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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 온라인 토론대회 대상 박성건씨

박성건씨는 “토론의 생활화가 1대1 토론대회에서 100여 명을 이길 수 있었던 비법”이라고 말했다.


‘말 한 마디에 천냥 빚 갚는다.’ ‘말’의 힘을 보여주는 속담이다. 정보화 시대, 소통의 시대라는 21세기에 말의 힘은 갈수록 커진다. 자신의 생각을 조리있게 표현하고, 능력을 제대로 보여주는 것은 일상생활 뿐아니라 취업, 입시 면접에서도 위력을 발휘한다. 웅변학원이며 토론동아리, 토론대회가 활발한 것도 이런 추세를 반영한다.

하지만 학원에 다니고 과외를 받는다 해도 자신의 주장을 정확히 밝히고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법을 익히긴 쉽지 않다. 그런데 토론이 어려운 것만은 아니라는 이가 있다. 지난달 노사발전재단이 주최한 ‘제1회 전국 예비근로자 대학생 온라인 토론대회’에서 대상을 차지한 박성건(대구교육대 4)씨 이야기다.

“일상생활을 아주 조금, 능동적으로 바꿔보는 것만으로도 토론을 잘 할 수 있는 첫걸음을 떼는 거예요.”

박성건씨는 그 흔한 토론 학원을 다니지도, 토론 동아리 활동을 하지도 않았다. 한부모 가정에서 자라 지금도 기초생활수급자인 그는 그런 여유를 누릴 수가 없었다. 이처럼 전문적인 토론훈련을 받아 본 적이 없는 그가 성균관대·경희대·한양대 등 소위 상위권 학교 토론동아리 학생 100여 명을 제치고 당당히 우승했으니 그의 비법에 솔깃할 수밖에 없다.

“어떤 문제에 대해 관점을 달리해 보는 습관을 들이는 게 좋아요. 전 혼자 TV나 라디오를 보고 들을 때도 중얼중얼 말을 해요. 보고 듣는 걸 그대로 받아들이는 게 아니라 다른 시각으로 바라본 뒤 말해 보는 거죠.”

이번 토론대회에서도 이런 습관이 큰 도움이 됐다. 토론 10분 전에서야 특정 주제에 대한 찬성과 반대 중 어떤 입장에서 주장을 펼쳐야하는지 결정되는 규칙상 평소 다양한 생각을 했던 그는 훨씬 쉽게 논점을 정할 수 있었다.

“실제로 전 비정규직 확대에 반대하는 입장이에요. 그런데 토론에선 찬성입장을 맡았죠. 평소 자신의 주장만 뚜렷해 편협한 생각만 했다면 제대로 말을 못했을 거예요. 하지만 TV를 보고 의견을 말해보면서 비정규직 제도 자체가 잘못된 건 아니라는 생각을 했었어요. 실제로 네덜란드는 일하는 사람의 절반 정도가 비정규직일 정도로 제도를 효율적으로 운영하고 있다는 걸 알았죠.”

그는 이에 따라 처우개선이나 고용안정 등의 여건을 개선하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임신과 육아 때문에 직장생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들의 사회진출 문제와 함께 풀어가면 복지와 고용을 모두 해결할 수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박씨는 모르는 사람에게도 말을 잘 건다. 버스나 지하철을 타고 가다가도 옆 사람과 날씨 등 사소한 주제로 이야기를 나눈다.

“우리나라 고등학생들은 참 똑똑해요. 그런데 머리 속에 들어있는 이야기를 다른 사람에게 말로 표현을 잘 못해요. 매일 앉아서 책으로만 공부하기 때문이죠. 아무리 똑똑한 사람도 낯선 사람과 대화를 하면 긴장해서 말문이 막히는 경우가 많아요. 전 일상에서 덜 긴장하는 훈련을 한 셈이죠.”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할 객관적인 근거를 찾는 일이다. 기사나 논문은 가장 쉽고 정확하게 찾을 수 있는 근거자료다. 이때 자신의 경험도 좋은 설득 요소가 될 수 있다.

“토론 대회를 해 보면 비슷비슷한 연령대끼리 경쟁하기 때문에 찾은 자료들이나 정보들이 유사해요. 하지만 각자 살아온 길은 다르잖아요. 다양하고 색다른 경험을 곁들이면 한결 설득력 있는 주장을 펼칠 수 있어요.”

그는 자기주도학습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는 현 시점이야 말로 토론문화가 확산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토론을 하려면 스스로 주장을 세우고 근거를 찾고 공부를 해야 해요. 토론을 하는 것 자체가 스스로 공부하는 과정인 거죠. 또 갈등해결력도 기를 수 있어요. 다른 사람과 의견을 나누면서 배려하고 이해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는 거죠. 평소 우리가 토론을 많이 해야 하는 이유에요.”

학원·동아리 활동 없이 토론 잘하는 방법

- 일상생활 속에서 문제를 다양한 시각으로 바라보는 연습을 한다: TV나 라디오, 신문을 통해 접한 쟁점들을 찬성·반대 두 입장이 돼서 말해본다.
- 주장을 뒷받침해 줄 근거를 찾아야 한다: 신문기사나 관련 논문, 각종 통계자료 등을 활용하고 자신의 경험을 녹여내는 것도 효과적이다.
- 상대방의 주장을 잘 듣고 메모를 해야 한다: 다른 사람의 주장을 반박하려면 그 사람이 무엇을 말하는지 주의 깊게 들어야 한다.
- 예상 질문과 답을 생각해 본다: 상대가 나에게 어떤 질문을 할지, 혹은 내가 상대에게 질문을 했을 때 어떤 답을 할지 등을 미리 준비한다.

<심영주 기자 yjshim@joongang.co.kr/사진=장진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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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용한 연구위원 : park.yonghan@joongang.co.kr (02-751-5516)
‘북한의 급변사태와 안정화 전략’을 주제로 북한학 박사를 받았다. 국방연구원 안보전략연구센터ㆍ군사기획연구센터와 고려대학교 아세아문제연구소 북한연구센터에서 군사ㆍ안보ㆍ북한을 연구했다. 2016년부터는 중앙일보에서 군사ㆍ안보 분야 취재를 한다.