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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7회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화를 내지 않는 최철한 9단

제6보(76~87)=흑 ▲로 끊어 미위팅 3단은 기어이 수를 내는군요. 좁은 곳이고 백이 매우 강한 곳인데도 수가 난다는 게 놀랍지 않습니까. 하지만 백은 화를 내서는 안 됩니다. 힘이 천하장사 급인 최철한 9단도 76으로 몰아 살려줄 자세를 보이는군요. 바둑판은 실로 온갖 기이한 수로 가득한 땅이죠. ‘수가 난다’는 건 바둑에선 지극히 흔한 일이기에 그걸 받아들이는 마음이 중요합니다.

 77로 몰고 78 따냅니다. 이제 흑도 ‘참고도1’처럼 두면 목숨을 건지는 데엔 지장이 없겠지요. 하지만 미위팅은 불만인 것 같습니다. 외곽을 싸바른 백 모양이 너무 깨끗한 데다 흑이 후수라는 게 싫은 거지요. 해서 79로 하나 몰아 백의 심기를 건드리고 나왔습니다. 백이 ‘참고도2’ 백1로 곱게 이어만 준다면 그때는 살아도 영 다른 그림이 됩니다. 즉 A로 움직이는 맛이 강렬하게 남게 되는 거지요.

 물론 백이 그런 흑의 주문에 곱게 따라줄 리 없지요. 최철한 9단은 당연히 반발합니다. 가장 프로다운 반발이 86으로 모는 수인데요, 그러나 패를 지면 큰일이 납니다. 판을 다 훑어봐도 백엔 결정적인 팻감이 없습니다. 물론 흑도 없습니다. 따라서 당장 절실한 것은 상대가 받지 않을 수 없는 ‘확실한 팻감 한 개’인 거지요. 최철한은 그래서 머리를 짜낸 끝에 80, 82, 84의 수순을 찾아냅니다. 사전공작으로 이제는 B의 팻감을 확보했으므로 86을 결행합니다. 흑이 백 진 깊숙이 파고든 싸움이지만 백도 사뭇 조심스럽지 않습니까(87=패때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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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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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