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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봇대 뽑자 흑두루미 날아들 듯 … 자연 살리는 박람회 될 것”

조충훈 순천시장은 “국제정원박람회를 성공적으로 이끌어 순천이 대한민국의 생태 수도로 거듭나게 하겠다”고 다짐했다.
굴곡 심한 남해의 해안선이 고흥반도와 여수반도 사이를 파고들어 빚어낸 순천만은 220여 종의 조류와 120종의 식물이 살고 있는 생태 보고다. 오는 4월 20일부터 6개월 동안 순천만 일대에서 국제정원박람회가 열린다. 개최 100일을 남겨두고 박람회 준비로 분주한 조충훈(59) 순천시장을 만났다.


-정원박람회를 순천에 유치하게 된 배경은.

 “순천만 영구 보전을 위해서다. 엑스포나 스포츠 국제대회를 유치하는 것은 그걸 계기로 도시 발전을 앞당기기 위해서다. 하지만 우리 박람회는 개발이 아니라 보전이 목적이다. 순천만에 사람들이 모여들기 시작한 건 2003년께부터다. 당시 한 해 10만 명이던 관람객이 지난해 360만 명으로 늘었다. 국내 자연·생태 관광지 가운데 300만 명 이상을 끌어들이는 곳은 제주도를 제외하곤 없다. 사람들이 찾아오는 건 고마운 일이지만 그와 더불어 순천만은 공해와 오염 위험에 놓이게 됐다. 또 순천의 도심이 새로운 활로를 찾아 순천만 쪽으로 팽창하는 현상도 확인이 됐다. ‘이대로는 곤란하다’는 시민 여론이 높아졌다. 그 과정에서 정원박람회를 유치하는 방안이 떠올랐다. 순천만과 도심 사이에 정원을 조성해 ‘에코 벨트’를 만들어 순천만 쪽으로 도심이 더 팽창해 오는 것을 막자는 발상이다.”

 -박람회로 관광객이 더 많아지면 보호가 어려워지지 않나.

 “복안이 있다. 박람회가 끝나면 순천만에 있는 주차장을 순차적으로 없애고 편의시설도 줄여나갈 계획이다. 순천만을 보려면 자동차가 아니라 공해가 없는 무인궤도차(PRT)를 타고 가야 한다. 순천만에 관광객이 접근하는 것 자체가 다소 불편해지는 셈이다. 하지만 순천만을 꼭 보고 싶은 사람, 생태 체험을 희망하는 사람은 작은 불편을 감수하리라 생각한다. 현재 방조제 아래에 있는 논밭도 모두 습지로 복원해 나가겠다. 순천만 영구 보전 프로젝트는 이미 시작됐다. 2010년 순천만에 어지럽게 박혀 있던 전봇대 282개를 뽑아내는 등 정비를 하자 60마리 정도였던 천연기념물 흑두루미(사진)의 개체수가 10배로 늘었다. 다른 철새도 마찬가지다. ‘순천만을 보존하겠다’는 시민 노력에 자연이 즉각 화답해 온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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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원박람회가 국내에선 아직 생소하다.

 “단순히 꽃구경 하고 축제에 참여하는 그런 행사가 아니다. 헤르만 헤세가 ‘인생의 마지막 사치는 정원’이라고 했듯이 정원 문화는 삶의 질과 직결된다. 자연과 인간이 어떻게 관계를 맺어야 하느냐는 숙제를 풀어주는 게 정원박람회다. ”

 -지난해 여수엑스포의 경우 행사장 사후활용 문제가 아직도 골칫거리 다. 순천은 어떨까.

 “기존 박람회는 큰돈을 들여 행사장을 지어도 박람회가 끝나면 모든 게 빛을 잃는다. 하지만 정원박람회는 그런 걱정이 없다. 오히려 폐막 후 시간이 지날수록 가치가 커진다. 박람회장의 나무가 높이 자라고 숲이 울창해지기 때문이다. 교통·숙박 등 인프라는 지난해 인접도시 여수엑스포 때 확충된 것을 활용할 수 있어 걱정이 없다.”

 -해외 각국의 반응은 어떤가.

 “현재까지 세계 각국에서 총 39개국이 참가를 약속했다. 재미있는 사례는 아프리카의 세이셸 공화국이다. 세이셸에는 유네스코 보호종으로 지정된 코코드메르란 희귀 야자수가 있다. 현재까지 영국 왕실을 제외하고는 씨앗을 해외에 반출한 사례가 없는데 지난해 순천만에 찾아온 제임스 미셸 대통령이 박람회 기간 동안 암수 씨앗을 심어주기로 약속했다. 북한의 참가도 추진하고 있다. 북한은 지난해 네덜란드 벤노에서 열린 정원박람회에 전통 정원을 조성해 전시한 적이 있는데 최근 순천만 박람회 참가에 긍정적인 의사를 밝혀 왔다. ”

순천=최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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