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컵라면 뜨거운 물 붓고 전자렌지에 돌렸다간

유리는 전자레인지에 넣어도 되지만 꺼낼 때 온도변화 때문에 균열이 생길 수 있다. 전자레인지용 강화유리만 사용한다. [김수정 기자]


한 살배기 아들을 둔 주부 김태정(33·경기도 안성)씨는 얼마 전부터 아이 우유를 전자레인지에 데우지 않는다. 이를 아이에게 먹이면 암을 일으킬 수 있다고 들어서다. 번거롭지만 우유를 데울 때마다 냄비에 물을 끓여 중탕을 하고 다른 음식도 될 수 있으면 다시 굽거나 찌는 등의 방법으로 데운다.


전자레인지 조리, 과학적으로는 안전

전자레인지 괴담이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전자레인지를 쓰면 안 되는 10가지 이유’라는 제목의 글이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 사이트는 물론 카카오톡·트위터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퍼지고 있다. 주요 내용은 전자레인지에 데운 음식을 먹으면 ▶암을 유발하는 물질이 생성되고 ▶면역시스템이 파괴되며 ▶영양소 흡수가 안 되며 ▶알 수 없는 부산물이 체내에 축적되고 ▶뇌 기능이 파괴된다 등이다. 주로 주부들 사이에 전해져 공포심을 키우고 있다.

하지만 의·과학자들은 근거 없는 소리라고 일축한다. 신라대 바이오식품소재학과 이한승 교수는 “괴담에서 근거로 든 논문은 실체가 없는 ‘유령 논문’이었고, 전자레인지 실험을 했다는 스위스의 해당 교수는 전자레인지에 관련된 논문을 한 건도 발표한 적이 없다. 전혀 근거 없는 내용”이라고 말했다. 잘 포장한 픽션(fiction)을 검증되지 않은 매체에서 받아 쓴 것이 확산된 것 같다는 것이 이 교수의 판단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청 첨가물기준과 전대훈 연구관도 “전자레인지에 우유를 비롯한 수십 종의 음식물을 넣고 실험한 결과 유해성이 발견되지 않았다. 오히려 불로 조리할 때보다 안전하다는 논문은 있다”고 말했다.

식품 속 수백만 개의 물 분자들을 서로 마찰시켜 내부 마찰열로 음식을 데우는 게 전자레인지의 원리다. 물 진동으로 분자 배열이 일시적으로 바뀌지만 다시 되돌아가며, 물의 특성에는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는다. 이 교수는 “불로 식품을 가열해도 분자가 끊임없이 변화한다. 전자레인지는 가열의 한 종류일 뿐 과학적으로 안전하다”고 말했다.

전자파 주의 … 레인지에선 30㎝ 이상 떨어져야

그럼에도 전자레인지를 주의해야 하는 이유는 새어나오는 전자파 때문이다. 불도 음식을 조리할 때는 문제가 없지만 신체에 닿으면 조직을 상하게 한다. 전자파도 마찬가지다. 강북삼성병원 산업의학과 김동일 교수는 “국립전파연구소가 얼마 전 가정 내 주요 전자제품 36종에 대해 전자파를 측정한 결과 모두 인체 보호기준치보다 낮았다. 하지만 전자레인지의 경우 변압기가 달린 뒤쪽 옆면에서 국제기준 883mG보다 높은 1170mG 정도의 값이 10㎝ 떨어진 곳까지 도달했다. 전자레인지를 사용할 때는 최소 30㎝ 이상 떨어져 있는 게 좋다”고 말했다.

고무패킹이 닳는 것도 주의해야 한다. 전자레인지 문이 열리고 닫히는 부위에 완충작용을 하는 고무패킹이 있다. 제품을 오래 사용하면 패킹이 닳아 전자파가 샐 수 있으므로 관리를 잘해야 한다. 한편 전자레인지 앞 투시창에는 전자파가 반사되도록 금속망을 설치해 놨다. 허용치 이상의 전자파가 나오진 않지만 일부러 앞에 서 있을 필요는 없다. 음식물이 터질 경우 위험하기 때문이다.


