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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개월 전 이미 여성 리더십 상징 ‘곤괘’ 뽑아”

선거 결과를 주역으로 예언할 수 있을까. 중앙SUNDAY는 지난 7월 하순부터 ‘주역으로 푸는 대선 소설’이라는 문패로 김종록(50·사진) 작가의 연재물 ‘운종룡 풍종호(雲從龍風從虎)’를 실었다. 김 작가는 “일찍부터 곤(坤)괘가 나와 여성 후보의 당선을 예감했다”고 말했다. 12·19 대선을 전후해 독자들의 문의 전화가 잇따랐지만 김 작가는 줄곧 입을 다물어 왔다. 그동안 궁금했던 질문들을 글을 끝낸 작가에게 던졌다.

대선 소설 ‘운종룡 풍종호’ 마친 김종록 작가

-제18대 대선을 주역으로 예측하고 적중했다. 왜 주역을 소설의 도구로 쓰게 됐나?
“동양 최고의 철학서 주역은 ‘변화의 책’이자 ‘미래예측서’다. 내 나이 오십, 그야말로 지천명인데 20대부터 30년간 읽어 온 주역을 대선판에 실증해보고 싶었다. 17대 대선까지는 술수로 제압하고 이기기만 하면 끝이었다. 손자병법, 삼국지, 후흑경 식으로 이기면 그만이었다. 그런데 시대가 바뀌었다. 이번 대선에선 국민들이 술수나 꼼수를 싫어했다. 주역은 술수가 아니라 도리를 찾는 과정을 담고 있다. 사실 처음부터 괘가 다 나왔기 때문에 칼럼으로 쓰면 더 좋았겠다는 생각을 했다.”

-괘가 다 나왔다니 무슨 뜻인가.
“6개월 전 소설을 시작할 즈음 괘를 뽑아봤다. 18대 대선은 곤괘가 핵심이었다. 땅, 포용을 뜻하는 것으로 여성적 리더십이 필요한 때라는 뜻이다. 여성적 리더십이 뭔지 종합적 판단을 해야 했다. ‘박근혜 당선’으로 정해졌지만 누가 어떻게 뺏을까를 따졌다. 유력한 야권 후보 가운데서 안철수씨가 여성성을 지니고 있었다. 그는 양중음(陽中陰)이다. 겉은 남성이지만 속은 여성성이 많다. 마침 안씨 성이니 갓(<5B80>) 쓴 여자(女)다. 박근혜 당선인은 음중양(陰中陽)이다. 여성이면서도 내면의 강단이나 카리스마는 남성보다 셌다. 그래서 ‘박근혜냐 안철수냐’로 좁혀졌다. 대선 소설의 제목이 운종룡 풍종호가 된 것도 그래서다. 용은 대통령, 구름은 여당이다. 바람과 범은 야당의 몫. 야당 바람이 여당의 구름을 흩어놓는다면 이길 수 있다는 뜻을 담았다. 그런데 안에게는 척목(尺木:용의 머리에 난 신물)이 없어서 하늘을 날지 못한다. 정치판에서 척목은 정당이다. 안은 그걸 못 만들었고 미적거리다가 물러났다. 그 순간 결판이 났다.”

-이상하다. 문 후보는 1400만 표 이상을 얻었다. 그 지지와 신망을 보여주는 괘가 있어야 하지 않나.
“나는 문재인 당선을 단 한 번도 생각하지 않았다. 그래서 그에게 ‘통 큰 양보를 하라’했다. 그러자 박근혜와 안철수 편을 든다는 말을 많이 들었다. 천명이 그런 것이지 사심이 있었겠나. 문재인을 묻는 괘는 선거일 하루 전에 뽑아봤다. 마지막 회에서 말했지만 ‘득신무가(得臣无家)’가 나왔다. ‘지지자를 많이 얻지만 집이 없다’. 청와대에는 들어갈 수 없다는 뜻이다.”

-안철수 후보의 괘는 어땠나.
“사퇴 열 시간 전에, 안철수 중수감(重水坎)괘가 나왔다. 물 건너 물. 물에 빠진다는 것이다.”

-괘는 언제, 어떻게 뽑나.
“새벽 두 시에 일어나 몸과 마음을 정결히 한 뒤, 30분 정도 주역의 ‘계사전’을 음영(吟詠·소리 내어 읽음)한다. 영성이 어리면서 세심(洗心·마음 씻김) 상태가 된다. 주역의 다른 말이 세심경이다. 이때 신명에게 물음을 던지고 49개의 서죽을 가른다.”

-박 당선인의 공부가 적다는 괘도 있었다던데.
“당선인에겐 책을 통한 지식보다 현능(賢能), 어진 지혜가 있다. 각론에는 밝지 않아도 통론에 밝다. TV토론 때 보면 알 수 있다. ‘불습무불리(不習无不利)’라는 점사를 얻었다. ‘공부가 적어도 불리하지 않다’로 풀었다. 좋은 책을 많이 읽은 것 같진 않다. 리더의 독서법은 일반인과 달라야 한다. 경전으로 체(體)를 세우고 역사책으로 용(用)을 써야 한다. 리더의 철학과 의지는 이런 독서법에서 나온다. 조선의 왕들은 경연에서 쉬지 않고 배웠다.”

