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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고법 “류창은 정치범 … 일본으로 못 보낸다”

일본 야스쿠니(靖國) 신사 방화범인 중국인 류창(劉强·39)이 일본이 아닌 중국으로 가게 됐다. [중앙일보 2012년 10월 15일자 1, 8면]



일본 “극히 유감” … 중국은 반색
한·일 외교 마찰로 번질 가능성
박근혜 만날 아베 특사 오늘 방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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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서울고법 형사20부(부장 황한식)는 3일 일본이 류창에 대해 청구한 범죄인 인도 심사 재판에서 인도 거절 결정을 내렸다. “피고인의 범행은 정치적 범죄에 해당해 일본으로 인도를 허가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류창은 조만간 중국으로 출국할 것으로 보인다. 류창은 2011년 12월 26일 야스쿠니 신사의 문에 불을 질렀고, 2012년 한국에 들어온 뒤 1월 초 주한 일본대사관에 화염병을 던진 혐의로 구속기소돼 징역 10월을 선고받았다. 그는 형기를 마쳤으나 일본이 인도를 요구함에 따라 수감된 상태에서 범죄인 인도 재판을 받아왔다.



 재판부는 이날 “류창의 범행은 오로지 해당 국가(일본)의 정치질서를 반대하거나 권력을 침해하기 위한 목적에서 저지른 정치 범죄”라며 “정치범이 다른 국가로 피난온 경우에는 ‘정치범 불인도 원칙’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다. 류창의 범행이 ▶일본군 위안부 등 과거 역사적 사실에 대한 일본의 인식과 그와 관련한 정책에 대한 분노에 따른 것이며 ▶개인적 이익을 얻으려는 동기가 없고 ▶본인의 정치적 신념과 반하는 일본 정부 정책을 변화시키거나 영향을 미치기 위해 저지른 것으로 봤다. 또 ▶범행 대상인 야스쿠니 신사에 정치적 상징성이 있고 ▶일본을 비롯한 각국에서 범죄인의 주장에 관심을 두게 돼 범죄인이 추구한 정치적 목적을 달성하는 데 기여했고 ▶범행으로 인한 인명 피해가 없는 데다 물적 피해도 크지 않아 정치적 범죄에 해당한다고 설명했다.



 이날 법원 판결이 나오자 중국·일본 당국과 언론은 엇갈린 반응을 보였다. 일본 지지(時事)통신은 “극히 유감이다”라는 외무성 간부의 반응을 보도했다. 그러면서 “일본 정부가 주한 일본대사관을 통해 한국 외교통상부에 ‘용의자를 일본에 인도해야 한다’고 재차 요구하는 동시에 유감의 뜻을 전달했다”고 전했다. 일부 언론들은 이번 판결이 한·일 양국 간 외교 갈등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봤지만, 반대로 파장이 크지 않을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요미우리(讀賣)신문은 “일본 정부가 유감의 뜻을 전달하긴 했지만, 이번 판결은 박근혜 당선인의 대통령 취임 이전에 나왔기 때문에 일본 정부 내엔 ‘양국 관계에 미칠 영향은 한정적’이라는 견해가 지배적”이라고 분석했다. 요미우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는 올 2월 박 당선인의 취임에 맞춰 양국 관계를 회복하겠다는 데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하며, “이번 판결을 심각한 사태로 받아들이고 있는 건 아니다”란 정부 고위 관계자의 발언을 함께 전했다. NHK는 “류창이 중국으로 가게 될 경우 야스쿠니 신사 방화 사건의 실체 규명이 사실상 어렵게 된다”고 보도했다.



 중국의 관영 신화통신은 “한국 법원이 류씨를 일본으로 보내지 않겠다는 결정을 내렸다”며 “이번 결정이 한·일 간 외교 마찰로 비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 네티즌들은 웨이보(微博·중국판 트위터)에서 “류씨가 ‘영웅’이며 한국이 지혜로운 결정을 내렸다”며 환영했다. 주한 중국대사관 관계자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법원이 법에 따라 올바른 판결을 했다”며 “류창이 석방되는 대로 귀국 절차를 밟을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한·일 관계에 미칠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공교롭게도 법원 결정이 아베 일본 총리의 특사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을 면담하기 위해 출국하기 하루 전 이뤄졌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법원 관계자는 “이번 판결은 류창의 구속시한(5일)이 임박해 내린 것일 뿐 외교적 의미를 부여하는 것은 억지”라고 했다. 그러나 우익 보수를 기치로 등장한 아베 내각이 향후 한·일 관계의 뇌관인 독도와 위안부, 일본 교과서 문제 등에서 강성 전략으로 임할 수도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반면에 한·중 관계에선 우호적인 여건이 조성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외교통상부 고위 당국자는 “법치주의 국가에서 행정부로부터 독립된 사법부가 법에 따라 내린 판단일 뿐”이라며 “관련국들이 외교 문제로 연관짓지 않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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