하얀색 멜라민수지 밥·반찬그릇 넣지 말아야

전자레인지 사용에서 가장 주의해야 할 것은 그릇이다. 전대훈 연구관은 “사용할 수 없는 그릇을 넣어 데우면 암 유발 위험이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게 멜라민수지로 만든 식기류다. 대중 식당에 가면 많이 볼 수 있는 가벼운 하얀색 밥공기와 반찬 그릇이다. 멜라민수지 식기는 포름알데히드(1급 발암물질)가 원료 물질이다. 평소 쓰기엔 아무 문제가 없지만 일정 온도를 넘으면 포름알데히드가 용출된다. 페놀수지와 요소수지로 만든 식기도 마찬가지다.

전자레인지에 사용할 수 있는 식기류는 도자기류다. 유리는 열에 강해 전자레인지에 넣어도 괜찮지만 꺼낼 때가 문제다. 갑작스러운 온도변화로 유리에 금이 가거나 깨질 수 있다. 전자레인지용 유리라고 쓰인 것만 넣는다. 금속도 고주파를 반사하기 때문에 사용할 수 없다. 간혹 도자기류 중에서도 금속띠가 둘러진 것이 있는데 전자레인지에 넣으면 이 부분에서 스파크(spark)가 일어난다. 플라스틱도 허가된 것만 사용한다. PP(폴리프로필렌)와 PE(폴리에틸렌)라고 적힌 것은 포름알데히드나 환경호르몬 물질을 포함하지 않는다. 데워 먹는 편의점 도시락이나 햇반 등의 용기에 쓰이는 재료다. 1회용 종이컵 안쪽도 PP 재질이다. 하지만 이들 용기도 반복·사용해서는 안 된다. 전 연구관은 “PP나 PE는 전자레인지에 1회 사용시에만 안전성을 입증한 상태다. 여러 번 사용했을 때 안정성은 보장할 수 없다”고 말했다.

랩 사용도 주의한다. 전 연구관은 “기름기가 많은 탕수육이나 전·생선구이 등을 랩으로 덮어 데우면 기름 성분이 온도를 지나치게 올려 랩에 있는 환경호르몬 물질이 음식으로 흘러 들어갈 수도 있다”고 말했다.

도자기로 된 전자레인지 전용 용기를 구입해 뚜껑을 덮어 데우는 것이 바람직하다. 은박지 역시 고주파가 반사돼 불꽃이 튈 수 있다.

레몬 물 넣고 데우면 냄새 제거

음식물을 데울 때도 요령이 있다. 고주파가 반사되는 각도 때문에 정중앙보다는 가장자리에 놓고 데워야 고르게 익는다. 밤·소시지·계란 등은 터질 수 있다. 흠집을 내거나 껍질을 제거한 뒤 조리해야 한다. 마른 음식은 뚜껑을 덮고 조리해야 수분 손실이 적다.

청소도 청결히 해야 한다. 조리 시 튄 음식물이 내부를 오염시켜 퀴퀴한 냄새가 날 수 있다. 물에 레몬 두세 조각을 넣고 가열하면 냄새가 사라진다. 눌어붙은 찌꺼기는 물을 한 컵 넣고 3분 정도 가열해 내부에 습기를 만든 다음 물수건을 사용하면 쉽게 닦인다. 구석진 부분은 칫솔로 닦으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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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방연구원 전력발전연구부ㆍ군비통제센터를 거쳐 1994년 중앙일보에 입사한 국내 첫 군사전문기자다. 국방부를 출입한 뒤 최장수 국방부 대변인(2010~2016년)으로 활동했다. 현재는 군사안보전문기자 겸 논설위원으로 한반도 군사와 안보문제를 깊게 파헤치는 글을 쓰고 있다.

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