-당선인의 임기와 관련된 괘는.
“놀랍게도 또 곤(坤)괘가 나왔다. 섬뜩했다. 곤은 끌어안아주기이고 복지이고 치유다. 지금 그를 지지하지 않은 48%는 공황 상태다. 엊그제 대전을 거처 전주·금산에 다녀왔다. 대전은 반반이었는데 전주·금산은 초상집이다. 박근혜 이름도 못 꺼내게 했다. 얼마나 상심이 크겠는가. 당선인은 그들을 진심으로 끌어안아야 한다. 주역은 늘 소수자 중심이다. 아버지 때 피해를 입은 사람들, 호남 사람들을 어머니의 미덕으로 끌어안아야 한다.”

-당선인이 조심할 점이 괘에도 나오나.
“괘를 안 뽑았다. 이제 막 출발하는데 조건을 달 필요는 없지 않나. 국민들도 대한민국의 소망스러운 미래를 위해서 도와야 한다.”

-김정은의 괘는.
“북한은 박(剝)괘 상태다. 다 떨어져 나가고 맨 꼭대기만 남았다. 도와야 한다.”

-내친 김에 주역 얘기를 더 해보자. 탄허 스님이 한국은 정역(正易)의 시대에 접어들었다고 했다.
“소설에서 정역 얘기를 몇 차례 썼다. 한국 역학인 정역은 충남 연산의 김일부라는 역학자가 구한말에 창도했다. 내 은사의 선친, 학산 이정호 선생이 깊이 연구했다. 우리 할아버지들도 탄허 스님도 정역을 읽었다. 간방(艮方)인 우리나라가 세계 문명사를 주도한다 북극이 녹는다는 내용이 있다. 더는 말하고 싶지 않다. 말해야 할 때가 아니면 말도 잃고 사람도 잃는다. 다만 앞으로 30년 이상 국운이 좋다.”

-흥미롭다. 주역이 정말 맞나.
“누가 뽑는가에 따라 다르다. 신기나 영기가 많은 태양인이 뽑아야 적중률이 높다. 공자는 7할이 맞았다는데 나는 더 높은 거 같아서 무섭다. 함부로 괘를 뽑지 말아야 한다. 일반인은 잘 안 맞을뿐더러 제대로 해석할 줄도 모른다. 공자는 괘를 함부로 뽑다간 수치를 당하기 쉽다고 했다. 사실 나는 좀처럼 괘를 안 뽑는다. 어쩌다 18대 대선을 주역으로 풀었지만 그건 잘해야 절반의 성공이다. 반대편에서는 무조건 날 욕하게 돼 있다.”

-29세 때 쓴 소설 『풍수』로 대박이 났다. 그 이후 자신의 삶을 주역의 괘로 설명할 수 있나.
“1993년에 하루 3000~5000부씩 나갔다. 이때 마련한 돈으로 원 없이 세계 여행을 다니고 고수들을 찾아서 공부했다. 이제 제2의 전성기가 기다리고 있으니 기대하시라. 동지에 2013년 운수를 봤더니 천둥벼락 같은 괘가 나왔다. 뭘 해도 크게 떨친다(웃음).”

-어떻게 그 어렵다는 주역을 공부했나.
“구한말 남학 운동을 했던 가풍(家風)으로 가학이 좀 있다. 이십대 때부터 주역은 수불석권(手不釋卷·손에서 책이 떠난 적이 없음)이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스승 복이 많다. 동서양 철학의 대가들에게 두루 사사했다. 지금도 세 분의 스승이 있다. 한 분은 일본에, 한 분은 과천에, 다른 한 분은 현역 정치철학 교수다.”

-당선을 예측한 사람으로 박 당선인에게 바라는 것은.
“지난주 마지막 글에 ‘바라옵건대 문화강국 대한민국이 오래오래 융창하길’이라고 썼다. 우리는 문화강국이 돼야 한다. 지금 인류 문명의 중심축이 동아시아로 오고 있다. 정부의 문화정책 종사자, 나 같은 문화산업 종사자, 문화시민단체들이 힘을 합해 문화 거버넌스를 작동시켜야 한다. 문화산업을 육성하고 문화복지국가를 만들어야 한다. 문화복지가 최고의 복지다. 이제는 문화 향유를 넘어 문화생산적 복지 체제로 가야 한다. 문화생산의 자원은 출판이다. 지금 그런데 지금 출판 사업이 많이 망가졌다. 책 읽는 국민만이 문명을 주도한다. 박 당선인이 놓치고 있어 좀 우려스럽다. 문화정책은 실전 경륜과 안목을 지닌 전문가들이 포진해서 만들어야 한다.”



김종록 1993년 밀리언셀러 『소설 풍수』를 펴냈으며『장영실은 하늘을 보았다』 『바이칼』 『근대를 산책하다』를 출간했다. 2010년부터 중앙SUNDAY 객원기자로도 활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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