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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근식의 똑똑 클래식] 못 불러도 유명세 타는 ‘밤의 여왕 아리아’

김근식
음악카페 더클래식 대표
모차르트 오페라 마술피리의 주연은 누구일까. 줄거리상의 주인공은 당연히 왕자인 타미노와 공주인 타미나라고 할 수 있겠지만 제1막 초반부터 막이 내릴 때까지 끊임없이 웃음을 선사하는 빛나는 조연 파파게노야말로 실질적인 주인공이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제1막 초반에 타미노를 처음 만난 파파게노가 부른 ‘나는야 새잡이’는 오늘날에도 바리톤이라면 누구나 즐겨 부르는 유쾌하고 아름다운 아리아다. 때로는 거짓말을 하다가 입에 자물통을 채우는 형벌을 당하기도 하는 파파게나의 익살 가득한 노래와 연기는 오페라 공연 도중에 연신 관객들의 웃음보를 터뜨리게하며 심지어는 음반제작을 위한 공연에서도 참지 못하는 관객들의 웃음소리가 녹음될 정도다.



마술피리의 빛나는 조연은 또 있으니 다름 아닌 타미노의 어머니인 여왕이다. “지옥의 복수심 내 마음속에 불타 오르고, 죽음과 절망이 내 주위에 불타 오른다. 네 손으로 자라스트로에게 죽음의 고통을 주지 않는다면 넌 더 이상 내 딸이 아니다. 너와 영원히 의절하겠다. 널 영원히 버리겠다. 피로 이어진 너와의 모든 인연을 영원히 끊고 말겠다. 네 손으로 자라스트로의 목숨을 빼앗지 않는다면. 들어라, 복수의 신들아. 이 어미의 맹세를 들어라!” 오페라 마술피리 제2막에 등장하는 ‘밤의 여왕 아리아’의 노랫말이다. ‘밤의 여왕 아리아’야말로 소프라노를 전공하는 수많은 음악도들에게 도전의 의욕과 좌절의 슬픔을 동시에 안겨줬으니 밤의 여왕이야말로 마술피리를 가장 널리 전파한 주역이라 하겠다.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빼놓을 수 없는 조연들은 극적인 순간마다 길잡이 역할을 맡는 세 천사들이다. 구름을 타고 하늘에서 노래하는 이들의 극중 역할을 표현하기 위해 초연 당시에는 이들의 출연 장면을 어떻게 처리했을지 궁금하다. 미국에 플로렌스 포스터 젠킨스라는 이름의 여인이 있었다. 그녀는 노래를 좋아하고 특히 오페라 아리아를 사랑해 시도 때도 없이 ‘불러서 즐겁고 듣기에 지겨운’ 노래를 불렀다. 부자였고 주위에 아부꾼들이 많아 그들은 툭하면 노래하는 플로렌스에게 “감동적이다”, “독창회를 하라”는 소리를 했는데 그것이 농담이나 아부인 줄 몰랐던 그녀는 마침내 1944년 10월 25일 뉴욕의 카네기홀을 대관해 독창회를 열었는데 레퍼토리도 아주 어려운 곡으로만 골랐고 그나마 모차르트의 ‘마술피리’ 중 ‘밤의 여왕 아리아’가 상대적으로 가장 쉬운 곡이었다고 한다. 적잖은 기자와 비평가들이 리허설에 갔고 그들이 다음 날 신문에 무지막지한 혹평을 싣자 사람들은 얼마나 노래를 못하기에 그런가 궁금해 너도나도 구경을 갔고 좌석은 매진되기에 이르렀다. 카네기홀에서 “인류 최악의 목소리”를 기록할 당시 플로렌스 젠킨스의 나이는 77세였고 공연 한 달 뒤에 사망했다.



마술피리는 이처럼 사람을 죽음으로 내몰기도 하는 무서운 마력도 지녔다 하겠는데 그녀의 음반은 지금도 못 부른 노래의 표본으로 꾸준히 팔리는 스테디셀러가 됐으니 음악사의 아이러니라 하겠다.



김근식 음악카페 더클래식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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