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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직언과 쓴소리 통하는 ‘인사 소통’ 기대한다

지난 26일 박근혜 당선인 주변의 몇 명 핵심 인사가 종일 연락이 끊겼다. ‘당선인과 인수위 인선 작업 중’이란 낌새를 챈 이들은 심지어 당선인의 집안 도우미들에게까지 연락하며 촉각을 곤두세웠지만 전화는 받자마자 끊겼다고 한다. 철통 보안이었다. 그리고 다음 날인 27일 일부 인선이 발표됐다. 보기 힘든 완벽한 보안이었다.

그러나 다음이 문제였다. 인선을 둘러싼 시비가 번지더니 청년특위는 비난의 표적이 됐다. 한 특위 위원은 ‘하도급 대금 늑장지급’으로 공정위 시정명령을 받은 사실이, 다른 위원은 ‘2008년 서울시의회 의장선거 돈봉투 사건’으로 벌금형을 받은 전력이 각각 드러났기 때문이다. 윤창중 수석대변인 논란이 잦아들기도 전에 인사 잡음이 재발한 것이다. 언론은 ‘밀봉인사’ ‘깜깜이 인사’로 혹평하고 야권은 공세 수위를 높였다. 여권 내부에서조차 ‘소통 부재의 리더십이 만든 문제’라는 비판이 나왔다.

그런데 이를 진화한다고 나온 말도 점입가경이다. 김상민 청년특위 위원장은 “발표된 위원들은 자문위원 성격이 강하고 두 특위 위원도 인수위가 끝나면 자기 일로 돌아갈 사람들”이라며 “외부 지적은 겸허히 받아들이지만 분명한 것은 지금은 공직자를 뽑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라고 반박했다.

그런데 사전을 찾아보면 공직은 ‘국가 기관이나 공공 단체의 일을 맡아보는 직책·직무’이고 공직자는 이 일을 맡은 자다. 인수위가 공직이 아니면 무엇이고 인수위원이 공직자가 아니면 뭐란 말인가. 아주대 총학생회장 출신이자 비례대표 국회의원인 김상민 위원장의 공인의식이 의심스러울 정도다.

이런 장면들은 박근혜 당선인이 보안을 내세운 사적 검증 방식을 버리고 객관성이 확보되는 공적 검증으로 전환할 때가 됐음을 말해 준다. 지금까지 당선인의 검증은 믿을 만한 측근 몇 명을 중심으로 비밀리에 진행돼 왔다는 게 정설이다. 그런 방식은 대선 캠프를 꾸리고 당내 인선을 할 때는 몰라도 국가 경영 차원에선 적절치 않다.

인선 정보가 ‘촉새 때문에’ 새고 그래서 일을 그르칠까 걱정하는 마음은 십분 이해가 간다. 그러나 측근 검증으론 한계가 불가피하다. 평판 정도는 몰라도 이번 사례처럼 범죄기록 같은 것은 당사자가 고백하지 않으면 파악할 수 없다. 그런 주먹구구식 검증이 계속될 경우 인수위뿐만 아니라 정권 출범을 전후한 대규모 공직자 인선에서 크고 작은 시비를 초래할 수 있다. 행여 인사 투명성 시비가 당선인을 겨냥하고 여야 갈등을 초래하지 않을지 걱정되는 대목이다.

박 당선인 주변에선 당선인이 측근을 질책했고 내부에서도 검증 시스템을 새로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가 나온다고 한다. 지금부터라도 ‘제도적 검증’을 서둘러야 한다. 나아가 새누리당과 당선인 측근들도 당선인에게 직언(直言)과 고언(苦言)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그것이 박근혜 당선인이 새 정부 출범의 첫 단추를 잘 끼우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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