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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희상 “대선 평가는 김한길, 정치 쇄신은 문재인 적임”

문희상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왼쪽)이 9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무위원회·의원총회 연석회의를 마친 뒤 박기춘 원내대표와 악수하고 있다. 이날 만장일치로 추대된 문 비대위원장은 노무현 정부 때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과 열린우리당 의장을 역임했다. [오종택 기자]

‘얼굴은 장비, 머리는 조조’라는 문희상(63·5선) 의원이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추대됐다. 민주당은 9일 국회의원·당무위원 연석회의를 열어 만장일치로 이렇게 결정했다. 대선 패배 후 22일 만이다.

 문 위원장은 취임 회견에서 “엄중한 시기에 막중한 책임을 부여받았다. 모든 기득권을 다 버리고 치열하게 혁신하겠다. 백척간두에서 한 걸음을 더 디딘다는 백척간두진일보(百尺竿頭進一步·할 수 있는 일을 다하고 더 노력함)의 각오로 민주당을 바꾸겠다”고 말했다. 이어 “철저하고 냉정하게 지난 대선을 평가하겠다. 전당대회를 차질 없이 준비하고, 박근혜 당선인과 새누리당이 옳은 길로 갈 수 있도록 제1야당의 책임을 다하겠다. 오직 국민을 바라보며 분골쇄신(粉骨碎身)하겠다”고 강조했다. “비대위는 한시적 기구이며, 최대한 빨리 전대를 치르겠다”고도 했다. 전대는 3월 말이 유력하다.

 문 위원장은 애초에 비대위원장 후보군에 포함되지 않았다. 우상호·이인영·김현미·김기식 의원 등 486세대 그룹과 초·재선 의원은 박영선 의원을 지지하고, 비주류는 박병석 국회부의장을 밀면서 계파 간 갈등이 불거질 조짐이 보이자 제3의 카드로 그가 부상했다. 비대위원장 후보로 떠오른 시점도 연석회의 당일 아침이었다. 민주당 관계자는 “박기춘 원내대표가 오늘 아침에야 문 의원을 지목하면서 자료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2005년 손가락 걸고 민생정치 약속 민주통합당 비상대책위원장에 추대된 문희상 의원이 2005년 4월 15일 열린우리당 의장 취임 후 박근혜 당시 한나라당 대표를 예방해 민생정치를 약속하며 새끼손가락을 걸고 있다. [중앙포토]
 문 위원장조차 연석회의에서 자신을 비대위원장으로 거론하자 “홍두깨 같은 얘기”라며 10초 정도 말을 하지 않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다고 한다.

 하지만 이내 큰 목소리로 “전당대회 준비는 연륜 있는 정대철·정동영 상임고문 중 한 분이, 대선 평가는 김한길 의원이, 정치쇄신은 문재인 전 후보가 하면 좋겠다”면서 비대위원장을 수용했다. 선거 평가는 비주류 쇄신파에게, 당의 숙제인 쇄신은 문 전 후보와 주류에게 맡기겠다는 생각이다. 계파 갈등을 역할 분담으로 해소하겠다는 뜻이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현안을 깔끔하게 정리하는 걸 보고 ‘조조가 돌아왔구나’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다음은 기자회견 문답.

 -축하한다.

 “축하받을 일이 아니다.”

 -문 전 후보에게 정치쇄신을 맡기겠다는 건 그가 전면에 나서야 한다는 뜻인가.

 “대선 책임이 후보에게 있다는 지적은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결정적인가 아닌가는 대선 평가에서 나올 거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정치혁신의 바람을 타고 안철수 바람과 함께 떠서 전대에서 뽑힌 우리의 후보였고, 문 전 후보가 이끌어낸 새 정치 바람은 아직 끊이지 않았다. 그 높은 긍정적 에너지를 소홀히 한다거나 무시한다거나 책임론에 함몰돼 산술적으로 계산해 낸다는 건 문제다. 그 에너지를 우리 당에서 흡수해서 같이 가야 한다는 거다.”

 -안철수 세력은 어떻게 흡수할 건가.

 “별안간 결정된 나다. 비대위에서 차곡차곡 결정하겠다. 다만 우리만의 만찬을 즐기는 건 옳은 방향이 아니다. 새 세력을 자꾸자꾸 모아 개혁해 나가야 한다.”

 -과거 박 당선인에게 ‘나무랄 데 없는 정치인’이라고 평가했었는데 지금은.

 “그 생각엔 변함없다. (2005년 내가 열린우리당 의장 시절) 당 대표로 만난 박 당선인에게 무신불립(無信不立·믿음 없이는 일어설 수 없다)을 얘기한 사람이 나다. 박 당선인이 이 말을 두고두고 쓰더라.”

 실제 박 당선인은 최근 일본 총리 특사단이 ‘선거의 여왕’이라고 치켜세우자 ‘무신불립’이란 말을 인용하며 신뢰정치를 강조했다.

 문 위원장은 야권 내 ‘호박(好朴)’ 중 한 명으로 꼽힌다. 박 당선인과 국회 통일외교통상위원회 등을 오래 같이하면서 신뢰가 생겼다고 한다. 그런 그지만 야당 비대위원장으로선 입장이 달랐다.

 “박 당선인이 민심과 대통합으로 방향을 잡고, 그 방향으로 간다면, 반대할 일이 없다. 그런데 말은 그렇게 하고, 말도 안 되는 인사를 하고 그러면 도와주려야 도와줄 수 없다. (인수위 인선이) 대통합에 참으로 맞는 인사인가는 의심을 가지고 있다.”

 그는 1980년 김대중(DJ) 전 대통령을 통해 정계에 입문했다. 97년 DJ가 집권한 뒤 청와대 정무수석을 맡았으며, 직언을 잘하기로 유명했다. 당시 ‘국민과의 대화’를 마친 DJ에게 “그렇게 세세한 것까지 말할 필요는 없다”고 했다가 “당신이 잘 못하니까 내가 하는 것 아니냐”고 질책을 받은 뒤 국정원 기조실장으로 좌천됐다. 2002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선 노무현-한화갑 연대를 성사시켜 이인제 대세론을 깨뜨리는 데 공을 세웠다. 이후 노무현 정부 초대 대통령 비서실장이 됐고 열린우리당 의장, 국회부의장을 역임했다. 문 위원장은 취임 회견을 마친 뒤 바로 사무총장에 김영록 의원을, 정책위의장에 변재일 의원을 내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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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