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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이지리아 괴한들, 17시간 만에 전화해서…

지난 17일 오후 3시(현지시간) 나이지리아의 서남부 바엘사주 브라스섬. 현대중공업 제관공장 구조물 공사장에 무장 괴한들이 들이닥쳐 현대중공업 직원 4명을 납치했다. 현지엔 총 6명의 현대중공업 한국인 근로자가 체류하고 있었지만 2명은 공사 현장이 아닌 다른 곳에 있어 화를 면했다.

 신원이 밝혀지지 않은 무장 괴한들은 현지인 근로자 2명도 함께 납치해 바닷가로 끌고 간 뒤 쾌속정(스피드보트)을 타고 빠져나갔다. 건설현장엔 현지인 무장 경비원이 근무 중이었으나 총격전은 없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납치범들은 해상 보트에서 현지인 근로자 1명을 풀어줬고, 그가 헤엄을 쳐 사건 현장에 돌아온 뒤 다른 현대중공업 직원에게 납치 사실을 알렸다. 나이지리아 한국 공관을 통해 피랍 사건이 외교통상부에 보고된 것은 사건이 발생한 지 3시간쯤 지난 뒤였다.

 외교부에 따르면 18일 오전 8시10분 납치범들은 현대중공업 현지 사무소로 전화해 “4명의 한국인 직원이 안전하게 있다. 다시 연락하겠다”고 알려왔다. 외교부 당국자는 “전화를 한 납치범들은 소속과 위치를 밝히지 않았다”며 “나이지리아 외교부, 치안당국, 주정부와 접촉하며 근로자들의 안전 확보와 조속한 석방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나이지리아에서 한국인 납치 사건이 발생한 것은 2006년 6월, 2007년 1월과 5월, 올해 4월에 이어 다섯 번째다. 2007년 1월과 지난 4월, 그리고 이번 납치까지 바엘사주에서만 3건의 한국인 피랍 사고가 있었다. 나이지리아 남부 지역에선 금전을 요구하기 위한 피랍 사건이 자주 발생한다는 점에서 이번에도 돈을 목적으로 한 납치일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회사 측은 보고 있다.

 피랍 소식이 알려지자 현대중공업 울산 본사는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현대중공업은 이날 오후 울산 본사 2층에 긴급대책상황실을 마련하고 대책 마련에 나섰다.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6월 브라스섬에 제관공장을 짓기 위해 나이지리아 바엘사주와 양해각서(MOU)를 맺었다. 이후 일부 임직원이 현지에서 근무하기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나이지리아에는 현대중공업·대우건설 등 11개 국내 기업이 진출해 있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외국지사에서 근무하는 근로자가 피랍된 사건은 처음”이라고 했다.

 피랍된 현대중공업 직원 4명은 모두 울산에 살고 있다. 이 중 3명은 계약직 직원들로 올해 초부터 2년간 파견 근무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채씨는 지난해 과장으로 정년퇴직한 후 올해 다시 계약직 신분으로 파견 근무를 하다 사고를 당했다.

 피랍 직원의 한 가족은 이날 오전 일찍 상황실을 찾아 구체적인 피랍 상황을 전해 들었다. 가족들은 울먹이며 “제발 무사히 돌아오도록 힘써 달라”고 회사 측에 요청했다. 현대중공업의 한 직원은 “하루 종일 일이 손에 안 잡힌다. 회사가 생긴 뒤 이런 납치 사건은 처음 있는 일”이라며 “빠른 협상으로 모두 건강히 돌아오기만을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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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