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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아이] 박근혜 당선인에게 법정휴가를 …

박승희
워싱턴총국장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크리스마스를 전후해 고향인 하와이로 휴가를 다녀왔다. 부인 미셸, 그리고 두 딸과 함께 한 4박5일 휴가였다. 오바마 대통령은 4박5일 중 사흘을 해병대 기지 안에 있는 카네오헤 클리퍼 골프장에서 보냈다. 대통령과 함께 세 차례 모두 골프를 친 동반자는 고등학교 친구인 보비 티트콤과 마이크 라모스, 그레그 옴이었다. 정치적 의미라곤 눈곱만큼도 없는 골프라운딩이었다는 얘기다.

 미국은 지금 재정절벽 위기에 처해 있다. 12월 31일까지 재정적자 감축안을 의회가 처리하지 못하면 중산층의 세금이 올라가고 연방정부 지출이 자동 감축된다.

 그런데도 대통령은 정해져 있었다는 이유로 휴가를 보냈다. 게다가 휴가지에서 ‘한가하게’ 골프를 쳤다. 대통령만 휴가간 게 아니다. 야당인 공화당 소속 존 베이너 하원의장도 지역구인 오하이오에서 크리스마스 휴가를 보냈다.

 이걸 여유라고 해야 할지, 오기라고 해야 할지 헷갈린다.

 대통령 선거에서 승패를 가르는 건 절실함이다. 누가 더 절실했느냐가 지지자들의 표를 결집시키고, 승리를 만들어낸다. 절실함은 다른 말로는 권력의지이고, 소명의식이다. 2012 미국 대선에서 오바마와 밋 롬니 공화당 후보 중 더 절실했던 건 오바마다. 첫 임기 4년 동안 ‘오바마 케어’를 통과시켰지만, 상대 후보는 이걸 원천무효시키겠다고 공약했다. 재선에 실패하면 최초의 흑인대통령은 껍데기만 남고 아무 한 일이 없는 대통령이 될 판이었다. 오바마를 지지한 미국의 ‘마이너’들은 롬니의 “47%” 발언에도 떨었다. 반면 뉴욕타임스 보도에 따르면 롬니는 원래 대선에 출마할 의지가 없었다고 한다. “아버지는 자신을 대신할 누군가를 찾았다면 물러섰을 것”이라고 최근 큰아들 태그 롬니는 증언했다.

 오바마와 그 지지자들의 절실함이 롬니 쪽을 압도한 셈이다.

 하지만 당선 이후 오바마는 달라졌다. 힐러리 클린턴의 후임 국무장관에 존 케리 상원의원을 지명했다. 자신을 오래도록 돕고, 같은 흑인인 수전 라이스 유엔대사를 그렇게 시키고 싶어했지만 야당과 언론이 반대하자 선선히 내려 놓았다. 그러곤 훌쩍 휴가를 떠났고, 친구들과 골프를 쳤다.

 재선 대통령과 초선 대통령을 평면 비교할 순 없다. 하지만 국민의 눈으로 보기엔 왠지 오바마가 편해 보인다. 승리를 위해선 절실함이 필요하지만, 국가를 경영할 때 지나친 절실함은 족쇄다. 오히려 절실함을 버려야 나를 찍지 않은 사람들이 눈에 보일 수 있다. 박근혜 당선인을 지지한 사람들은 15년을 기다렸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 정부 각 5년을 참고 견뎠다. 그들의 절실함이 문재인을 압도했다. 50대 투표율 89.9%가 절실함의 증거다. 하지만 여기까지여야 한다. 당선인과 그를 지지한 사람들은 이젠 절실함을 내려놓아야 한다.

 오바마를 보면서 한국의 대통령 당선인도 절실함을 버릴 수 있도록 법정휴가를 명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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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