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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행복기금 18조원 푼다는데 … ‘가짜 푸어’ 대책 있나

경기도 구리에 사는 최모(38)씨는 박근혜 당선인의 하우스푸어(집 가진 빈곤층) 공약인 ‘보유주택지분매각제도’의 시행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3년 전 5억원에 산 106㎡(32평) 아파트의 가격이 주택담보대출 금액인 3억원 수준으로 떨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제도가 빨리 시행돼 국가에 아파트 지분을 판 돈으로 대출금을 갚을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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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출범과 함께 박 당선인 측이 1순위 공약으로 꼽은 가계부채·하우스푸어 대책이 닻을 올렸다. 인수위원회는 대책에 필요한 국민행복기금 18조원을 상반기 중에 조성할 계획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대책 준비를 위한 실무 절차에 들어갔다. 국민들의 관심도 대단하다. 지원 대상이 채무불이행자(신용불량자)·저신용자·하우스푸어·렌트푸어(전세빈곤층)로 광범위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많은 전문가는 “예상되는 문제점에 대한 입장 정리 없이 섣불리 시행하면 혼란이 야기될 수 있다”고 우려한다.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문제점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정부 재정 투입 논란 ▶채무자의 도덕적 해이 방지 ▶하우스푸어의 선정 범위가 그것이다.

 ◆재정 투입 논란=18조원의 국민행복기금이 정부 재정이냐 아니냐를 놓고 찬반 양론이 뜨겁다. 국민행복기금은 한국자산관리공사(캠코)가 운영하는 신용회복기금 8700억원과 캠코 자본금 7000억원, 부실채권정리기금 잉여금 3000억원을 합친 1조8000억원이 기초 재원이다. 이를 종잣돈 삼아 10배수의 채권을 발행해 18조원을 만들겠다는 게 박 당선인의 방안이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엄연히 재정 투입이라는 입장이다. 시중 전문가 중엔 캠코가 정부 산하기관이고 국민행복기금이 부실화할 경우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는 점에서 ‘광의의 재정’에 해당된다는 편이 많다. 반면 가계부채 문제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강조해온 금융감독원은 그렇지 않다는 입장이다. 권혁세 금감원장은 최근 기자와 만나 “부실채권정리기금과 신용회복기금은 각 금융회사가 일정액씩 출연해 만든 기금이기 때문에 정부 재정이라고 할 수 없다”고 말했다.

 ◆도덕적 해이=정부가 개인 부채 탕감에 나서는 것은 도덕적 해이를 부추길 소지가 있다. 김동환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과소비로 인해 생활이 어려워진 이들은 지원 대상이 될 수 없다. 하지만 현재 신용회복 체계상 걸러내기가 쉽지 않다”고 말했다. 지원 대상이 너무 많다는 비판도 나온다. 박 당선인이 제시한 지원대상은 은행권에 등록된 신용불량자 180여만 명과 민간 채권추심회사에 등록된 신용불량자 140여만 명을 합친 322만 명이다. 다중채무자 180만 명과 저신용자·단기채무자는 물론 하우스푸어 28만4000가구도 포함된다. 이정조 리스크컨설팅코리아 사장은 “소득이 많거나 은닉재산이 있는 사람이 혜택을 볼 수 없도록 철저하게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우스푸어 규모=금융당국 간에도 규모가 달라 혼선을 빚고 있다. 박 당선인의 대책에서는 통계청의 2011년 가계금융조사를 기반으로 주택담보대출 고위험·잠재위험군을 하우스푸어로 규정했다. 그러나 금융감독원은 주택담보대출을 1개월 이상 연체한 4만 명을, 금융위원회는 집값이 매입가에 비해 10% 이상 떨어진 가구 중 주택담보대출이 있는 9만8000가구를 하우스푸어로 정의했다.

이태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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