는 본관 4층에는 접근할 수 없었다. 강당을 개조한 듯한 대기실에는 3인용 소파 6개와 테이블이 놓여 있었다.

 면담은 기자가 유 실장의 자택을 세 차례 찾아가자 “사무실에서 차나 한잔 마시자”고 해 이뤄졌다. 다만 그는 “인수위와 관련된 사안은 묻지 말라”는 조건을 걸었다. 유 실장은 “5060세대가 필름카메라라면 2030세대는 디지털카메라라고 할 수 있다”며 “박근혜 정부의 첫 과제는 선거에서 드러난 2030과 5060의 세대 간극 극복”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국민대통합의 밑그림에 세대갈등 해소가 주요 과제로 자리할 것임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세대 간 단절이 된 원인이 무엇이라고 보나.

 “5060세대는 2030세대의 이야기를 ‘어리광’이라고 생각하고, 2030은 5060을 훈계하는 ‘꼰대’라고 생각한다. 2030도 나름 어려운데, 거기다 대고 ‘우리는 진짜 어려웠다’ 이런 말만 하면 꼰대지. 거기다(2030)가 ‘너넨 뭐가 불만이야’ 이럼 안 된다. 그러니 2030은 5060 이야기를 안 들어준다. 자기가 살아온 잣대로 상대를 바라보다 보니 오해가 생긴 것 같다.”

 -어떻게 문제를 풀어야 하나.

 “서로 불만은 솔직히 말하고 자기도 돌아봐야 한다. 미리 재단해 두지 말고. 극명하게 갈린 부분은 극복해야 하지 않겠나. 2030세대와 5060세대가 차이가 크지만 서로 소통이 쉽지 않다.”

 그는 이 대목에서 “소통이 중요하지…”라고 혼잣말을 했다.

 -소통이 중요한데도 인수위는 국민·언론과 소통이 부족하다.

 “지금은 사랑방 정치 시대가 아니니 대변인의 공식 발표를 믿어달라.”

 유 실장을 만나기 위해 정문에서 대기실까지 가는 데만 20여 분이 걸렸다. 정문에선 기자의 신분을 확인하고 유 실장 방으로 전화해 방문 일정을 확인한 뒤에야 굳게 닫힌 철문을 열었다. 본관에선 보안검색대와 금속탐지기를 통과해야 했다. 이어 몸 수색을 한 번 더 하고 신분증을 맡겼다. 새누리당 빨간 점퍼를 입은 비서실 관계자들이 잠시 담배를 피우러 나갔다 들어올 때도 경호팀은 “번거롭지만 다시 절차를 밟겠다”며 몸수색을 했다.

  -비서실장은 어떻게 맡게 됐나.

 “처음에는 안 하려고 했지. 고사했어요. 그런데 박 당선인이 ‘해야 할 역할이 있다’고 하니 받아들일 수밖에. 세상에 제일 힘든 게 웃으며 하는 권유를 거절하는 거다.”

 -비서실과 정무팀·홍보팀의 역할 분담은.

 “정무팀과 홍보팀의 역할이 나뉘어 있고 내가 총괄 조정하는 식이다. 홍보팀은 박 당선인의 메시지를 다듬어 전달하고 소통의 효율을 높이는 역할을 맡는다. 영상도 만들고 취임식 준비도 같이 한다.”

 -‘참여정부’ 같은 박근혜 정부의 네이밍도 여기서 하나.

 “인수위에서 새 정부의 정책 같은 큰 줄기가 결정되면 네이밍이나 좋은 카피는 여기서 맡을 수 있다. 인수위가 업무보고를 마치고 정부조직법 개편안을 빨리 해줘야 한다.”

 -당선인 건강은 어떤가.

 “선거 때보다 오히려 건강이 좋으신 것 같던데. 최근엔 운동도 하 며 건강관리 중이다.”

 - 당선인과 유 실장이 식사는 자주 같이 하나.

 “(당선인) 개인 약속도 있고 우리하고는 아직 한 번도 안 했다. 선거 때는 했는데.”

 그는 대기실에 서류 뭉치를 들고 왔다. 서류 사이로 책 한 권이 보였다. 지난해 12월 정년 퇴임한 한국외국어대 최광 교수의 문집 『부국안민(富國安民)의 길』이었다. 1996년 그가 조세연구원 부원장으로 근무할 당시 최 교수가 원장이었다. ‘정치와 정책의 궁극적 목표는 국가가 번창하고(富國) 국민이 편안하게 사는(安民) 데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라는 게 책의 주제다. 박 당선인도 ‘부국안민’을 강조해 왔다. 2004년 한나라당 대표 시절부터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선 부국안민, 국민대통합, 법치주의를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한다”고 했었다.

정원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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